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나가다 이런 가게들 본 적 있나? 동네마다 하나씩은 있는 작고 허름한 철물점이다. 잔뜩 쌓인 각종 공구와 부품들이 흡사 해리포터에 나오는 지팡이 상점을 방불케 하는데. 이런 동네 철물점들, 적게는 5년 많게는 수십 년 동안 한 자리를 외로이 지키고 있다. 유튜브 댓글로 “동네마다 있는 철물점은 손님도 안 보이던데, 왜 안 망하는지 알아봐 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해 봤다

요즘처럼 가게들이 자주 바뀌는 세상에 유독 한 자리를 꿋꿋하게 지키는 이 작은 동네 철물점이 신기하기도 기특하기도 한데, 그래서 한동안 좀처럼 망하지 않는 동네 철물점의 비법에 대해 여러 추측이 난무했다. 철물점은 사실 부업이고 주인장은 인테리어, 방수, 전기 등 동네 수리 업무를 도맡아 출장을 다닌다는 거다.

신빙성 있는 말인 게, 보통 철물점 간판을 보면 철물이나 공구 판매뿐 아니라, 인테리어, 전기, 배관, 보일러 등을 설치 및 수리 한다는 문구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정말 철물점 주인은 만능 맥가이버일까?

신성상사 · 어쩌다물려받은철물점(유튜브)
“네네네. 맞아요. 직접 출장을 나가시는 분들 그렇게 생계를 유지하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공구를 수리하거나 임대를 하면서 생계를 유지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동네 철물점은 대부분 출장 수리가 제일 많은 편이긴 해요.”

성은종합상사 · 공구더키(유튜브)
“동네에 많은 철물점이 살아남기 위해서 집에 가서 전구도 갈아주고 수도꼭지도 갈아주고 이런 것들도 많이 서비스한다고 하거든요. 한번 출장 가서 수도꼭지 갈고 전구 갈고 하면 단돈 5천 원, 만 원, 2만 원 받을 거 아니에요. 큰돈이 아니더라도 문 닫을 정도까지 수익이 없지는 않은...”

현직에 계신 분들의 증언에 따르면, 출장 자체를 주 수입원으로 삼아 생계를 유지하시는 분들도 많고, 부업 개념으로 소소하게나마 수입에 도움 되도록 출장을 나가기도 한다고. 이외에도 동네 철물점이 의외로 망하지 않는 여러 이유에 대해 들을 수 있었는데 가장 큰 장점은 재고 폐기가 거의 없고, 오히려 시간이 지나며 재고 가격이 오르기까지 한다는 거다.

성은종합상사 · 공구더키(유튜브)
“일단 공구 같은 경우는 유통기한이 없어요. 10년이 지났어도 그냥 먼지만 털면 새 제품처럼 팔 수가 있는 거고...기술의 발전이 크게 일어날 게 없는 이런 공구 제품들은 10년 전 제품이나 거기서 거기거든요. 옛날에 100원에 사서 150원 200원에 팔던 제품이 오히려 나중에는 물가나 이런 게 올랐을 때 마진이 올라간다. 이게 가장 큰 철물점의 매력 중 하나인 거고...”

이어서, 작은 식당이나 가게도 직원을 고용하곤 하는데 철물점은 보통 사장님 혼자 운영하시거나 가족경영을 하는 경우가 많아 인건비가 절약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아~ 그래서 맨날 철물점 사장님 출장 가시고 아무도 안 계셨구나~)

사실 철물점 창업 꽤 진입장벽이 높다고 한다. 다양한 품목의 제품이 필요해서 초기 투자 비용이 ‘억’소리 날 정도고, 전문지식이나 기술이 있어야하니까 경쟁사가 잘 들어서지 못해 타 업종처럼 출혈 경쟁을 하는 일이 적다.

그래도, 지나갈 때마다 손님이 없어 보이던데 궁금해서 장사가 되긴 하는지 물어보니,
성은종합상사 · 공구더키(유튜브)
“아니 내가 볼 땐 되게 작고 먼지도 많이 쌓여있고 손님이 있는 것도 안 보이고 장사가 되는 건가 생각하실지 몰라도 객단가가 비싼 거예요. 슈퍼 같은 데 가서 1만 원 2만 원 정도면 충분히 먹을 것도 마실 것도 사지만 철물점에서는 한두 개만 집어도 몇만 원이 그냥 쉽게 올라가거든요. 건자재 같은 경우에는 100만 원도 쉽게 사가기도 하거든요. 사람이 적게 와도 마진이 있다”

손님이 없어 보여도 잠깐 와서 필요한 물건을 금방 사가고, 손님 한 명당 거래 금액이 높아 마진이 꽤 남는다는 설명. 게다가 주변에 관공서나 군부대라도 있으면 그것만큼 큰 호재가 없다는데.
신성상사 · 어쩌다물려받은철물점(유튜브)
“군부대 주변(철물점)이면 갑부다. 이런 말은 관공서는 1년에 예산이 나오잖아요. 어떤 부서에 어디 팀은 몇천만 원 이런 식으로 나오는데 거의 지역 근처에서 대부분 소비를 많이 하더라고요. 작업할 때 쓰는 자재들 소모품들 전부 다 매년 또 예산이 나와서 매년 또 구매하다 보니까 저희가 군부대는 거래는 안 하지만 관공서 거래를 하다 보니까 좀 맞는 얘기인 것 같긴 해요”

동네에서 흔히 보이던 장사 안되는 철물점들이 의외로 단단히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