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성 없는 시장, 분위기 바뀔 수 있을까? f. IBK투자증권 박근형 부장
#시장 동향
코스피는 3.19pt 하락한 2483.48pt로 출발했습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으로 인해 1시간 늦게 개장한 우리 증시는 개장 초반 코스피는 소폭 상승했고 코스닥은 강보합권을 형성하며 대체로 강세로 출발했습니다.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는 등 전날 미국 PPI 호조에 따른 인플레이션 완화 기대감, 미중 정상회담 이후 관계 개선 기대감 등이 반영된 점이 개장 초반 강세 요인이었습니다. 섹터별로는 시장 방향성이 분명히 나타나지 않은 가운데 상승 섹터와 하락 섹터의 수가 대체로 비슷한 가운데 자율주행 섹터가 특히 강세를 보였습니다.
고객예탁금 유입이 둔화되며 개인 수급은 약화됐습니다. 코스피는 대형주 중심으로 외국인, 금융투자가 주도했고 코스닥은 이틀 연속 2% 가까운 큰 폭의 상승을 보인 이후 숨 고르기에 들어갔습니다. 기업 실적 시즌이 일단락 되는 가운데 특정 테마를 중심으로 개별 이슈 중심의 장세였습니다. 암호화폐 시장 강세에 관련주가 상승했고 주류 온라인 거래를 검토한다는 소식에 관련주가 강세였습니다.
코스피는 2480선에서 제한적으로 등락을 반복했습니다. 오전에 2472pt까지 하락하기도 했지만 외국인의 현선물 순매수세가 유입되며 보합권을 지켰습니다. 지난 14일 다소 가파르게 하락한 달러 인덱스와 미국채 금리가 반등한 점은 증시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이었습니다.
삼성증권은 미중 정상회담에서 서프라이즈는 없었다고 평가했습니다. 기본골격에 대한 합의(발리, 기후, 지정학적 리스크 조정)외에 엑스트라 알파(군사협의와 펜타닐 규제)는 작아보였다고 평가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 후 돌아서는 기자회견에서 시진핑은 "독재자"라는 발언이 헤드라인을 채우고 시장을 가라앉혔다고 지적했습니다.
외국인은 코스피 전기전자를 중심으로 순매수 기조를 유지했습니다. 특히 삼성전자를 집중 매수했고 전체 순매수와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운수장비 업종도 매수한 반면 그 외에는 매도 우위였습니다. 최근 운수장비 업종은 양 주체 모두 매수 우위입니다. 코스닥에서는 의료정밀기기, 유통, 게임 등을 매수한 반면 2차전지, SW, 반도체 업종은 매도했습니다. 기관은 코스피 음식료, 화학, 철강, 서비스를 제외하고 매수 우위를 보였고 코스닥에서는 반도체, 기계 장비 외에는 매도했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가 반등하며 장 초반 1309원까지 상승했으나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증시 순매수에 1300원대를 하회했습니다.
업종별로는 한국전력을 중심으로 전기가스업이 강세였습니다. 섬유 의복 업종 내 태평양물산은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외국인과 기관 순매수 최상위권에 위치한 기아는 3%대 상승해 운수장비 강세를 주도했습니다. 반면 철강금속이 가장 부진했습니다. 이번주 부각된 인터넷주는 단기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서비스업 약세로 이어졌습니다.
코스닥은 개인 순매수세에 상승했고 업종별로는 게임주 강세에 디지털컨텐츠가 상승했습니다. 반도체, IT하드웨어도 강세인 반면 일반전기전자, 소프트웨어는 약세였습니다.
#업종 동향
1 . MS, 'AI 칩' 최초 공개에 韓 기업 수혜 전망... HBM 관련주 상승
15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MS)는 연례 개발자 회의 '이그나이트 콘퍼런스'에서 자체 개발한 AI 그래픽처리장치(GPU) '마이아 100'과 고성능 컴퓨팅 작업용 중앙처리장치(CPU) '코발트 100'을 선보였습니다. '마이아 100'은 엔비디아의 GPU와 유사한 형태의 AI 반도체로 생성형 AI의 기본 기술인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훈련하고 실행하는 데이터센터 서버를 구동하기 위해 설계됐습니다. CNBC 등 주요 외신들은 MS가 개발한 '마이아 100'이 엔비디아의 GPU 제품과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현재 전 세계 생성형 AI 훈련에 필요한 AI 칩 시장은 엔비디아가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수요에 비해 공급이 크게 부족한 상황입니다. 낮은 전력을 이용하도록 설계된 CPU인 '코발트 100'도 공개했습니다. 코발트100은 'Arm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만든 CPU로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더 높은 효율성과 성능을 내도록 설계됐습니다.
언론에 따르면 국내 업계에서는 MS와 구글 등 빅테크의 AI 반도체 자체 개발 경쟁이 단기적으로 새로운 기회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LLM을 학습시키고 AI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생산하는 HBM 등 메모리 반도체가 함께 장착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 빅테크가 자체 개발한 AI 반도체의 대규모 생산은 삼성전자 같은 파운드리 업체에 맡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2위(점유율 11.7%)인 삼성전자가 빅테크의 AI 반도체 생산 수주를 따내면 1위 TSMC를 추격할 발판이 될 수도 있습니다.
SK그룹의 IT계열사(SK텔레콤·SK하이닉스·SK스퀘어)들이 투자한 인공지능(AI) 반도체 자회사 사피온(SAPEON)은 이날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X330'을 공개했습니다. 국내 최초 데이터센터전용 AI 반도체였던 전작 X220 이후 3년 만에 나온 신제품으로 기존 X220에 비해 4배 이상의 연산 성능과 2배 이상의 전력 효율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 시장에서는 리노공업, 가온칩스, 테크윙, 티에스이, 에이피티씨, 케이씨텍 등 HBM 관련주가 상승했습니다.
BK테크인사이트(Tech Insight)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가 AI 반도체 내재화를 발표할 줄 알았는데 데이터센터를 통째로 내재화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AI 가속기 뿐만 아니라 CPU도 발표했고 출시 시기도 내년 초로 빨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에 발표한 것은 Maia 100 이라는 AI 가속기와 Cobalt 100 CPU 두 종류였지만 DPU라는 네트워크 연산 전용 반도체도 발표했기 때문에 사실 총 3종류를 발표한 것입니다. 최근 데이터 센터 반도체는 크게 CPU, GPU, AI가속기, DPU로 구성되는데 마이크로소프트가 GPU를 제외하면 데이터 센터에 필요한 모든 라인업을 내재화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데이터 센터 GPU가 그래픽 연산보다는 AI연산이 더 많다는 것을 고려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사실상 그래픽 작업을 제외한 거의 모든 주요 칩을 내재화 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마이아100은 칩의 성능 자체는 H100과 유사했고 다른 빅테크들의 자체칩을 압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AI 반도체는 수많은 개수를 병렬 연결하기 때문에 AI 반도체 간 통신을 위한 네트워크 성능이 중요한데 네트워크 성능에서는 H100마저 능가했습니다. 다만 Maia 100은 예상과 다르게 너무 낮은 HBM 대역폭으로 실제 성능에서는 MI300, H100 대비 뒤쳐질 것으로 보입니다. 자사의 GPT 서비스들을 위해 설계한 것이고 GPT 특성상 HBM 부문에서 병목이 많은데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가능한 가설은 Maia 100이 이미 GPT 성공 이전에 설계가 시작되었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HBM 대역폭만 아니었으면 진짜 H100을 능가하는 칩이 나왔을 것으로 분석됩니다. 가성비 측면에서는 Nvidia와 비교할 수 없기 때문에 Microsoft가 다음 AI 반도체 경쟁에서는 상당한 위협이 될 것으로 평가됩니다.
코발트100 CPU는 ARM의 레퍼런스 디자인을 상당 부분 채택하여 설계한 것으로 타사보다 뛰어나진 않지만 뒤쳐지지도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Amazon의 자체 CPU인 Graviton이 경쟁상대가 될 것으로 보이며 외부 판매도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내부 클라우드 연산을 더 싸게 처리하는 용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200G DPU에 대해서는 오늘날 DPU는 네트워크나 스토리지에 필요한 연산들을 전문으로 해주는 반도체로 CPU의 부담을 덜어주는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DPU 기업을 인수하며 해당 준비를 해왔는데 이로써 데이터 센터에 필요한 대부분의 포트폴리오를 완성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완전히 새로운 랙과 수냉 시스템도 공개했습니다. 칩을 모두 내재화한 마이크로소프트는 서버 틀에 해당하는 랙과 수냉 시스템도 자체 시스템에 맞게 완전히 새롭게 설계했습니다.
이번 발표를 종합하면 사실상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에 필요한 주요 연산 반도체들을 그래픽용 GPU 빼고 전부 내재화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2 . 수익성 개선 전망 및 OTT 가격 인상에 따른 수혜 기대감
지난 밤 사이 미국 시장에서 디즈니는 3% 넘게 상승했습니다. 그 이유는 행동주의 펀드 밸류액트 캐피탈(ValueAct Capital)이 디즈니 지분에 참여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Nelson Peltz, Dan Loeb에 이어 디즈니 이사진 참여 의사를 밝힌 세 번째 행동주의 펀드입니다.
디즈니가 행동주의 펀드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현재 주가가 상당히 ’저평가(undervalued)’되어 있고 ‘Pricing(가격)‘과 ’Cost control(비용 관리)‘ 전략을 통해 충분히 이익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입니다. 행동주의 펀드는 미디어 사업뿐 아니라 디즈니의 테마파크, 굿즈, 소비재 사업들이 상당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하나증권은 캡티브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과 콘텐트리중앙의 편성 매출은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스튜디오드래곤의 편성 매출은 3분기 누적으로 13%, 방영 회차는 24% 감소했으며 콘텐트리중앙의 방송 매출액은 작년 21% 감소에 이어 올해도 10% 내외의 감소가 예상된다고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편성 감소에도 불구하고 실적은 오히려 반비례하여 성장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2021년 대비 OTT 오리지널 등이 포함된 판매 매출액이 2배 이상 증가하면서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762억원(+17% YoY)을, 콘텐트리중앙은 OTT 선 판매 전략 강화를 통해 194억원(흑자전환, OPM 7%)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런 기현상은 역설적이게도 너무 많은 드라마가 제작되었기 때문으로 OTT에 선 판매 가능한 작품들은 제한되어 있고 나머지는 어려운 광고 환경으로 적자나는 작품들이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흐름을 감안하면 편성을 줄이는 대신 더 좋은 드라마 혹은 더 비싼 드라마가 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또 어려운 업황 속에서도 미디어 섹터의 반등을 기대하는 이유는 OTT발 가격 인상으로 이를 통해 증가한 OTT 업체들의 광고 매출이 향후 또 하나의 성장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이날 국내 시장에서는 래몽래인, 위지윅스튜디오, 콘텐트리중앙, 에이스토리 등 영상콘텐츠 테마가 상승했습니다.
3. 지능형 로봇법 개정안 시행 기대감
산업통상자원부와 경찰청은 개정 '지능형 로봇 개발 및 보급 촉진법'(지능형 로봇법)이 오는 17일부터 시행돼 실외 로봇을 활용한 배달, 순찰 등 신사업이 허용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0월 개정된 도로교통법 시행에 이어 이번에 지능형 로봇법까지 시행되면, 로봇도 법적으로 보행자의 지위를 부여받아 인도로 다니며 배달과 같은 일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인도로 다니는 로봇을 활용해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지정된 인증 기관에서 운행 안전 인증을 받아야 합니다. 인증 기관은 운행 구역 준수, 횡단보도 통행, 동적 안정성, 속도 제어, 원격 조작 등 16가지 항목의 평가를 거쳐 로봇에 '보행 면허' 격인 운행 안전 인증을 내줄 예정입니다. 현재 실외 이동 로봇 규제 샌드박스 실증 특례를 진행 중인 업체는 14곳으로 이 중 2개사가 연내 운행 안전 인증 신청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전날 정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데이터 경제 활성화 추진과제'를 발표했습니다. 정부는 우선 이달부터 규제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자율주행차·이동형 로봇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영상데이터 원본 활용을 허용할 방침입니다. 이미 규제샌드박스를 신청한 9개사에 대해서는 올해 중 승인을 추진하고 추가 신청시 신속 검토할 계획입니다. 또 자율주행 기업이 사용하는 정밀지도 업데이트 주기를 단축하고 비용 절감이 가능하도록 원본·정밀지도 데이터를 직접 거래할 수 있는 시장(플랫폼)도 조성할 계획입니다. 이에 따라 스마트레이더시스템, 퓨런티어, 라이콤, 현대오토에버, 라온피플, 두산로보틱스 등 자율주행차 뿐만아니라 로봇과 AI 테마가 상승했습니다. 현대오토에버는 전날 장 마감 후 모셔널애드(MOTIONAL AD INC.)와 1192억7700만원(최근 매출액 대비 4.33%) 규모의 공급계약(AWS PPA 빌링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하며 부각됐습니다.
4. 국세청, 주류 온라인 판매 해외사례 검토
일부 언론에 따르면 주류업계와 소비자 등을 중심으로 주류 통신판매를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주류 인·허가 및 유통 전권을 가진 국세청이 본격적인 해외사례 검토에 착수했습니다. 다만 정부 내에서 의견이 갈리고 있고 소상공인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돼 최종 결론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관계부처에 따르면 국세청은 ‘해외 각국의 주류 통신판매 현황 및 기타 규제사항 연구’에 대한 연구용역을 발주했습니다. 국세청이 주류 통신판매 관련 공식 연구용역을 발주한 것은 사상 처음으로 올해 연말까지 연구를 마친다는 계획입니다. 국세청이 이번 연구의 목적을 ‘통신판매를 허용 중인 국가의 주류 접근성을 낮추기 위한 별도규제에 대한 연구 검토 및 관련 규정의 개선방안’이라고 밝힌 만큼 통신판매 확대 가능성을 열어놓고 보완책을 만들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나라셀라, 제주맥주, 국순당, 보해양조 등 주류 테마가 상승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