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셀가 5만원이라는 전설의 포켓몬 배지
이 사진을 보라. 18종의 포켓몬이 눈꽃송이 속에 귀엽게 새겨져 있는 금빛 메탈 배지. 이 포켓몬을 가지려면 토스트를 사야해서 토스트 몇개씩 사놓고 랜덤깡이 벌어지기도 했는데 얼마 못가 조기 품절됐다.
마치 몇 년전 귀하다는 포켓몬빵 띠부씰을 찾아 편의점을 헤메다가 오박사님의 일침을 들었던 기억이 떠오르는데.
유튜브 댓글로 “포켓몬 배지는 왜 이렇게 조금만 만들었는지 알아봐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포켓몬 콜라보를 했던 이삭토스트에 전화했다.
[이삭토스트 관계자]
“사실 90%는 2일 차에 끝났어요. 3일 차 때 정말 조금 남아 있는 수량 소진한 거고 그거 소진되면서 이제 4일 차 때 저희가 솔드아웃 공지를 낸 거였고요. 이렇게까지 반응이 좋을 줄은 사실 몰랐죠.”
결론부터 말하면 이삭토스트는 포켓몬 배지의 인기가 이 정도일줄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뭐.. 암튼 그렇다고 한다.
이삭토스트는 올해 6월에도 토스트를 구매하면 포켓몬 배지를 주는 이벤트를 했는데, 당시에는 배지 12만개를 완판하는데 한달이 걸렸다고 한다.
그래서 1차 이벤트 판매실적을 기반으로 2차 이벤트 때는 물량을 늘려 만든 게 13만개다. 하지만! 예상과 완전 다르게 이번엔 4일만에 물량이 전부 소진됐다.
아무래도 겨울에 맞게 배경에 눈송이를 넣어 효과가 좋았다는 게 자체 평가라는데 1차 때와 이번 걸 비교하면 확실히 다르다. 이삭토스트에서도 왜 이거밖에 안 찍었냐고 항의를 많이 받았다고 한다.
[이삭토스트 관계자]
“굉장히 당황스러웠고 댓글들에도 왜 물량을 이거밖에 안 찍었냐라고 그런 댓글들도 많은데 저희 입장에서는 사실 조금 예상치 못한 수요의 급등이었죠.”
사실 포켓몬의 종류도 얼마 안된다. 1차 이벤트에는 포켓몬 15종, 2차때는 18종의 배지를 제작했다. 1세대 포켓몬만 151종이고 9세대까지 전체 포켓몬 수가 1000개에 가깝다는 걸 생각하면, 종류도 수량도 너무 적다.
그럼 이렇게 낮은 확률로 선정된 포켓몬들의 기준은 뭘까. 배지 컨셉이 눈꽃송이다보니 하늘색 배경과 하얀색 톤, 눈송이에 이질감이 없을 만한 포켓몬을 고르는 게 우선이었다고 한다.
또 사람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피카츄, 파이리와 같은 구세대 포켓몬 중에서 선택하다보니 1차 때는 15종 2차때는 18종으로 추려졌다는 설명.
거기에다 1차와 이번이 달랐던 점은 전설의 포켓몬 3종 세레비 뮤츠 루기아는 각각 별도로 디자인됐다는 거다. 1차에서도 전설의 포켓몬 ‘뮤’가 있었지만 일반 포켓몬과 디자인이 같았다. 전설인지 일반인지..사실 눈에 띄지 않는데 이번에는 시크릿이라는 이름으로 3종 다 다르게 디자인됐다.
랜덤깡에서 피카츄, 파이리와 같은 일반 15종은 뽑힐 확률이 같지만 13만개의 배지 중 전설 포켓몬 3종은 9%확률이어서 다른 것보다 나올 확률이 더 낮게 돼 있다. 그러다보니 토스트를 아무리 열심히 사먹어도 구하기가 많이 어려울 수 있다.
결국 조기 품절로 포켓몬 배지 못 구한 사람들은 중고사이트를 찾게 됐는데 전설 포켓몬 배지는 무려 5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고. 아직도 중고사이트에서는 3만원~5만원 사이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삭토스트에선 포켓몬빵 띠부씰과 차별화하기 위해 배지를 제작하고 있다고. 띠부씰은 비용은 저렴하지만 소장가치가 배지보다는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판단했고, 이번 눈꽃송이 에디션은 엄청나게 공을 들여 탄생한 거라고 한다.
[이삭토스트 관계자]
“배지들이 본 생산 들어가기 전에 이제 가생산을 계속 돌려요. 계속 돌려서 저희가 품질을 받고 거기서 색감 연출되는 거라든가 그리고 포켓몬 모양이 보시면 이제 금색으로 이렇게 따져 있거든요. 라인들이 그 라인의 미세한 두께까지도 저희가 다 컨트롤을 해요. 그 라인이 너무 얇으면은 캐릭터가 선명해 보이지 않고 그리고 너무 두꺼우면은 포켓몬들이 조금 둔해 보이는 느낌이 있어가지고 …”
그런 노력은 인정하지만 물량 면에서는 아쉬운 게 사실. 나만의 포켓몬 배지 라인업 갖출려면 아직 멀고도 험한 길이 남아있다.
다행스러운 건 이삭토스트는 포켓몬 회사와 3차 콜라보를 협의하고 있다고 하니, 이번에는 포켓몬 매니아들을 생각해서 통 크게 물량을 만들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