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개정안이 기업 경영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봅니다.

의류브랜드 탑텐·지오지아 등을 운영하는 신성통상이 자발적 상장폐지를 위한 공개매수에 나섰지만 2년 연속 고배를 마셨다. 대주주가 정한 가격이 너무 저렴하다고 판단한 일부 소수주주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데 실패한 것이다. 물론 두 번의 공개매수 과정에서 상장폐지 요건에 근접한 만큼 추가 매수나 포괄적 주식 교환 등 후속 조치를 거쳐 작업을 완료할 것으로 보인다.
비상장사 전환 이후 막대한 사내 유보금이 비공식적으로 오너 일가에 돌아갈 것이라는 의심이 제기되는 가운데, 그간 인색한 주주환원 행보와 대비되는 회사의 상장폐지 결정은 주주 권익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역행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성통상 최대주주인 가나안과 2대주주 에이션패션은 지난달 9일부터 이달 9일까지 공개매수를 진행한 결과 1534만8498주를 취득했다. 염태순 신성통상 회장 일가를 포함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은 기존 83.37%에서 94.55%까지 지분을 늘렸다. 자발적 상장폐지 조건인 95%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이들은 신성통상 지분 100%를 확보할 계획으로 주당 4100원에 공개매수를 실시했다.
앞서 지난해 6월 1차 공개매수 당시 주당 2300원을 제시해 5.9%의 지분만 추가하는 데 그친 대주주 측은 올해 이보다 1800원 올려 2차시도에 나섰다. 그러나 2021년 신성통상 오너 일가 간 지분 거래가인 주당 4920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저렴한 가격이라는 반발에 부딪치며 자발적 상장폐지는 다시한번 무산됐다.
소액주주들이 공개매수 과정에서 가격 책정을 둘러싼 형평성 논란 외에도 문제 삼는 부분은 그간 주주환원이 현저히 부족했다는 점이다. 신성통상은 2012년 이후 10여년 가까이 배당을 하지 않다가 2023년에야 주당 50원의 소규모 배당을 실시했다. 그 사이 축적된 미처분이익잉여금은 1분기 말 기준 3800억원을 넘었다.
반면 같은 시기 오너 일가가 지배하는 비상장사 가나안과 에이션패션은 배당성향이 최대 50%에 육박하는 등 적극적인 배당 정책을 유지했다. 일각에서는 신성통상이 비상장사로 전환하고 난 뒤 적극적인 배당을 통해 잉여금을 소진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결국 상장사는 유보금만 쌓아두다가 오너 일가가 이를 회수하는 구조라는 비판이다.
박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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