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일언] 초밥은 원래 신맛이 나요

소셜미디어에 도쿄 스시집을 추천할 때마다, “여기서 먹어봤는데, 샤리(초밥의 밥 부분)의 산미가 강하더라”는 한국인의 댓글이 종종 달린다. 특별히 신맛이 강한 가게를 소개한 것도 아닌데, 의외로 이런 반응이 많다. 한국과 일본 간에 산미의 기준이 달라서, 일본 현지에서 스시 맛을 보고 당황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듯하다.
스시의 어원은 일본어로 ‘시다’를 뜻하는 ‘스시(酸し)’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밥과 생선에 식초를 뿌려 발효·보존하던 음식이 스시가 되었다는 설이다. 그래서 일본에서 스시는 본래 ‘신 음식’으로 여겨진다. 스시뿐 아니라 가이센동(일본식 회덮밥) 역시 밥에 식초를 뿌려 내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 스시를 여러 번 먹어봤지만, 한국의 스시는 대체로 샤리의 맛이 옅었다. 한국에서도 식초를 나타내는 한자 ‘醋(초)’를 써서, 초밥이라 부르는데 왜 밥이 시지 않은지 의아했다. 심지어 일본식 가이센동에 식초를 전혀 뿌리지 않아 “이건 가이센동이 아닌데”라고 아쉬워했던 적도 있다.
스시집의 개성은 생선보다 샤리에 갈린다고 한다. 지방마다 스타일이 다르지만, 최근 몇 년간 도쿄에서는 적초(赤酢)를 사용해 산미와 감칠맛을 강하게 끌어낸 샤리가 유행이다. 진한 생선 맛에 밀리지 않도록 하기 위함인데, 특히 젊은 스시 셰프들이 이런 샤리를 선호한다. 그래서 요즘 뜨는 일본 스시집을 찾아간 한국인이 “밥이 왜 이렇게 시지?” 하며 당황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 같다.
반면 나이가 지긋한 장인들은 상대적으로 산미가 약한 샤리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동네 스시집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스타일이다. 소셜미디어 홍보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아 외국 관광객이 일부러 찾아가기 쉽지 않겠지만, 한국인 입맛에는 오히려 이런 동네 스시 맛집이 더 잘 맞을지도 모른다.
혹시 다음에 일본에서 스시를 맛보고 싶다면, 숙소 근처의 작은 스시집을 찾아가 보면 어떨까. 오마카세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신맛이 덜한 로컬 스시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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