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정 "尹, 명태균에 여론조사 보고 받았다면 정치자금법 위반"
비용 3억7천여만원 추정…대선비용 포함여부 살펴야
朴 "사실이면 당선무효·탄핵 사유"…공수처 수사 촉구
[더팩트ㅣ국회=조채원 기자]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공천 개입 의혹’에 더해 윤 대통령에 대한 정치자금 부정수수 의혹이 제기됐다. 공천 개입 관련 인물인 명태균 씨가 실시했던 여론조사와 관련된 것이다. 명 씨는 자신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여론조사 기관인 미래한국연구소가 실시한 자체 여론조사 결과치가 나올 때마다 당시 대선후보였던 윤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27일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만약 윤 대통령이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임의로 의뢰하고 지지율 추이를 무상으로 보고받은 사실이 인정된다면 '정치자금 부정수수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으로 시작된 명태균 게이트가 이제는 윤 대통령을 가리키고 있다"며 뉴스토마토 보도를 언급했다. 해당 매체는 E씨를 인용해 "명 씨가 윤 대통령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윤 대통령에게 가져가 대선 출마를 권유했다", "명 씨가 전망한 대로 흐름이 전개되자 윤 대통령 부부도 명 씨 말을 믿게 됐고 대선 기간에도 명 씨 여론조사를 특별히 신뢰했다"고 보도했다. E씨는 미래한국연구소 실무 책임자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미래한국연구소는 2021년 4월 18일부터 2022년 3월 8일까지 대선 기간에 총 80회의 여론조사를 실시·의뢰했고, 자체 실시한 여론조사는 총 23회였다. 그 중 조사대상이 3000명을 넘는 '면밀조사'도 9회 포함됐다. 관련 비용은 3억7520만원으로 추정된다. 박 의원은 명 씨와 E씨의 녹취록에서 '윤석열이가 좀 달라고 그러니까', '오늘 다 (여론조사 결과) 뽑아줘야 돼요. 윤석열 총장이 저, 문자가 왔네' 라고 언급한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윤 대통령이 명 씨에게 의뢰했고, 명 씨가 결과를 윤 대통령에게 보고했을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짙다고 보고 있다.
박 의원은 '여론조사 무상 제공'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근거로는 은수미 전 성남시장에 대한 정치자금법 위반 대법원 판결을 들었다. "2019년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은 정치활동을 위해 약 1년 동안 렌터카 차량과 운전 노무를 제공받아 정치자금법위반으로 기소된 은수미 전 성남시장에 대해 '정치자금법에 정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액수 불상 교통비 상당의 정치자금을 기부 받은 것으로 정치자금법 제45조 제1항 위반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벌금 90만원을 선고한 바 있다"는 것이다. 그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 정치자금 부정수수 의혹이나 공천 개입 의혹이 사실로 인정된다면 대통령 당선이 무효가 될 만큼 심각하고 중대한 헌법 유린 사안이고 대통령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정치자금법 위반죄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된다.
박 의원은 "탄핵 사유가 될 수 있는 중대 사안인 만큼 내달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과 E씨는 국정감사 출석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은 지난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서 오동운 공수처장에게 "명 씨가 윤 대통령과 김 여사에게 유리한 여론조사를 해주고 돈은 김 전 의원이 줬을 가능성이 있다"며 "명 씨가 한 모든 여론조사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고, 명 씨와 김 전 의원 등에 대해 통신조회라도 빨리 하는 게 도리"라고 질의했다. 오 처장은 "정치자금법 위반은 수사 대상이다, 다만 지금까지 (공직자 범죄와 관련해 타 기관으로부터) 통지받은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김 여사 사건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보고 수사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공수처는 관련 법에 따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수사할 수 없지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수사할 수 있다.
chaelo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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