탄핵심판·형사재판 동시 받는 윤, 방어권 앞세워 ‘중단 전략’ 펼 듯
연휴 뒤 보석 청구 가능성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 기소되면서 형사재판과 탄핵심판을 동시에 받게 됐다. 최소 일주일에 세 번은 재판에 출석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그동안 수사와 탄핵심판에서 ‘지연 전략’을 보인 윤 대통령이 이제는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하며 ‘중단 전략’으로 바꿔 임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의 ‘중단 전략’은 먼저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헌법재판소법 51조가 ‘탄핵심판 청구와 같은 사유로 형사소송이 진행되면 (헌재) 재판부가 심판 절차를 정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을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중단 신청을 한다고 해서 헌재가 반드시 심판 절차를 중단해야 하는 건 아니다. 요청을 수용할지는 재판관 재량이다.
헌재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변론준비기일 때부터 “탄핵심판은 형사재판이 아니고 헌법재판”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구속 기소돼 형사재판이 시작된다고 해도 이미 진행 중인 탄핵심판 사건 심리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주 2회 변론’을 그대로 진행하게 된다.
윤 대통령 측은 형사재판의 중단도 요청할 수 있다. “탄핵심판 변론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고 있다”면서 공수처와 검찰 수사를 거부해온 논리를 그대로 형사재판에도 동원하는 식이다. 다만 윤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는 30일 “아직 정해진 건 없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측은 당장 설 연휴가 끝난 뒤 보석 청구를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과 탄핵심판이 진행돼야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받을 수 있다는 논리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탄핵심판 사건 심판정에 출석해 계엄을 선포한 이유에 대해 “야당에 대한 경고뿐만이 아니고 주권자인 국민에게 호소해서 (야당에 대한) 엄정한 감시와 비판을 해달라는 것”이었으며 “소수의 병력 이동을 지시한 것이고, 병력 이동 지시는 합법이다”라고 주장했다. 계엄포고령 초안에 대해선 “‘실현 가능성, 집행 가능성은 없는데 상징성이 있으니까 놔둡시다’라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얘기한 것으로 기억된다”고도 말했다.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위헌·위법한 비상계엄 선포였음을 자백한 것으로도 볼 수 있어 이 발언이 형사재판에 증거로 제출되면 불리하게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헌재가 직접 사실조회를 통해 행정안전부로부터 확인한 “국무회의 회의록이 없다”는 회신도 절차의 위법성을 판단하는 증거로 제출될 수 있다.
윤 대통령 측은 수사권과 수사절차 문제를 집중 제기하며 ‘공소를 기각해야 한다’ 등의 주장도 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 측은 수사 초기부터 공수처의 수사 적법성을 문제 삼아왔다. 불법수사이므로 기소 자체가 무효라며 공소 기각 주장을 하는 식이 예상된다.
유선희 기자 y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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