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이른바 ‘뉴노멀(New Normal)’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리테일 분야는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바뀌었고, 이커머스와 물류센터의 약진은 두드러졌습니다. 오피스 시장 역시 재택근무와 하이브리드워크가 도입되며 공실이 증가할 것이라는 비관론이 팽배했습니다.
하지만 2026년 현재, 서울 오피스 시장은 이러한 예측을 비웃듯 활황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비대면의 효율성보다 대면 협업의 가치를 재확인한 기업들이 사무실 출근 체제로 복귀하면서, 오히려 주요 업무 지구를 중심으로 오피스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상업용 부동산 시장 안에서도 오피스 시장은 리테일과 물류센터와는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셈입니다.
[Remark] 사실상 풀 가동, 서울 오피스 시장은 활황세
한국부동산원이 분기별로 발행하는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 오피스 공실률은 안정적으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전국 오피스 공실률은 4분기에 8.7%로 전분기(8.9%)에 비해 소폭 내렸습니다.
특히 오피스 수요가 집중된 서울만 놓고 보자면, 공실률이나 수익률 측면에서 의미 있는 숫자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락했지만 2023년부터 반등에 성공, 상승률 지표만 보면 앞의 3년치 하락분을 상쇄하고도 남았습니다.
시계열지수로 임대가격 변동률을 계산해보니 2020년부터 2022년까지 -0.72%, 2023년부터 2025년까지 9.9%로 나타났습니다.
공실률도 비슷한 흐름입니다. 2020년 오피스 평균 공실률이 9%를 넘어가던 때도 있었지만 2023년 3분기부터 5%대로 내려와 자연 공실률을 고려하면 사실상 주요 지역의 사무실은 풀가동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가장 최근 지표인 지난해 4분기 공실률은 5.1%를 기록해 5% 아래로 내려갈 날도 멀지 않아 보입니다.
여기에 투자수익률을 놓고 볼 때도 서울 오피스 투자는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채권이나 예금 금리보다 높은 편입니다. 한국부동산원의 투자수익률 통계에서 서울은 연간 8.1%를 나타냈으며, 이 중 강남지역은 10%이상(10.23%)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Remark] 서울 3대 업무 지구, ‘귀하신 몸’ 된 프라임 오피스
권역별로 살펴보면 우량 기업이 선호하는 프라임급 오피스의 공급 부족이 더욱 선명하게 나타납니다.
서울 도심권역(CBD)은 공실률이 2025년 4분기 6.8%로 전분기 대비 소폭 하락했으며, 이 가운데 광화문 일대는 3.2% 공실이라는 매우 낮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금융 산업의 중심지인 여의도·마포 권역(YBD) 역시 전체 평균 4.7%의 공실률을 유지하며, 세부적으로 공덕역 2.5%, 여의도 4.4% 등에서 탄탄한 임차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테크 기업과 우량 스타트업의 수요가 끊이지 않는 강남권역(GBD)은 4분기 공실률 4.1%로 굳건한 수요를 증명했는데요. 특히 신사역 인근은 2%라는 경이로운 숫자를 보여줬습니다.
이는 신사역 주변으로 대규모 오피스가 들어설 만한 부지가 부족한 반면, 뷰티·의료 및 크리에이티브 산업의 집결지로 임대수요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어서 입니다.

[Remark] 오피스 거래도 최대… ‘조 단위’ 빅딜의 향연
오피스 시장의 열기는 거래 규모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글로벌 종합 부동산 서비스 기업인 세빌스코리아(Savills Korea) 마켓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오피스 빌딩 거래 규모는 약 21조1,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전년 대비 82%가량 증가한 수치이며 종전 최고치였던 2021년(14조6,000억원) 기록보다 약 45% 증가했습니다.
역대급 거래금액이 집계된 이유 중 하나는 자산 가격이 높은 프라임 오피스의 거래가 활발했기 때문입니다. 거래 전고점이었던 2021년과 2025년을 비교하였을 때, 전체 오피스 거래 건수는 각각 89건과 54건이었고 이 중 프라임 오피스 거래 건수는 2021년 10건, 2025년 18건, 거래 금액으로는 2021년 약 3조9,000억원에서 2025년 10조3,000억원까지 두 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케이스별로 보면, 지난해 도심권역에선 ‘시그니처타워’가 조 단위(1조346억원)로 거래되어 눈길을 끌었고 강남권에서는 리츠(REITs)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SI 타워’가 8,971억원에 팔렸습니다.
또 흥국생명이 신문로에 위치한 사옥을 흥국리츠운용에 7,193억원으로 매각했고 성수권역을 대표하는 프라임 오피스 ‘팩토리얼 성수’는 평당 4,000만원(약 2,548억원)으로 성수동 오피스 역대 최고가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서울은 아니지만 지난해 판교권역의 ‘테크원타워’도 2조원에 육박한 초대형 딜이었습니다.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이 카카오뱅크와 컨소시엄을 통해 약 1조9,800억원에 매입했으며 카카오뱅크가 실사용자로 참여했습니다.
지난해 오피스 거래의 특징을 살펴본다면 투자 수익을 높이기 위한 '쉐어딜(Share Deal, 지분양수도 및 자본재조정)' 방식이 다수 활용됐다는 점입니다. 쉐어딜, 지분거래를 통하면 취득세를 줄일 수 있고 기존 펀드가 보유하고 있던 대출 구조를 그대로 안고 갈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재 시장 금리보다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Remark] 코로나19 전으로 회귀, 오피스 앞으로도 귀하신 몸 되나

역대급 거래가 있었던 지난해 오피스 시장을 돌이켜보면 금리, 공급이라는 기본적인 투자 환경 이외에 '재택근무'보다 '대면 협업의 가치'에 큰 비중을 두는 국내 기업 문화를 다시 한번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맞이한 2026년은 무엇보다 점진적인 금리 인하 기조와 금융 환경의 안정화로 지난해 열기를 이어갈 가능성에 무게를 둡니다.
또한 기업들이 전략적 투자자(SI)로서 사옥 확보에 꾸준히 참여하며 실사용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는 만큼, 핵심 업무지구의 우량 자산은 견고한 하방 경직성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