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가을 단풍 여행지 추천
산사의 고요함 속에 붉게 물든 사찰, 표충사

가을이 시작되면 산이 먼저 계절을 알려줍니다. 붉게 물든 단풍과 노란 은행잎이 산자락을 물들일 때, 경남 밀양 재약산 기슭의 **표충사(表忠寺)**는 가장 고즈넉한 가을을 품은 사찰로 변신합니다. 이곳은 영남알프스의 중심이자, 사명대사의 호국정신이 깃든 역사 사찰로 아름다운 단풍과 함께 산사의 깊은 평화를 느낄 수 있는 가을 대표 여행지입니다.
가을 단풍길로 들어서는 길

표충사로 향하는 길은 그 자체가 한 폭의 가을 풍경화입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는 순간부터 노랗고 붉은 단풍나무들이 방문객을 맞이하죠. 길은 평탄하지만 오르막과 계단이 이어지는 구간이 있으니 편한 운동화 차림으로 걷는 것이 좋습니다. 주차장부터 사찰 입구까지 천천히 걸으면 산새 소리와 계곡 물소리가 어우러진 힐링의 산책길이 이어집니다.
산길 따라 만나는 단풍과 계곡

표충사까지 이어지는 산길은 단풍이 짙게 물든 시기엔 그야말로 장관입니다. 양옆으로 나무들이 터널을 이루고, 발밑에는 낙엽이 부드럽게 깔려 있어 걸음마다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가을의 리듬처럼 들립니다. 중간중간 벤치가 마련되어 있어 잠시 앉아 산내음을 맡으며 쉬어가기 좋습니다. 특히 계곡 옆을 지날 때 들려오는 맑은 물소리는 복잡한 마음을 단숨에 내려놓게 만드는 자연의 위로이기도 합니다.
호국의 정신이 깃든 사찰

표충사는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역사와 정신이 살아 숨 쉬는 사찰입니다 신라 무열왕 원년(654년) 원효대사가 창건한 절로, 당시에는 죽림사라 불렸습니다. 그 후 신라 흥덕왕 때 영정사로 불리다가, 1839년(헌종 5년)에 서산대사, 사명대사, 기허대사의 위패를 모시며 이름을 표충사로 바꾸었습니다. 특히 이곳은 불교와 유교가 공존하는 특색 있는 공간입니다. 사찰 경내에 표충서원이 함께 자리해, 유생들이 공부하고 성현을 제사하던 공간이 사찰 안에 남아 있습니다.
사명대사의 뜻이 깃든 유서 깊은 절

사명대사는 임진왜란 당시 승병을 이끌고 나라를 지킨 인물로, ‘호국대사’ 라 불립니다. 표충사는 그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건립된 사당이기도 하죠. 조선 후기에는 사명대사의 법손인 월파당 천유 화상이전국 사찰의 풍기를 감찰하는 규정소를 두었고, 근대에는 조계종 초대 종정 효봉선 사가 머물며 입적한 곳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표충사는 시대마다 고승들의 발자취가 이어진 ‘영남불교의 큰 산맥’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보물로 지정된 삼층석탑

표충사 경내 깊숙이 들어 서면 조용한 산중에 서 있는 삼층석탑(보물 제1972호)을 만날 수 있습니다. 통일신라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의 양식 변화를 담고 있는 이 탑은 아래층 기단이 길고 2층, 3층이 점차 짧아지는 균형미가 돋보입니다. 2017년 10월 31일에 보물로 지정되었으며,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모습에서 ‘시간의 미학’이 느껴집니다.
재약산 생태탐방로와 연결된 산책길

표충사는 재약산 생태탐방로의 시작점이기도 합니다. 탐방로는 총 5코스로 이어지며, 등산을 즐기는 분이라면 표충사 참배 후 가벼운 산행을 함께 즐겨보세요. 가을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시기에는 탐방로 곳곳이 색색의 단풍으로 물들어 한층 더 아름답습니다.
사찰 관람을 마치고 내려오는 길에는 맑은 산수를 마실 수 있는 약수터가 있습니다. 등산객과 방문객이 잠시 머물며 목을 축이는 곳으로, 맑고 시원한 물 한 모금이 여행의 피로를 씻어줍니다. 가을 단풍이 절정에 다다른 지금, 표충사는 그 어떤 사찰보다도 고요하고 따뜻한 가을의 정취를 품고 있습니다.
표충사 이용정보

위치: 경상남도 밀양시 단장면 표충로 1338
문의: 055-352-1150
홈페이지: 표충사 공식홈페이지 / 밀양 문화관광
주차요금: 승용 4,000원 / 대형 9,000원
이용시간: 상시 개방 (연중무휴)
체험프로그램: 템플스테이 운영
접근성: 휠체어 이용 가능 경사로 및 장애인 화장실 완비

가을의 표충사는 단풍의 색보다 더 깊은 정신의 울림이 있는 곳입니다. 사명대사의 호국정신과 영남알프스의 절경이 만나는 이곳에서 단풍을 보고, 산길을 걷고, 고요히 마음을 비워보세요. 가을이 가장 아름다운 시간, 지금이 바로 밀양 표충사를 찾기 가장 좋은 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