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김동혁(26)이 6월 2일, 5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모두 소화하고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2026 신한 SOL KBO리그 정규시즌 7차전을 앞두고 등록이 이뤄졌다. 지난 2월 대만 타이난 스프링캠프 도중 불법 사행성 오락실을 3차례 방문한 사실이 드러나며 KBO 상벌위원회로부터 시즌 최고 수위의 징계를 받은 지 약 100일 만이다. 같은 사건에 연루된 고승민·나승엽·김세민이 지난달 5일 먼저 복귀한 데 이어, 김동혁의 합류로 이른바 '도박 4인방'이 모두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경기 전 취재진 앞에 선 김동혁은 90도로 고개를 숙이며 "응원해 주시는 팬분들이 있는데도 이런 행동을 해 너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야구를 향한 그리움을 확인한 시간이었다고 했지만, 앞에 놓인 과제는 말이 아닌 결과로 증명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스프링캠프에서 시작된 파문, 그 무게는 달랐다
사건의 발단은 2026년 2월 12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롯데는 대만 타이난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이었다. 이 기간 김동혁을 포함한 야수 4명—고승민, 나승엽, 김세민—이 숙소 인근에 위치한 사행성 오락실을 찾아 전자 베팅 게임을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만 내에서도 불법으로 분류된 장소였다. 네 선수는 캠프 도중 한국으로 조기 귀국했고, 사안은 KBO 상벌위원회에 회부됐다.
KBO는 2월 23일 상벌위원회를 열어 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를 적용했다. 핵심 변수는 방문 횟수였다. 나머지 세 선수의 방문이 1회로 확인된 반면, 김동혁은 지난해부터 누적해 총 3차례 해당 장소를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KBO는 이를 근거로 고승민·나승엽·김세민에게 각 30경기 출전 정지를, 김동혁에게는 50경기 출전 정지를 결정했다. 선수 4명 중 가장 중한 처벌이었다.
파장은 선수단에만 그치지 않았다. 롯데 구단 스스로도 책임을 인정하며 대표이사와 단장을 중징계 처분했다. 선수 관리 소홀에 대한 구단 자체 징계였다. 김동혁은 이날 인터뷰에서 "대표이사님, 단장님이 징계를 받으셨다고 들어서 마음이 더 무거웠다"며 구단 관계자들에게도 별도로 사과의 뜻을 전했다.

고승민·나승엽·김세민은 지난달 5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먼저 1군으로 돌아왔다. 김동혁은 그로부터 정확히 24일이 지난 5월 29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50경기 징계를 마쳤고, 5월 30~31일 부산에서 열린 퓨처스리그 울산 웨일즈전에 출전해 7타수 3안타의 준비 과정을 거쳤다. 복귀 전 실전 적응 절차를 밟은 셈이다.
'도박 4인방' 완전체 복귀…김태형 감독의 활용 방안은
6월 2일 롯데는 1군 엔트리를 재편했다. 전날 내야수 노진혁과 외야수 신윤후가 2군으로 내려간 자리에 내야수 손호영과 외야수 김동혁이 채워졌다. 김동혁의 2026시즌 첫 1군 등록이다.
김태형 감독은 김동혁의 역할에 대해 구체적으로 선을 그었다. "세 선수(황성빈, 장두성, 김동혁)가 다 비슷한 선수들"이라며 "대주자, 대수비로 나가다가 타석에서 좋은 모습이 나오면 선발로도 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당장 선발 고정이 아닌 역할 증명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의미다. 이날 경기에서 김동혁은 벤치에서 출전을 대기하는 형태로 합류했다.
커리어 수치를 짚어보면 복귀의 무게가 더 명확해진다. 2022년 2차 드래프트 7라운드 64순위로 롯데에 입단한 김동혁은 서화초—상인천중—제물포고—강릉영동대를 거친 2000년생 외야수다. 2023년 1군에 데뷔해 147경기, 타율 0.207(111타수 23안타)을 기록했고, 지난해인 2025시즌에는 93경기 114타석에 출전하며 주로 대수비·대주자로 존재감을 키웠다. 특히 기동력과 수비 범위를 인정받아 김태형 감독의 2026 시즌 전력 구상에 포함됐던 자원이었다. 캠프 이탈이 없었다면 시즌 초반부터 벤치의 핵심 옵션으로 기용됐을 가능성이 높다.

퓨처스리그에서의 복귀전 성적(7타수 3안타)은 타율 0.429로, 타격감 자체는 유지되고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징계 기간 동안 몸을 유지하는 데 집중했다는 본인의 언급과도 일치한다.
말의 무게와 숫자가 교차하는 지점
이번 복귀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김동혁 스스로 꺼낸 한 문장이다. "이전에 1군 올라왔을 때는 경쟁에서 이겨 주전이 돼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제는 그냥 잘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다." 이 발언은 단순한 겸손의 수사가 아니다. 사실 관계로 보면 징계 전 김동혁의 위치는 아직 주전 경쟁 한복판에 있었고, 롯데 외야의 경쟁 구도에서 실질적인 자리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거기서 한발 물러서 "주전보다 팀 승리에 보탬"을 앞세우는 말투는 변화의 신호일 수 있지만, 동시에 지금 그에게 주어진 현실적 역할—대주자, 대수비—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50경기라는 숫자가 가진 실질적 손실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KBO 정규시즌은 144경기 체제다. 50경기 결장은 전체 시즌의 약 35%에 해당한다. 선수 개인에게도 손실이지만, 팀 입장에서 특히 뼈아팠던 시점은 4월 초~5월 초로 추정되는 징계 기간이다. 롯데는 이 기간 팀 성적이 흔들리며 하위권을 전전했고, 김동혁 본인도 "팀 초반 분위기가 안 좋아서 뼈저리게 느꼈다"고 했다. 그라운드에서 무언가 기여할 수 있었을 자원이 결장한 채로 그 장면을 지켜봐야 했다는 사실은, 숫자 이상의 의미를 남긴다.
한편 팬 여론의 온도는 복잡하다. 사직 퓨처스 경기에서 응원 소리를 들으며 반성했다는 김동혁의 언급처럼, 팬들 사이에서는 책임을 다한 복귀에 응원을 보내는 시선과 함께, 유망주의 자기 관리 실패에 대한 아쉬움이 공존하는 분위기다. 같은 사건의 고승민·나승엽·김세민이 한 달 먼저 복귀해 그라운드에서 이미 실적을 쌓아가고 있다는 점은, 김동혁에게 비교의 기준점이 이미 마련되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징계와 사과를 넘어 남은 변수는 결국 경기 결과다. "이 이미지가 잊히지 않겠지만"이라는 말은 냉정한 자기 인식이다. 그 이미지를 덮을 수 있는 방법은 오직 성적뿐이라는 것 역시, 선수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다.
50경기 징계를 소화하고 돌아온 김동혁의 복귀는 롯데의 외야 뎁스에 하나의 옵션을 더하는 사건이다. 그러나 시즌 35%를 비운 공백과 구단 관계자들의 연쇄 징계까지 빚어낸 사건의 후폭풍은 단기간에 지워지지 않는다. 퓨처스리그 7타수 3안타의 복귀 준비는 나쁘지 않았다. 이제 남은 94경기에서 김동혁이 팀에 기여하는 실질적 수치를 얼마나 쌓아낼 수 있을지, 그 숫자가 복귀의 진짜 의미를 결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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