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이전 사업 진전 오리무중...시흥종합철재상가 탐방

530여개 철강 가공·유통 업체 위치한 수도권 철강 허브
이전 사업 통해 업황 반전 기대했으나 3년째 계획진전 無
폭우가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시흥 종합철재상가의 불을 꺼지지 않고 있다.

무더위가 끝나가던 9월 초 금천구 시흥동에 위치한 시흥 종합철재상가는 분주한 상인들의 활기로 가득차 있었다. 내리치는 폭우에도 물품을 가공하고 납품하는 데 여념이 없는 활기찬 모습의 상인들은 노후화된 건물 외벽에서 풍겨지는 어두움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시흥 종합철재상가는 판매업체 119개사, 절단·절곡·가공 등 가공업체 83개사, 제조업체 10개사 등 21개 동, 530여 개 점포로 구성된 한국을 대표하는 소상공인 철강단지 중 하나다. 1984년 형성돼 지난 40여 년동안 제조사와 소비자를 잇는 중간다리 역할을 해온 종합철재상가는 문래동 철강지구와 더불어 수도권 철강 유통의 '허브'로 불리곤 했다.

위상은 영원하지 않았다. 21세기 들어 경제성장이 둔화되면서 건설, 자동차 산업 등 철강수요산업의 기세가 꺾임에 따라 시흥 종합철재상가의 시황도 자연히 침체에 접어들었다. 상가에서 판재류 가공업체를 운영중인 한 상인은 "이전에 비해 시황이 좋지 않다"며 "유통업체 역시 비슷해 수많은 점포가 폐업을 하고 타지에서 이전한 점포로 채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좋지 않은 업황에 더해 적색 벽돌, 슬레이트 지붕 등 구시대 건축물들로 이뤄진 종합철재상가에는 꾸준한 재개발 압력이 들어왔다.

결국 지난 2018년 3월 열린 종합철재상가 제 35기 주주총회에서 철재상가의 화성시 마도로의 이전 사업 계획이 결정됐다. 상인들에게는 업황 반전에 대한 기대가, 주민들에게는 부동산 재개발로 인한 호조에 대한 기대가 결부되 이전 사업에 막대한 관심이 쏠렸다.

일은 빠르게 진행돼 3년뒤인 2021년 4월 열린 제 38기 주주총회에서는 화성으로의 이전 사업에 대한 찬반이 투표로 부쳐졌고 입주민으로 구성된 총 투표자 139명 중 90%에 달하는 125명이 찬성표를 던져 이전에 대한 완전한 합의도 이뤄졌다. 시행사도 엠제이와이홀딩스로 정해지는 등 이전 사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현재 이전 사업 계획은 3년째 오리무중이다. 시행사측에서도 지난해 3분기에 구체화된 이전 계획이 나올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으나 현재까지 이전 사업에 대한 추가적인 보도는 없는 상태다.

관할 자치단체인 금천구청 관계자 역시 "주주총회 이후 새로운 사업계획안에 제시되지 않고 있다"며 이전 사업이 제자리 걸음 중이라고 밝혔다.

이전의 당사자인 상인들도 이전 사업에 대해 깜깜 무소식이라는 반응이다. 판재류 유통 업체를 운영하는 상인은 “구청 및 시행사측에서 공개된 소식은 없다”며 “대대적인 이전이 아닌 개별 업체들이 자발적인 탈출이 있을 뿐” 이라며 이전사업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노후화된 상가에 기대를 가져다주던 이전사업계획이 여전히 제자리 걸음임에도 종합철재상가는 실망감을 뒤로한 채 굉음을 내며 철재를 가공하고 운반하고 있다. 계절이 순환하듯 상가에도 시황 침체라는 겨울을 지나 시황 반전의 봄이 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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