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선 동지, 호남에선 적…조국에 울고, 웃는 민주
민주당 텃밭 찾아선…조국 “특정 정당 무조건 찍는 일 없어져야”
조국 행보에 민주당 ‘불쾌감’…“연대한다면서 집안싸움 주도”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거야(巨野)의 '큰 집'인 더불어민주당이 '작은 집' 조국혁신당 행보에 일희일비하는 모습이다. 조국혁신당은 민주당이 주도하는 '릴레이 특검'과 '검찰 개혁'과 관련해선 우군을 넘어 선봉장을 자처하고 있다. 그러나 전남 영광·곡성에서 치러지는 10·16 재·보궐선거에선 민주당의 난적이 된 모습이다. 특히 최근 혁신당이 특검법보다는 재‧보궐선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자, 민주당 지도부에서 공개적인 '불쾌감'까지 표출됐다.
이재명의 '여의도 방패' 자처한 조국
혁신당은 정치권의 불문율이던 '대통령 탄핵'을 전면에 내걸고 거칠게 윤석열 정부를 몰아세우고 있다. 동시에 '이재명의 방패'를 자처하고 있다. 조국 대표는 '검찰개혁 드라이브'를 주도하면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검찰 수사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조 대표는 21일 검찰이 이재명 대표에게 징역 2년을 구형한 것을 두고 본인 페이스북에 "'시장 재임 시절에는 그 공무원을 알지 못했다', 이 발언을 이유로 검찰은 이재명 대표에게 양형기준표상 최고 수준에 해당하는 징역 2년을 구형했다"고 적었다.
이어 "청와대 근무 시절 많은 '부하 직원'을 만났고, 정치인이 된 이후도 그러하다. 그런데 다시 만나게 될 때 그분은 날 잘 기억하는데, 나는 그분의 이름이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내가 그분을 무시하거나 (그분에 대해서) 무관심해서가 아니라, '지위'에 따른 '인지의 비대칭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 경우 미안하다고 말하고 양해를 구한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그런데 이를 트집잡아 제1당의 대표이자 유력 대권후보의 정치생명을 박탈하겠다? '법치'의 명목 하에 벌어지는 '정치'에 대한 억압"이라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자신이 '이재명의 대선 경쟁자'라는 일각의 분석에도 선을 그었다. 조 대표는 16일 차 안에서 진행한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다음 대선에 출마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선 언급하기는 아직 이르다"면서도 "지난 대선에서 심상정 후보였다면 완주하지 않았을 것 같다"고 했다.
조 대표는 "지금 조국혁신당이 대중정당이 못 되고 있고 수권정당도 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며 "저의 경우도 예를 들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비교했을 때 경륜과 능력이 많이 모자란 상태"라고 했다.
조국 '특검 투표'에는 불참…민주당 "쇄빙선 내렸나"
그러나 최근 혁신당과 민주당 사이에는 미묘한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발단은 10·16 전남 영광·곡성군수 재선거다. '텃밭'을 사수하려는 민주당과, '1석'이라도 더 얻으려는 혁신당이 표심을 얻는 과정에서 서로를 향해 날 선 비판을 가하기 시작했다.
특히 조국 대표가 지방선거 지원 때문에 '김건희 특검법' 표결에 참석하지 못하자, 민주당은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19일 조국 대표가 본회의에 불참하자 정청래 의원은 혁신당 의원들을 찾아가 "조국 대표 안 나왔는데. 이래도 되는 거야"라며 "이런 식으로 의정활동 하면 되겠어"라고 뼈가 있는 듯한 농담을 던졌다.
20일 주철현 민주당 최고위원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불과 반년 전 조국 대표는 혁신당 창당 이후 호남을 찾아 민주당과 항상 연대하겠다고 하면서 전남에서 민주당을 상대로 집안싸움을 주도하고 있다"며 "조국 대표는 쇄빙선을 자임했던 초심을 돌아보고 지금은 진보 진영이 똘똘 뭉쳐서 외연 확장하고 윤석열 정권의 폭주를 막아야 하는 상황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친명(親이재명)계 김민석 최고위원은 '김건희 특검법' 표결에 혁신당 의원들이 참석하지 못한 것을 두고 "쇄빙선 내려서 동네 선거하냐"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다 언론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민주당의 이 같은 공세에 혁신당은 거친 맞대응은 자제하는 모습이다. 그러면서도 제1 야당인 민주당이 소수당과의 '건전한 경쟁'에 과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규원 혁신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동네 선거에 국회의원과 광역의원 57명, 기초의원 210명 등이 망라된 300명이 넘는 '매머드급' 선대위를 꾸리는 거냐"며 "혁신당에 대한 민주당의 비난이 위험수위를 넘나든다"고 지적했다.
조국 대표는 이날 전남 영광군수 후보로 나선 장현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특정 정당이라고 해서 무조건 찍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며 "그것이 바로 정치 발전이고, 지역 발전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더 좋은 정책, 더 좋은 영광 발전을 위해 민주당과 혁신당은 공정하게 경쟁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송기인 신부 “문재인 가족이 원해서 제주의 내 집 팔았다” - 시사저널
- 김건희 여사는 왜 ‘비호감 영부인’이 됐을까 - 시사저널
- 한동훈의 ‘별의 순간’?…‘20% 성적표’ 尹과 갈라서야 올까 - 시사저널
- ‘추석 응급실’ 당직 교수 “뺑뺑이 타령 그만…골든타임 얼마 안 남았다” - 시사저널
- “40억원 넘을 듯”…오타니 50호 홈런공 주운 ‘행운의 관중’ - 시사저널
- 직접 소방헬기 올라탄 응급실 의사…급성심근경색 환자 살렸다 - 시사저널
- 실종된 딸 찾아 전국 헤매던 한 가족의 비극 [정락인의 사건 속으로] - 시사저널
- “비타민제? 너무 많이 챙겨 먹어 문제” - 시사저널
- ‘왜 자꾸 살이 찌지?’…야금야금 체중 늘리는 생활습관 3가지 - 시사저널
- 산통만큼 지독한 ‘요로결석’ 통증, 하루 물 10잔으로 예방할 수 있다 - 시사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