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격변의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기아자동차의 준중형 전기 SUV 'EV5'가 기존 전기차 시장의 고가 정책을 정면으로 뒤집고 나섰기 때문이다. 테슬라 모델Y를 정조준한 가격 정책과 차별화된 상품성으로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호주 시장에서 공개된 EV5의 가격은 충격적이었다. 기본형 모델이 56,770 호주달러(약 5,000만 원), 최상위 GT-라인도 75,990 호주달러(약 6,700만 원)에 불과했다. 테슬라 모델 Y(64,347 호주달러, 약 5,600만 원)와 비교하면 기본형 기준 600만 원가량 저렴한 수준이다. 동급 전기차 시장의 판도가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중국 시장 공략은 더욱 과감했다. 14만 9,800위안(약 2,900만 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720km의 주행거리까지 확보했다. 이러한 전략은 즉각적인 성과로 이어져 2024년 중국 시장에서만 24만 8천대라는 기록적인 판매고를 달성했다.

주목할 점은 기아의 이원화 생산 전략이다. 2025년 하반기부터 가동될 광주공장은 중국 생산 모델과 차별화된 접근을 시도한다. 중국산이 가격 경쟁력을 위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채택한 반면, 국내 생산 모델은 에너지 밀도가 높은 삼원계(NCM) 배터리를 탑재해 시장별 최적화를 꾀했다.

호주 모델의 경우 파워트레인은 세 가지로 세분화했다. 기본형 '에어 스탠다드 레인지'는 215마력(160kW)의 안정적인 성능을, '롱 레인지' 모델은 555km의 장거리 주행능력을 제공한다. 플래그십 모델인 'GT-라인 AWD'는 308마력의 강력한 성능으로 스포츠 주행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현재 76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EV5는 올해 80개국으로 시장을 확대할 예정이다. 연간 18만 대 수출이라는 공격적인 목표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향한 기아의 강한 자신감을 보여준다. 합리적인 가격과 차별화된 상품성으로 무장한 EV5가 테슬라의 아성에 어떤 균열을 만들어낼지 자동차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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