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살해 후 “헤헤 거짓말”… 신고자 녹취에 담긴 박대성 웃음소리
전남 순천에서 일면식도 없는 10대 소녀를 이유 없이 흉기로 살해한 박대성(30)이 한 시민의 신고 덕에 경찰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신고 당시 박대성이 시민 옆에서 히죽거리며 “거짓말이야” 등을 외치는 녹취가 공개됐다.
박대성을 제압한 시민 A씨가 10일 JTBC에 전한 녹취를 들어 보면, 박대성은 신고 내내 옆에서 장난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A씨가 경찰에 “가게에 행패 부리는 사람이 있다” “차 깨버리고 난리가 아니다” “빨리 와 달라” 등을 말하는 중간중간 박대성은 끼어들어 “거짓말이에요”라는 말을 반복했다. 당시는 박대성이 약 1시간 전 살인을 하고 한 가게 앞에서 난동을 부리다 A씨에 의해 제압된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녹취에는 박대성이 “헤헤” 웃는 목소리가 고스란히 담겼다
A씨는 “(녹취 중간) 웃음소리가 박대성”이라며 “(나중에 살해범이라는 걸 알고) 이틀 동안 울었다. 박대성이 왜소했는데, 몸이 무서운 게 아니라 눈빛이 무서웠다. 악마를 본다고 할까”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한테 나타난 게 그나마 천만다행인 것 같다. 힘없는 학생들이나 어르신들, 이 상태로 봤을 때는 사고 칠 수도 있었겠다 (싶다)”고 했다.
박대성은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약 800m 쫓아가 살해한 직후에도 씩 웃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상황이 담긴 방범카메라 영상에는 박대성이 범행 뒤 맨발로 골목을 걸어가면서 고개를 옆으로 돌리더니 입꼬리를 올리고 웃는 모습이 포착됐다.
전문가는 박대성의 이 같은 상태를 ‘살인 후 각성’으로 분석했다.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9일 YTN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생활’에서 “살인의 욕구가 올라간 상태에서 그것을 실행하고 그 만족감으로 자기도 모르게 미소라든가 아니면 흥분된 상태가 유지되는 것을 ‘살인 후 각성’이라고 한다”며 “그런 상태가 유지되면 다른 살인까지 연결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이런 걸 연속살인이라고 하는데, 연속살인자 같은 경우 흥분된 상태가 유지된다”며 “자기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가거나 방방 뛰어다니고 이런 게 전형적인 증상”이라고 했다.
배 프로파일러는 “박대성은 노래방 등을 다니면서 계속 범행 대상을 찾고 다녔다. 다행히 혼자 일하는 여자 알바생처럼 자기가 공격할 수 있는 대상이 그때 없어서 천만다행”이라며 “연속살인은 짧은 시간에 여럿을 눈에 보이는 대로 공격을 하는 건데 범행 대상을 찾는 사이 쿨링이 돼서 심리 상태가 급격히 쪼그라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대성도 심리 상태가 쪼그라드니까 자기보다 몸이 크고 건장한 남자에게 말로는 시비를 걸지만 상대할 엄두를 못 내고 그냥 잡히는 것”이라고 했다.
박대성은 경찰 조사에서 “혼자 소주 4병을 마시고 만취 상태여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지만, 이는 거짓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지난달 28일 박대성 가게를 압수수색 한 결과 식탁에 소주병 4개가 올려져 있긴 했으나, 이 중 술이 모두 비워진 건 2병뿐이었다.
이와 관련, 배 프로파일러는 “기억나지 않는다는 건 본인의 변명일 뿐”이라며 “연속살인 범죄자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계획대로 실행하고, 그 뒤에 상황도 통제하려고 하는 심리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술을 마신 건 범행을 위해 자신의 몸을 데우기 위해서였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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