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하루 종일 켜도 되나요…" 32년차 수리기사가 밝힌 전기요금 절약법 5가지

에어컨 껐다 켰다 하는 게 전기요금 폭탄의 주범?
32년 경력의 전문가가 밝힌 진짜 절약 비법 5
에어컨 리모콘 자료사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8월, 하루 종일 에어컨 없이는 잠들기조차 힘들다. 하지만 시원한 밤의 대가는 전기요금 고지서로 돌아온다. 에어컨을 몇 시간 틀었을 뿐인데 전기요금이 20만 원을 넘기는 일이 흔하다. 온 가족이 한 방에 모여 지내며 에어컨을 아껴 써보지만 큰 차이가 없다.

같은 아파트, 같은 모델의 에어컨을 쓰면서도 전기요금이 두 배 이상 차이 나는 경우도 있다. 설정 하나만 달랐을 뿐인데, 한 집은 8만 원대, 옆집은 20만 원대의 요금이 나왔다.

지난달 4일 유튜브 채널 지혜나루에서는 32년 경력의 에어컨 설치 기사의 실제 사례를 들어 전기요금을 절반 이상 줄이는 다섯 가지 설정법을 소개했다. 이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에어컨을 완전히 잘못 쓰고 있다”고 말했다.

1. 에어컨 온도는 26도 고정이 전기요금을 가장 안정적으로 줄여준다

에어컨 온도를 26도에 맞춘 모습.

많은 사람이 온도를 낮출수록 빨리 시원해지고 전기도 덜 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건 완전히 잘못된 내용이다. 실내 온도가 32도일 때 18도로 설정하면 14도를 한꺼번에 낮춰야 한다. 이 과정에서 에어컨은 최대 출력을 내며 가장 많은 전기를 소모한다.

영상에서는 각 온도 설정에 따른 초기 1시간 전력 소모량을 보여줬다. 30도에서 18도로 설정했을 때는 약 3.2kWh, 24도는 1.8kWh, 26도는 1.2kWh였다. 같은 기기로 실험했을 때 온도 차에 따라 최대 2.7배까지 차이가 난 것이다.

중요한 건 체감 온도다. 18도와 26도의 실내 온도는 발밑만 지나치게 차고 머리 위는 덥기 때문에 체감상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균일하게 순환되지 않으면 자주 껐다 켜게 되면서 전기요금이 더 높아진다.

2. 에어컨 바람 방향과 바람 세기만 바꿔도 한 달에 5만 원 절약된다

에어컨 바람 방향만 바꿔도 전기요금을 절약할 수 있다.

바람을 몸쪽으로 향하게 하면 빠르게 시원해질 것 같지만, 실제로는 오히려 에어컨 효율을 떨어뜨리는 행동이다. 찬 공기가 바닥에만 머물고, 뜨거운 공기가 천장 위로 빠지지 않으면 온도 센서가 계속 작동하게 된다.

정답은 바람 방향을 천장 쪽으로 45도 각도로 향하게 하는 것이다. 천장에 부딪힌 바람이 부드럽게 전체 공간에 퍼지고, 공기 순환이 원활해진다. 바람 세기는 자동이나 중간이 가장 효율적이며, 좌우 스윙은 최대 범위로 설정하는 것이 좋다.

영상에서는 같은 모델, 같은 설정 조건에서 바람 방향만 달리해 실험한 결과를 보여줬다. 바람을 아래로 향하게 한 집은 월 전기요금이 12만 원대, 위로 쏜 집은 7만 원대로 나타났다. 바람 방향 하나만 바꿨을 뿐인데 약 5만 원의 금액 차이가 발생한 셈이다.

공간별 세부 설정도 중요하다. 거실처럼 넓은 공간은 천장 쪽으로 강한 바람, 침실은 약한 바람에 좌우 스윙 중간, 원룸은 중간 바람에 스윙 최대가 적절하다. 에어컨 앞에 가구나 파티션 같은 장애물이 있다면 바람 흐름이 차단돼 냉방 효율은 크게 떨어진다.

3. 에어컨은 끄지 않고 계속 돌리는 게 오히려 절전 방법이다

에어컨 수리기사의 모습.

가장 많은 전기가 소모되는 순간은 에어컨을 ‘켤 때’다. 설정 온도까지 빠르게 낮추기 위해 5~10분간 최대 출력으로 작동하는데, 이때 전력 소모는 정상 운전 시의 3배에 달한다. 시원해지면 끄고, 더우면 다시 켜는 습관은 전기요금을 폭등시킨다.

영상에서는 같은 하루 8시간 운전 기준으로 비교 실험을 했다. 한 집은 하루 8번 껐다 켰고, 다른 집은 8시간 연속 가동했다. 전자는 하루 전기요금이 8000원대, 후자는 4000원대로 절반 수준이었다.

외출할 때는 90분 이내라면 끄지 않고 켜두는 것이 유리하다. 대신 커튼을 닫고, 온도를 1도 높이며 바람 세기를 낮추면 전기 소모를 최소화하면서 냉방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수면 시간에는 27도까지 올리고, 새벽 2~4시처럼 외부 온도가 떨어지는 시간대를 활용하면 추가 절감이 가능하다.

최신 에어컨에는 수면 모드, 외출 모드, 귀가 모드처럼 자동 조절 기능이 포함돼 있으므로 이 기능들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절전 방법 중 하나다.

4. 에코 모드만 잘 활용해도 전기요금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다

아파트 거실에 놓여 있는 에어컨의 모습.

에어컨 리모컨에는 사용자가 잘 누르지 않는 버튼이 하나 있다. 이름은 브랜드마다 다르지만 ‘에코 모드’, ‘절전 모드’, ‘에너지 세이브’ 등으로 표기된다. 이 모드를 사용하면 에어컨은 출력 조절을 하며 작동하고, 설정 온도에 도달하면 저전력 상태로 유지된다.

영상에서는 동일한 모델로 7월은 일반 모드, 8월은 에코 모드로 가동한 결과를 비교했다. 일반 모드는 한 달 전기요금이 15만 원대, 에코 모드는 9만 원대로 약 6만 원이 줄어들었다.

단, 주의할 점도 있다. 에코 모드는 처음 30분간 실내 환경을 학습하므로 이 시간 동안 설정을 변경하면 효과가 떨어진다. 오래된 모델의 경우 단순 출력 감소만 적용돼 효과가 미미할 수 있다. 반대로 손님이 방문해 빠른 냉방이 필요할 때는 일반 모드로 짧게 가동한 후 에코 모드로 전환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5. 실외기를 무시하면 어떤 절전법도 소용없다

에어컨 실외기 청소만 해줘도 전기요금이 절약된다.

실내기를 아무리 절전 설정해도 실외기 상태가 나쁘면 전기 소모는 줄지 않는다. 먼지가 쌓였거나 통풍이 안 되는 곳에 실외기가 설치되어 있으면 냉방 효율은 급격히 떨어지고, 에어컨은 몇 배 더 힘들게 작동한다.

실외기를 직접 청소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전원을 끄고 커버를 분리한 뒤, 부드러운 브러시로 알루미늄 핀을 털어내고 물로 안쪽에서 바깥 방향으로 세척한다. 완전히 건조시킨 후 다시 덮으면 된다.

실외기 주변 1m 이내에는 물건을 두지 말고, 벽면과는 최소 10cm 이상 거리를 확보해야 한다. 그늘막을 씌울 때는 위쪽만 덮고 옆면은 개방한 통풍 구조여야 한다. 사방을 막는 덮개는 오히려 열기를 가두고 전기요금을 더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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