뙤약볕에서, 또 차가운 길바닥에서‥유가족이 지나온 시간들
[뉴스데스크]
◀ 앵커 ▶
지난 2년, 유가족들은 어떠한 고통과도 비할 수 없이 고통스러웠다고, 마치 1년이 10년처럼 더디게 흘렀다고 토로했습니다.
긴 고통 속 이들을 버티게 한 건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게 하겠다는 굳은 의지였습니다.
그날 밤 이태원에서 아들을 잃은 한 어머니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 리포트 ▶
저는 김의현의 엄마, 김호경입니다.
이곳은, 이태원 참사를 기억하고 소통하는 '별들의 집'입니다.
의현이는 서울광장에서 499일을 보내고 지금 이곳으로 와 머물고 있습니다.
녹사평역에 있던 분향소를 서울 시청광장으로 옮기던 날을 기억합니다.
의현이를 보낸 지 100일쯤 되던 날이었는데, 서울시는 '잊지 말아달라'고 호소하는 저희에게 '불법' 딱지를 붙이고, 2천여만 원의 변상금도 요구했습니다.
어렵게 분향소를 지켜낸 뒤엔 진실버스를 타고 전국을 돌았습니다.
[고 김용건 씨 어머니 (2023년 3월 27일)] "아들 생각에 하루하루가 힘들긴 하죠. 근데 이건 평생 갈 것 같아요 부모로서. 아들이 옆에 없다는 건‥"
걷기도 참 많이 걸었습니다.
어떤 날엔 비가 쏟아지고, 또 어떤 날엔 기온이 30도까지 올랐지만 얼마든지 견딜 수 있었습니다.
원래 서울 지리를 잘 몰랐지만, 이젠 서울시청과 용산, 국회까지 가는 길을 다 압니다.
특별법이 처음으로 국회를 통과한 지난 1월엔 거부권을 행사하지 말아달라고, 이태원역 1번출구에서 용산 대통령실까지 오체투지를 했습니다.
온몸이 얼어붙고 무릎은 다 까졌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습니다.
[김호경/고 김의현 씨 어머니 (2024년 1월 29일)] "유가족들이 표현할 수 있는 게 지금 이것밖에 없잖아요. 부모가 할 수 있는 게 삭발하고 겨우 오체투지하고‥"
결국 특별법이 통과되고 특조위가 시작됐을 때는 이제 됐다 싶었는데, 법원 판결을 보고 또 억장이 무너졌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이런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으려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다시 한 번 함께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별들의 집'에서 의현이 엄마, 김호경 이었습니다.
취재 : 변윤재 / 영상취재 : 허원철 전인제 / 영상편집 : 송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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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허원철 전인제 / 영상편집 : 송지원
변윤재 기자(jaenalist@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650672_365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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