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과 매화, 향기로 채우는
백양사 봄 소풍
천년고찰 백양사에서 봄의 시작을 알리는 홍매화가 활짝 피었다. 전라남도 장성군 내장산 자락에 위치한 백양사는 고즈넉한 산사의 정취 속에서 고불매 축제를 오는 3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간 개최한다.
축제 명칭은 ‘선·매·향(禪·梅·香)’. 수행과 매화, 향기로 채우는 이 특별한 행사에 힐링을 찾는 발길이 이어질 전망이다.
백양사 대웅전 앞뜰에는 350여 년 된 천연기념물 제486호 ‘고불매(古佛梅)’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고불매는 스님들과 함께 수행해온 매화라 하여 그런 이름이 붙었으며, 매년 3월 말이면 화사한 담홍빛 꽃과 진한 향기로 장성 백암산 자락을 물들인다.
단아한 자태와 수려한 곡선, 정갈한 가지 뻗음은 한 폭의 동양화를 닮았고, 매화나무의 원형을 오롯이 보여주는 고목의 품위를 간직하고 있다.
절 앞마당에 핀 진분홍빛 꽃은 산사의 고요함과 어우러져 더욱 깊은 봄의 정취를 선사한다.
고불매는 백양사와 깊은 역사적 인연을 지닌 존재다. 1700년경 이 일대에 매화가 식재되었고, 현재 백양사가 자리 잡기 전 절터에 있던 매화 중 생존한 홍매 한 그루가 지금의 고불매다.
1863년 절이 현재 자리로 옮겨지면서 함께 옮겨 심은 이 홍매는, 이후 백양사 정신을 상징하는 중요한 유산으로 자리 잡았다.
호남 5매 중 하나로 꼽힐 만큼 전국적으로도 손꼽히는 매화 명소이며, 수령과 아름다움, 역사성까지 겸비한 귀한 나무다.
이번 축제에서는 금강 스님의 선 명상 수행과 함께 넷플릭스 ‘셰프의 식탁’에서 세계적 주목을 받은 정관 스님의 사찰음식 체험이 마련된다.
여기에 백양사 탐방 스탬프 투어, 백양사 설화 속 양 캐릭터를 만나는 체험, 힐링 음악 선명상, 전통차 시음, 영상·사진전, 셀카 공모전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한편, 사찰 내 곳곳에 설치된 쉼터 공간과 느긋한 산책로는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조용한 휴식의 기회를 제공한다.
수백 년 된 갈참나무와 고로쇠나무가 도열한 숲길, 단풍 명소로도 유명한 쌍계루, 절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약사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비자나무 군락지 등 백양사 주변은 그 자체로 힐링 공간이다.
특히 쌍계루 연못에 비치는 고불매와 전통 건축물의 조화는 사진 애호가들 사이에서도 인기 높은 촬영지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