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준비 없이 훌쩍 떠나고 싶은 날, 바다와 숲, 전설까지 한 번에 품은 특별한 산책길이 있다면 어떨까?
부산 기장의 ‘오시리아 해안산책로’는 도심 속 일상을 내려놓고 자연에 안기기 좋은 완벽한 힐링 코스다.
푸른 동해를 따라 걷다 보면 바다 소리에 마음이 씻기고, 전설이 깃든 풍경 속에서 발걸음도 자연스레 느려진다.

오시리아 해안산책로는 기장군 동암마을에서 시작해 부산힐튼호텔과 아난티코브, 거북바위, 오랑대를 지나 용왕단까지 이어지는 2.1km의 해안길이다.
발아래로는 끝없이 펼쳐진 동해가, 머리 위로는 소나무 숲이 이어지며 걷는 내내 자연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길 중간중간 마련된 쉼터, 벤치, 흔들의자 덕분에 걷다 지칠 틈 없이 쉬어가기도 좋다.

계절마다 길가에 피어나는 야생화가 발걸음을 반기고, 여름철에는 울창한 소나무 그늘 아래서 시원한 자연의 바람을 맞으며 청량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 바다를 닮은 파도 소리는 그 자체로 최고의 백색 소음이 된다.

산책로의 마지막 지점, 절벽 위에 우뚝 선 ‘용왕단’은 이 길의 하이라이트다.
동해를 내려다보는 절벽 위에 자리 잡은 이 사당은 용왕을 모신 신성한 공간으로, 웅장함과 경건함을 동시에 전한다.
내부 관람이 가능하며, 앞에 놓인 흔들의자에 앉아 사당을 바라보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이색적인 기억으로 남는다.

‘오시리아’라는 이름은 기장의 대표 절경 ‘오랑대’와 전설이 깃든 ‘시랑대’에서 각각 한 글자씩을 따온 것으로, 지역의 아름다움과 낭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단순히 걷기 위한 길이 아닌, 자연과 이야기를 함께 품은 길. 이곳에서의 산책은 바쁜 일상에 여백을 더해주는 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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