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발해인프라투융자회사가 유가증권시장 상장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기관투자가들로 구성된 기존 주주 21곳 모두 구주 의무보유를 확약했다. 상장규정상 구주 의무보유 확약 대상이 아님에도 모두 이에 동의하면서 대부분 의무보유 기간을 6개월로 설정한 반면, 교보생명과 대한소방공제회만 3개월로 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KB발해인프라는 구주매출과 신주발행으로 총 2000억원을 이번에 공모한다. 이달 증시 입성을 완료하면 공모희망가 기준 시가총액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KB발해인프라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KB발해인프라 주주 21개 기관 모두 보유수량 전량의 자발적 의무보유에 동의했다. 교보생명과 소방공제회를 제외한 19개 기관은 모두 6개월로 기간을 설정했다.

KB발해인프라는 KB자산운용이 운용을 맡아 사회간접자본시설(SOC)에 주로 투자하는 공모펀드로, 지난 2006년 KB국민은행과 국민연금 등 17개 기관이 출자해 설립됐다. 현재는 결성 당시보다 21개 기관으로 주주가 늘었다. 이들 기관 중 국민연금·공무원연금·한화생명·DB손해보험 등 14곳은 구주매출에 참여하면서 6개월 의무보유 확약에 동의했다. 증권신고서상 기재된 구주매출 규모는 1026만2303주로 총 상장예정주식 수의 8%에 해당한다.

구주매출에 참여하지 않고 기존 보유수량을 상장 이후까지 유지하기로 한 기관도 있었다. SC제일은행과 KB국민은행이 대표적이다. SC제일은행은 '삼성SOC코어인프라일반사모특별자산투자신탁제1호' 신탁은행 지위로 KB발해인프라 주식 1951만2195주를 보유한 지분율 17.15%의 최대주주다. KB국민은행은 12.61%(1433만9503주)를 가진 2대주주다.

두 은행 모두 KB발해인프라의 수익성을 고려해 구주매출에 참여하지 않으면서도 6개월 의무보유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KB발해인프라는 올해 하반기 기준 예상 배당수익률을 7.7%로 제시했다. 2006년 설립 이후 지난해 말 결산까지 KB발해인프라가 배당한 누적 금액은 1조144억원에 이른다. KB발해인프라는 △대구~부산 고속도로 △수석~호평 도로 △용마터널 △산성터널 △수원외곽순환(북부)도로 등 연간 약 1억800만대의 차량이 이용하는 우량 유료도로 자산에 투자해 운용수익을 배당하고 있다.

반면 교보생명과 소방공제회는 구주매출 물량을 내놓지 않고 의무보유 기간도 3개월로 설정했다. SC제일은행이나 KB국민은행처럼 구주매출에 참여하지 않으면서도 의무보유 기간을 6개월로 하지 않은 것은 투자전략상 유연성을 확보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교보생명과 소방공제회는 KB발해인프라 주식 477만9847주(4.2%), 191만1953주(1.68%)를 보유하고 있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교보생명과 소방공제회는 구주매출에 참여하지 않는 대신 의무보유 기간을 3개월로 설정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교보생명 관계자도 "구주매출 참여 여부에 따라 의무보유 기간을 3개월 혹은 6개월 중 선택한 것"이라며 "당사처럼 구주매출에 참여하지 않았음에도 의무보유 기간을 6개월로 설정한 기관들의 내부 사정까지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어 "상장 이후 구주매출 가격보다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을 반영해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교보생명과 소방공제회를 포함해 21개 전체 기관이 확약한 의무보유 물량은 전체 상장주식의 89.4%(1억1376만231주)에 달한다. 이를 통해 상장 직후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우려를 없앤 셈이다.

임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