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망대] 생각할 수 없는 것도 생각해야하는 시대!

김광희 협성대 경영학과 교수 2025. 9. 24.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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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게 무너지기 쉬운 BANI 시대
세상의 취약함·인간 불안 맞물려
혼란 일상 ‘정신적 복원력’ 기르고
실행 가능한 순간 ‘빠른 의사결정’
살아 숨쉬는 유기체인 ‘적응 전략’

김광희 협성대 경영학과 교수

세상이 비정상이다. 이성마저 길을 잃었다. VUCA(변동성·불확실성·복잡성·모호성)란 말도 이젠 퇴색됐다. VUCA 시대가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거였다면 현재는 모든 게 무너지기 쉬운 ‘BANI 시대’ 도래다. 이는 취약성(Brittleness), 불안(Anxiety), 비선형성(Non-linearity), 불가해성(Incomprehensibility)의 머리글자로 한층 복잡하고 위태로운 현대 사회의 특성을 일컫는다.

VUCA가 돌풍 앞의 거목이라면 BANI는 금이 간 유리창이다. 단 한 번의 충격에도 글로벌 시스템이 통째로 산산조각 날 수 있다. 미래학자 자메이스 카시오 교수가 제안한 이 개념은 단순히 혼란스럽다는 걸 넘어 세상의 취약함과 인간의 불안이 맞물린 ‘심층적 불안정성’을 담고 있다. 하나씩 짚어보자.

첫째, 취약성이다. VUCA의 변동성은 “변화 속도가 너무 빨라”하는 속도전의 문제였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새 기술이 쏟아지고 시장이 요동쳤다. 하나 BANI 시대의 취약성은 ‘강하게 보이는 것들이 실은 얼마나 약한가’를 깨우쳐준다.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 신냉전, 비상계엄령, 관세 전쟁 등 겉으론 단단해 보였던 시스템이 예상치 못한 작은 충격에 맥없이 무너졌다. 거대한 댐의 작은 균열이 댐 전체를 망가뜨리듯. 이제 예측하려고 애쓰는 대신 ‘넘어지고도 다시 일어나는 법’, 즉 회복 탄력성에 힘써야 한다. 쓰러지지 않는 시스템보다 무너져도 빠르게 복구하는 유연한 시스템이 이 시대의 핵심이다.

둘째, 불안이다. 예전엔 불확실한 미래를 예측코자 갖은 데이터를 분석했다. “미래가 안개처럼 뿌옇다. 안개 속을 뚫고 갈 헤드라이트를 달아야지”하는 식이었다. 하나 지금 우린 정보 과잉 속에서 되레 길을 헤매고 있다. 뭐가 진짜고 뭐가 가짜인지 모른다. 이 불확실함은 무지를 넘어 삶을 옥죄는 불안으로 이어진다. “AI가 내 일자리를 뺏는다고?” “기후 변화로 세상이 망한다고?” “트럼프는 또 왜 저래?” 온갖 뉴스에 파묻혀 심리적 압박감을 호소한다. 불안을 없애려 하지 말고 다루는 힘을 기르며 예측보다는 ‘시나리오 기반 사고’가 필요하다.

셋째, 비선형성이다. VUCA의 복잡성은 실타래가 뒤엉킨 것처럼 많은 요소가 복잡하게 섞인 상황을 뜻했다. “이렇게 연결됐구나”하고 분석만 잘하면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하나 BANI의 비선형성은 원인과 결과를 직선으로 이을 수 없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란 속담은 이제 통용되지 못한다. SNS에 올린 짧은 글 하나가 전 세계 금융시장을 흔들고 AI와 같은 기술 하나가 기존 산업 전체를 순식간에 바꾼다. ‘과거는 미래의 창’이란 원인-결과 모델이 망가져 치밀한 계획을 세워도 무용지물인 경우가 다반사. 이젠 ‘직관’과 ‘빠른 피드백’이야말로 강력한 무기다. 일단 쏘고 빗나가면 곧장 수정한다.

넷째, 불가해성이다. VUCA의 모호성은 반쯤 가려진 그림같이 다양한 해석이 가능했다. 반면 BANI의 불가해성은 그림 자체가 왜곡돼 있어 도무지 의미를 알 수 없다. 이를 테면 ‘기회(행운)는 준비된 자에게’란 사고는 불가해성 탓에 그 의미를 잃어 가고 있다. 알고리즘 기반의 과잉 설계 시대엔 취향과 각본대로만 정보를 취하게 된다. 한국은 유튜브 의존도가 세계 최고 수준. 그 탓에 가짜뉴스와 정보왜곡, 상반된 메시지는 국민을 혼란에 빠트린다. 격한 이념·진영 대결이 그 산물이다.

BANI 시대를 위한 3가지 팁! 하나, 회복 탄력성(resilience)이 중요하다. 이제 혼란은 일상. 유연하고 강한 시스템 구축과 이를 통해 정신적 복원력을 기른다. 좌절은 절대 금물. 둘,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완벽한 순간이 아닌 실행 가능한 순간에 결정을 내리고 피드백을 통해 궤도 수정을 거듭한다. 셋, 적응 전략(adaptive strategy)이다. 상황은 예측 불가, 변화는 불규칙하다. 이제 전략은 고정된 계획이 아닌 살아 숨 쉬는 유기체여야 한다.

/김광희 협성대 경영학과 교수

<※외부인사의 글은 경인일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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