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에 보복운전 뒤 추돌… 죄질 나쁘다며 판결은 '집행유예'

"우회전 위해 차로 변경, 일시정지" 주장하며 혐의 부인

자신의 승용차 앞으로 끼어든 버스를 상대로 보복운전해 추돌사고를 이르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가 법원으로부터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1일 인천지방법원 형사18단독 윤정 판사는 특수상해 및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A씨(45)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A씨는 지난 2022년 10월25일 인천 서구 석남동의 한 도로에서 자신의 G80 승용차를 몰던 중 B씨(52)가 운전하는 시내버스 앞으로 갑자기 끼어들며 급정거해 자신의 차를 들이받도록 사고를 유발한 혐의다.

조사 결과 A씨는 B씨의 버스가 자신의 차 앞으로 끼어든 것에 화가 나 해당 버스를 약 300m 쫓아가 추월한 뒤 보복운전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고로 버스 운전자 B씨는 전치 2주의 부상을 입었고 피해 버스는 263만원 상당의 수리비가 청구될 정도로로 파손됐다.

A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사거리 횡단보도 앞에서 우회전하기 위해 차로를 변경하고 일시정지한 것"이라며 "갑자기 끼어들어 급정거함으로써 B씨에게 상해를 가하거나 버스를 손괴할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법원은 G80이 버스를 추월하면서 차선을 변경할 때 방향지시등을 점등하지 않은 점과 G80의 블랙박스에 피해 버스가 G80 앞으로 끼어드는 상황이 발생된 뒤부터 A씨가 계속 욕설하는 것이 발견되는 점 등에 비춰 A씨의 범죄사실이 인정된다고 봤다.

윤 판사는 "이 사건 범행은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위험성이 높다는 점에서 죄질이 좋지 않다"며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한 점 등도 양형에 종합했다"고 설명했다.

김창성 기자 solrali@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