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 오리지널 알려줌] 드라마 <글리치> (Glitch, 2022)
글 : 양미르 에디터

안정적인 직장과 든든한 부모님, 결혼을 약속한 남자친구 '이시국'(이동휘)까지, 평범 그 자체인 '홍지효'(전여빈)에겐 특별한 점이 있다.
오래전부터 남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외계인'이 보인다는 것.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라고 믿으며 애써 그들의 존재를 부정해 왔건만, 하루아침에 증발된 남자친구의 행적을 쫓던 중 '지효'는 '미확인 비행물체 갤러리'에서 유사한 사례를 발견하게 된다.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마음 한쪽에서 '남자친구가 외계인에게 납치된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이 싹트기 시작한다.
'지효'는 게시글 작성자를 찾아 오프라인 모임에 참여한다.
그곳에서 '지효'는 오래전에 절연한 '허보라'(나나)와 재회한다. '보라'는 중학교 시절 '외계인 덕후'였던 '지효'의 유일한 친구였지만, 어느 날 갑자기 일방적으로 절교 당했다.
현재, '보라'는 '달꾸녕TV의 미스터리 밧데리'채널을 운영하며 미스터리 현상과 외계인을 추적하고 있었다.
'보라'는 '지효'의 남자친구가 자신이 추적해온 사건과 얽혀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직감적으로 구독자를 늘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임을 느낀 '보라'는 지효와 함께 미스터리한 실종 사건을 추적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글리치>는 오랜 연인의 현실적인 연애담을 그린 영화 <연애의 온도>(2013년)로 혜성처럼 등장한 노덕 감독의 신작이다.
이후 충무로를 이끌어 갈 차세대 연출가로 주목받은 노덕 감독은 블랙 코미디와 스릴러를 접목한 <특종: 량첸살인기>(2015년)부터, 네 남녀의 엇갈린 사랑과 인간의 본능을 파고든 연극 <클로저>(2016년), <SF8>의 한 작품으로 인공지능을 맹신하는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 <만신>(2020년)까지, 매 작품 새로운 장르와 이야기에 도전하면서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왔다.
노덕 감독은 작품의 기획서를 보고 기다려왔던 작품이라는 느낌에 고민 없이 합류를 결심했다고.
<글리치>는 데뷔작인 <인간수업>(2020년)으로 현실의 깊고 어두운 곳에 발을 디디고 있었던 진한새 작가가 하늘과 우주로 눈을 돌린 작품이다.
진한새 작가는 "작품 회의를 하던 중 보조 작가가 어렸을 적 UFO를 본 이야기를 들려줬다"라면서, "처음엔 너무 허무맹랑한 이야기라서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는데, 믿어주지 않는 것에 억울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믿고 싶어졌고 나도 모르게 '이건 어땠는데?', '저런 거 있었어?'하면서 증거를 캐고 있었다. 진실을 주장하는 사람과 그걸 의심하는 사람의 구도가 재밌는 갈등처럼 느껴졌다. 의심하는 과정이 결국 그걸 믿고 싶어서 의심하고 증거를 계속 찾는 것이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진 작가는 "그래서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쫓으려면 제일 의심이 많은, 가장 평범하고 평안한 삶을 살고 있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는 게 적합하겠다고 생각했고, 극 초반 '지효'는 본인이 겪는 일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서 외계인의 존재를 의심하고 사실을 추궁하지만 결국에는 '지효'도 믿고 싶어서 의심을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라면서 작품의 시작점을 소개했다.
작품의 제목은 'DA 변환기'에서 입력하는 디지털 양이 바뀌면 출력하는 아날로그 양에 과도한 스파이크나 오버슈트가 생기는 일시적인 오작동을 의미하는 '글리치'에서 따온 것이다.
'지효'의 밋밋하고 평안하던 일상에 갑자기 끼어드는 기현상이자, 인생이라는 시스템에 존재하는 버그 같은 순간이 '글리치'인 것. 진한새 작가는 "누구나 살다 보면 '이게 맞나?' 싶을 때가 있다.
그런 순간이 인생의 버그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면서 작품 제목의 비하인드를 전했다.
또한, 진한새 작가는 "허무맹랑한 소재를 최대한 믿지 않는, 가장 평범한 사람의 시점에서 다루려고 노력했다"라면서, "계속 의심하고 질문하며 이야기의 톤을 만들어갔다. 고증을 따지기는 어려운 소재라서 장르의 클리셰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싶었다"라고 집필 포인트를 밝혔다.

생소한 사람들 입장에서는 익숙한 클리셰를 보여주는 게 좀 더 편하게 느껴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던 것.
노덕 감독 역시 그런 생각이었는데, 진한새 작가에 대해 "집요한 사람"이라고 표현한 노덕 감독은 "많이 펼쳐진 복합장르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어떤 이야기로 모일 것인지 궁금했고 이에 대해 많이 이야기 나눴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노덕 감독은 "관념적인 이야기 안에서만 끝나지 않고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에 대해 많이 추적했고, 진한새 작가가 본인이 고민해야 하는 부분을 회피하지 않고 집요하게 마주했기에 우리의 협업이 완성될 수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라고 전했다.
작품의 주인공인 '지효' 역의 전여빈은 노덕 감독과 작업해보는 것이 소원 중 하나였다고.
"학생 시절 오디션을 볼 때면 <연애의 온도>의 장면을 독백 대사로 만들어 시연하기도 했다"라고 이야기한 전여빈은 "'지효'는 자신에게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전여빈은 "처음에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매일같이 안전하고 견고한 담을 구축하지만, 어떤 사건을 계기로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미지의 세계를 파악하기 위해 그 담을 넘어 뛰쳐나간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변화하는 '지효'를 위해 서서히 변해가는 헤어 스타일링과 안경을 쓰고 벗을 때의 타이밍을 신경 썼다"라고 캐릭터를 설정했다.

한편, 나나는 "털털하고 의리 있는 사람, 냄새나는 인물"이라고 '보라'를 특정했다.
"소중한 사람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고민하지 않고 불구덩이 속으로 뛰어드는 불나방 같은 성격"이라고 언급한 나나는 "헤어, 메이크업, 타투와 의상까지 '허보라'라는 인물을 만들기 위해 전문가분들과 많은 상의를 거쳤고, 타투의 문구 등 의견을 제안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비속어가 없는 대사를 찾기 힘들 정도로 욕설을 입에 달고 사는데, 미워 보이지 않고 비속어가 하나의 추임새처럼 자연스럽게 보일 수 있도록 고민했다. 비속어를 해도 개구쟁이처럼 보이는, 어른이지만 아직 덜 성장한 아이 같은 인물로 보이길 바랐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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