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태국 관광객 60% '유턴'에 방콕이 '들썩'

제주방송 김지훈 2022. 8. 14.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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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도착 태국인 1,164명 중 727명 입국 불허
입국 허가 437명 중 76명→ 무단이탈 연계
태국 정부 "체류기간 연장 금지 경고" 촉구
국제 관광지 제주↔불법체류 우회 통로 논쟁
중국 등 무사증 대상국 ETA 제외 건의 "글쎄요"

코로나19 이후 재개된 외국 직항과 단체 관광 회복 분위기가 얼어붙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제주에 도착한 태국인들이 정작 공항 밖으로 나가지도 못한 채 돌아가는 일이 비일비재한가 하면, 들어오고 나서도 무단이탈해 행방을 감추는 경우가 속출하는 탓입니다.

'입국 목적 불분명'으로 무더기 입국 거부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급기야 법무부가 제주에 대해 면제했던 전자여행허가 도입을 검토하고 나섰고 반발 역시 이어지고 있습니다.

관광당국 등은 시행 유보부터, 선별적 적용을 요청했다지만 지금 같은 추세라면 현실적인 대안이 마련될 수 있을런지는 미지수입니다.

태국 현지에선 압박 수위를 이어가는 입국 심사에다 불법 구직자 속출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경고 수위를 높이고 나서면서 상호 관광 분위기 역시 어수선한 상황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태국 입국자 62% '입국 불허'..입국해도 17% 이탈

지난 2일 제주항공 전세기를 통해 태국에서 제주를 찾은 183명 가운데 112명이  입국 불허됐습니다. 

3일은 182명 가운데 108명, 4일 168명 가운데 70명이 발길을 돌렸습니다. 이어서 5일 164명 중 127명이 입국 거부됐고 6일 117명 중 71명, 7일 98명 중 75명이 제주에 못들어왔습니다.

2~9일 찾은 1,164명 중 727명(62.4%)이 입국 불허조치됐고 입국 허가를 받은 437명 중 76명(17.4%)이 이탈해 행적이 묘연합니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청은 검거반을 편성해 이들의 소재 파악과 수사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탑승객 절반 이상 '입국 불허 이력'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은 이들의 불분명한 입국 목적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사실 전체 탑승자 가운데 641명(55%)은 전자여행허가가 불허된 이력이 있습니다.

또 8, 9일 도착한 태국인 탑승객들도 절반 이상이 여행허가가 불허된 이력이 있는 상황이라, 앞으로 관광일정 이후에 이탈 상황이 추가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무사증 입지+K-ETA면제 악용"

제주는 2002년부터 사증 면제 협정 체결 국가 국민에게는 관광 목적일 경우 30일 동안 사증 없이 입국을 허용하는 ‘무사증’ 제도를 시행 중입니다. 

덕분에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어 2016년엔 역대 최다 360만 3천여 명의 외국인이 제주를 찾기도 했습니다.

이를 악용해 불법 취업 등을 노린 이른바 ‘가짜 관광객’이 동반 증가했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불체자' '무단이탈'이 잇따르는가 싶었던 게 2019년 코로나 19 사태에 맞물려 조용해졌지만, 재차 반전을 맞았습니다.

지난 6월  1일 제주 무사증 재개와 함께 직항편이 뜨고, 이달 들어 제주-태국 간 매일 직항 전세기가 오가고 무더기 이탈에 입국 불허가 속출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불거지게 된 겁니다.

관광 '불똥' 대책은?

알고도 속고, 모르고도 당하는 게 업계 현실이기도 합니다. 태국 여행을 알선하는 한 여행사 대표는 억울하다는 하소연만 되풀이했습니다.

기껏 전세기 시장이 살아나나 했지만 매일 운항이 주2회로 줄고 현지 고객도 감소세가 뚜렷해지면서 시장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했습니다.

A대표는 "누가 일하러 간다고 하겠나. 다들 관광하러 간다고 하지. 우리가 사전에 이들을 가려낼 방법은 사실 없다고 하는 게 맞다"며 "심사를 강화하는 것도 좋고, 사전 허가제도 도입도 하겠다면 어쩔 수 없다고 본다.  조속히 분위기만 가라 앉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현지 여행사 가이드를 맡은 B씨는 "태국인들의 한국 입국을 까다롭게 심사하고 있는 게 이미 소문이 났고, 직접 입국 심사를 받는 과정에 충분히 체감했다"며 "순수 관광하러 온 부분들에 대해서는 인정이 돼야 할 텐데 , 그런 구분도 없이 '우선 의심하고 보자'는 시선을 느끼니 솔직히 일하기가 쉽지는 않다"고 현재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내부 단속이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불거졌습니다.

또 다른 여행사의 C대표는 "태국 내에 조직적으로 한국 입국을 도와준다는 브로커가 성업 중이란 것은 알 사람은 다 안다. 이들에 대한 철저한 차단이 먼저 이뤄져야 불법 취업을 연계한 부작용을 줄이지 않겠나"라며 "제주가 장점으로 지녔던 전자여행허가 면제 입지 등 간소한 절차가 퇴색되면 결국 파장은 고스란히 업계가 떠안게 될 상황이라 고민이 크다. 정책 방향이나 대책이 빨리 제시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태국 "불법 구직 안돼, 체류기간 연장 불허" 경고

태국내 기류도 심상찮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자국 국민들이 대거 불법 구직 활동을 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는게 달가울리 없고, 많은 태국인들의 입국을 거부당하는 사건들이 국내·외 매체로 보도되면서 자정 수위를 높이자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14일 태국내 유력 일간지 방콕 포스트(Bangkok Post)에 따르면 태국 외교부가 성명을 통해 최근 한국에서 불법 취업 가능성이 있는 태국인 입국이 거부되고 있다며 관광 비자 연장 등에 경고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나타파누 노파쿤(Natapanu Nopakun) 외교부 부대변인은 "한국에서의 불법 취업 시도는 한국 법을 위반할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생활하는 태국인의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자국민들에 주의를 촉구했습니다.

이는 최근 제주도에서 많은 태국인들의 입국이 거부된 이후 내놓은 입장으로, 성명에선 한국의 태국 불법 노동자 수가 거의 14만 명에 육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부대변인은 "8월 2일부터 5일까지 제주를 찾은 태국인 697명 중 417명은 관광객이 아닌 구직자로 의심돼 입국이 거부됐다"며 "이러한 사건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태국인은 90일 관광 비자를 초과 체류해서는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덧붙여 규칙을 위반할 경우 벌금을 물거나 한국에 영구적으로 입국이 금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전 허가제 적용해 불법 우회로 차단"

이같은 안팎의 분위기에, 우리나라 정부 대응 역시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일단 입국 절차에서 걸러 보자며, 제주를 찾는 외국인에 전자여행허가제(K-ETA)를 적용하겠다고 법무부가 일찌감치 계획을 발표한 상태입니다.

지난해 9월 도입한 전자여행허가제는 무사증 입국 가능 국가(112개) 국민을 대상으로 사전 여행 허가를 받도록 하는 제도로, 제주는 시행 초기 국제 관광도시인 점을 고려해 적용을 면제했습니다.

그런데 대거 불법 체류 우려 행보가 잇따르고 제주도가 중간 기착지로 악용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법무부가 칼을 빼든 것으로 보여집니다.

시행 유보, 선별적 적용 등 요청..향방 지켜봐야

전자여행허가제 (K-ETA) 적용 방침과 관련해, 제주자치도와 관광업계 등은 제주 해외관광 시장 위축 우려를 들어 '시행 유보' 또는 중국과 몽골 등 주력 핵심마케팅 지역이자 제주 무사증 대상 64개 나라에 대해선 K-ETA에서 제외해줄 것을 직.간접적으로 법무부에 요청한 상태입니다.

이들 의견들이 수렴된 효과적인 제도 보완책이 언제 어떻게 제시될지는 아직 불투명합니다.

법무부는 전자여행허가제로 입국 절차를 공고히 해 우회 입국 소지를 원천 차단하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절충안 향방은 좀더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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