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매도 물량, 부동산 2차 조정기 오나? f. 광수네복덕방 이광수 대표
# 매물 증가·거래 급감…강남불패는 없다?
최근 강남 집값이 3억가량 빠졌다는 뉴스가 많은데, 바로 몇달 전에는 반대 상황이었습니다. 뉴스만 따라가면 본질을 못 보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살펴보려고 합니다.
가격은 수요와 공급으로 이뤄집니다. 수요가 증가하면 가격은 오르고, 수요가 감소하면 가격이 빠지는데요. 현재 한국의 아파트 수요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 갭 투자 현황을 보면 2020년 5월 당시에는 6000명 이상이 서울에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샀습니다. 평균적으로 집값이 오를 땐 2000명 이상이었는데, 올해는 950명 정도로 회복했다가 200명 밑으로 떨어졌는데요. 수요가 다시 감소하면서 변동폭이 큰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실수요는 변동폭이 크지 않지만, 투자 수요는 눈에 띄게 차이 납니다. 가격이 크게 움직이는 요인은 투자 수요 때문이라는 겁니다. 이렇게 투자 수요가 급변등하는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합니다. 앞으로 집값이 하락한다고 말하는 건 투자 수요가 쉽게 살아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서울 아파트 매도물량이 7만8000호를 넘어가고 있습니다. 통계가 집계된 이후 최고 수준인데요. 과거 집값이 오를 때 6만가구에서 5만가구로 매도물량이 떨어졌습니다. 투자로 산 수요가 많아서 변동성이 커진 겁니다.
서울 주택 중에서 43.5%만 자기집에 거주합니다. 56.5%는 투자목적으로 집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이런 이유로 공급이 줄었다가 늘었다가 하는 건데, 최근엔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투자목적으로 가지고 있는 집을 왜 팔려고 할까요?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떨어지기 전에 수익을 얻으려고 하는 겁니다. 매도물량 지표는 집값을 전망하는데 중요한 요소입니다. 투자 수요가 감소하고 매물이 증가하면 집값은 당연히 하락할 겁니다. 집값이 상승하기엔 상당히 어려운 구조로 가고 있습니다.
다만 강남, 여의도, 용산 등 전통적으로 고가인 지역은 여전히 비싸기 때문에 강남불패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양극화와 강남불패 이야기는 20년 전부터 계속 나왔던 말입니다. 호가가 올라와 있는 것이지 거래되진 않습니다. 사람들은 '강남에 누구나 살고 싶어하기 때문에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데, 저는 틀린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사고 싶은 마음보다 돈이 있어야 살 수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쉽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강남에 모든 사람이 살고 싶어서 가격이 안 빠진다는 말은 성립되지 않는 말입니다.
2009~2010년 부동산 관련 기사들입니다. 국토부 장관 이름만 바꾸면 지금 기사 헤드라인과 같습니다. 이때도 잠실 30평대 아파트 실거래가격을 보면 13억대에서 7억대로 빠졌는데, 공급 부족 이야기가 나오면서 반등하자 언론에서는 내년 집값이 오른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2012~2013년까지 8억대로 하락했습니다. 지금과 비슷한 상황이기 때문에 기사 제목보다는 여러 지표를 보고 판단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