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이스라엘 무기 공급 중단해야”... 네타냐후 “악의 축 돕는 행위”

파리/정철환 특파원 2024. 10. 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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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은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전쟁을 벌인 지 꼭 1년이 되는 날이다. 이날 이스라엘 예루살렘 구시가지 성벽엔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에 의해 사망했거나 납치된 인질들의 사진과 함께 이들의 귀환을 소망하는 뜻을 담은 노란 리본의 이미지가 띄워졌다. /AFP 연합뉴스

“이스라엘에 무기 공급을 중단해야 한다”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발언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악의 축’을 돕는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미국과 서방 일각에서 이스라엘이 전쟁을 무리하게 계속하려 한다는 비판이 확산하려는 조짐을 보이자 이를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6일 “네타냐후 총리가 오늘 마크롱 대통령과 통화했다”고 밝혔다. 총리실 발표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마크롱 대통령에게 “이스라엘에 대한 제재는 이란과 그 대리인들에게 도움이 될 뿐”이라며 “이스라엘의 친구라면 이스라엘을 지원해야지, ‘악의 축’을 강화할 뿐인 제한(무기 수출 중단)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마크롱 대통령이 전날 프랑스 언론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전쟁을 멈추고 정치적 해결(휴전)로 돌아가야 한다”며 “이스라엘에 무기 공급을 중단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에 반발·항의한 것이다. 서방 지도자 중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공급 중단을 촉구한 것은 마크롱이 처음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에 같은 날 동영상 연설을 통해 “이스라엘은 지금 ‘문명의 적’들에 맞서 일곱 전선에서 스스로를 방어하고 있다”며 “마크롱 대통령의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수출 금지 요구는 부끄러운 일”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스라엘 총리실 발표에 프랑스 대통령실(엘리제궁)은 “마크롱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 한 통화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확인했다”며 “동시에 이제 휴전할 때가 됐다는 확신도 표명했다”고 전했다. 네타냐후의 비판과 항의에도 불구하고 마크롱 대통령이 자신의 발언을 철회하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낸 셈이다.

프랑스는 지난해 이스라엘에 총 3000만유로(약 440억원) 규모의 군용 물품을 수출했다. 이 중 공격 무기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를 근거로 “프랑스는 이스라엘에 무기를 공급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영국은 앞서 지난달 “국제 인도주의법을 위반할 위험이 있다”며 이스라엘에 대한 총 350건의 무기 수출 중 30건을 중단했다. 이스라엘은 이에 “영국이 정치적 압력에 굴복했다”며 “불공정한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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