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유사시 대비"…日, 타이베이에 핵대피소

일본이 대만 타이베이의 대사관격 시설에 핵 대피소를 설치했다. 중국의 대만 군사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나온 이례적 조치다.

일본이 대만에서 유사시에 대비한 카드를 꺼냈다. 대만에서 일본 대사관 역할을 하는 '일본대만교류협회' 타이베이사무소 관련 시설에 핵 대피소가 설치됐다고 산케이신문이 30일 보도했다. 일본산 핵 대피소가 해외에 설치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중국이 대만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위기관리 태세를 강화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방폭문·환기장치 갖춘 지하 대피소"

산케이에 따르면 일본 대피소 제조업체 '월드넷인터내셔널'은 올해 봄 타이베이사무소 관련 시설에 지하형 대피소를 설치했다. 이 대피소는 핵·생물·화학 무기 공격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방사성 물질 등 유해 물질을 제거하는 환기장치와 폭발 충격을 버티는 방폭 문을 갖췄다. 지진에 대비한 내진 성능도 확보하고 있다.(사진 출처=로이터·뉴스1)

"냉전기 유럽서 시작된 대피소, 아시아로"

핵 대피소는 냉전 시대 소련의 위협에 직면했던 핀란드와 영세 중립국 스위스를 중심으로 유럽에서 주로 구축돼 왔다. 이런 시설이 대만에 설치됐다는 것은 동아시아의 안보 긴장이 냉전기 유럽에 비견될 만큼 높아졌음을 보여준다. 일본대만교류협회는 외교 관계가 없는 양국의 창구로, 비자 발급 등 영사 업무와 교류 실무를 담당한다.(사진 출처=뉴스1)

"SLBM 시험까지…거세지는 中 압박"

중국은 지난해 12월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의 군사훈련을 실시했고, 당시 핵미사일 부대인 로켓군 병력도 배치했다. 올해 7월에는 태평양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시험으로 대미 핵 억지력 향상을 과시했다. 중국은 대만을 자국의 일부로 간주하며 통일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위협을 이어오고 있다.(사진 출처=뉴스1)

일본의 이례적 조치는 대만해협을 둘러싼 위기감이 실질적 대비 단계로 접어들었음을 상징한다. 중국의 압박과 주변국의 대응이 맞물리며 동아시아 안보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