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비싼 투수의 위엄

무사 만루, 흔들리면 끝장이었다. 하지만 야마모토 요시노부는 흔들리지 않았다.

4,555억 원의 사나이가 왜 ‘역대 최고 몸값 투수’라 불리는지, 그 순간 모든 걸 보여줬다.

1. 불안한 출발, 그러나 금세 되찾은 리듬

2차전 마운드에 오른 야마모토는 초반부터 위기를 맞았다. 1회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실책이 빌미가 되어 2실점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곧바로 엘리 데라크루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반격의 신호탄을 쐈다. 이후 5회까지 무려 13타자 연속 범타. 위기 뒤엔 곧바로 압도적인 피칭 쇼가 이어졌다.

타선이 3점을 뽑으며 역전을 만들어주자, 마운드 위 야마모토는 더욱 강력해졌다. 마치 “걱정 마라”는 듯한 투구였다.

2. 무사 만루, 진짜 에이스는 그 순간 드러난다

6회, 다시 한 번 찾아온 위기. 연속 안타와 내야 땅볼로 만들어진 무사 만루. 다저스 팬들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야마모토는 침착했다.

첫 타자 헤이스의 땅볼을 무키 베츠가 기지로 처리해 홈에서 아웃카운트를 하나 잡았다. 이어 스튜어트를 상대로 슬라이더와 커브로 헛스윙 삼진. 마지막 타자 데라크루스에게는 떨어지는 커브로 다시 헛스윙 삼진. 땅볼-K-K, 결국 무실점으로 이닝을 끝내자 그는 포효하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것이 바로 ‘역대 최고액 투수’의 위엄이었다.

3. 몸값 이상의 가치를 입증하다

이날 야마모토는 6⅔이닝 9탈삼진, 단 2실점(비자책점). 시즌 내내 다저스 에이스 역할을 해온 그는 포스트시즌 무대에서도 변함없는 에이스였다. 정규시즌 12승과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기세는 가을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지난해 가을야구 첫 무대에서 흔들렸던 기억을 완전히 지워낸 순간. 다저스가 왜 그에게 12년 4,555억 원이라는 역사적인 계약을 안겼는지, 모두가 이해할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