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에 끌려왔어” 딸 목소리에 ‘철렁’…사채업자 가장한 보이스피싱
50~60대 대상으로 가족·지인 사칭
딸 휴대전화 번호로 전화가 오자 반가웠던 박모 씨는 흐느끼는 목소리에 당황했다.
딸은 울음을 섞어가며 “친구가 사채 돈을 빌렸는데 내가 보증을 서줬어. 나 지금 지하 창고 같은데 끌려왔어. 나보고 돈 내달래”고 말했다.
바로 낯선 남성이 “사채업자 이상철입니다. 아버님이 돈을 대신 갚으시면 따님 머리털 한 끗 안 다치고 집으로 가게 됩니다. 근데, 제가 오늘 돈을 못 보면 따님 몸속에 있는 콩팥 하나 떼서 돈으로 바꿀 겁니다”고 협박했다.
박 씨는 납치범이 요구한 3400만원을 보내기 위해 통장을 찾았다. 남편 모습을 이상하게 여긴 아내는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가 의심된다며 현금 인출을 저지했다.
딸이 걱정됐던 박씨는 경찰의 만류를 뿌리치고 은행으로 달려가 3400만원을 출금하려고 했다. 뒤따라온 경찰들이 지구대 휴대용 정보단말기(PDA)로 딸과 전화 연결을 시켜줬다. 박씨는 딸이 무사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9월20일 발생한 보이스피싱 협박 사고다. 당시 홍천경찰서 희망지구대 소속 이경찬 순경과 이재호 경위의 신속한 대처로 피해를 예방했다.
박씨는 22일 “당시 전화를 받자마자 울면서 말하니 딸인지 아닌지 구분이 잘 안 됐다”며 “딸 휴대전화 번호로 전화가 걸려오니 처음에는 속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가족이나 지인을 사칭하는 보이스피싱 수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발생한 보이스피싱 유형을 분석한 결과, 30·40대에서는 저리 대출 빙자가 38%, 50·60대 이상에서는 가족·지인 사칭이 48.4%로 많았다.
경찰에 따르면 변작 중계기를 이용해 피해자가 저장해 놓은 가족의 이름이나 전화번호가 뜨도록 조작하는 수법으로 범행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가족·지인 본인이 맞는지 직접 전화해 확인하거나 다른 전화기를 이용해 112에 신고해야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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