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는 어떤 화장품을 사용할까?
한국 배우와 K-팝 스타들의 광채 나는 피부를 보며 감탄하는 외국인이 많다고 해요. 전 세계적으로 K-뷰티 열풍이 불고 있는 요즘! MZ 맞춤형 경제 콘텐츠 뉴스레터 '어피티'가 머니레터 구독자 351명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MZ세대는 어떤 화장품을 사용하고 있는지, 또 K-뷰티 열풍에 대한 MZ세대의 생각은 어떤지 알아봤어요. 자세한 내용은 정책주간지 'K-공감'에서 확인하세요.
화장품 선택의 기준?
“브랜드보다 기능성”
“잠들기 전 스킨케어는 필수!” 99.7%
‘귀찮은데 그냥 아무것도 바르지 말고 잘까?’ 하는 생각 한 번쯤 해봤을 텐데요. 그러나 설문조사 결과 스킨케어를 건너뛰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저녁 세안 후 몇 개의 화장품을 사용하는지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99.7%가 ‘최소 1개 이상의 화장품을 바른다’고 답했어요. 스킨케어는 선택이 아닌 필수인 거죠. 구체적으로 62.4%는 ‘2~3개의 제품을 사용한다’고 답했고 ‘4~5개를 사용한다’도 27.6%에 달했어요. 이 밖에 ‘한 가지 제품만 사용한다’ 7.4%, ‘6개 이상 사용한다’ 2.3%, ‘사용하지 않는다’가 0.3%로 나타났어요.
그렇다면 MZ세대는 어떤 기준으로 화장품을 고를까요? 설문 결과에 따르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제품의 기능성(30.2%)’이었어요. ‘가격 대비 성능(29.4%)’도 비슷한 선택을 받았어요. ‘성분의 안전성’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답변도 22.2%로 적지 않았어요. 반면 ‘인플루언서의 추천’이 실제 구매 결정에 미치는 영향은 1.4%에 불과했어요. ‘브랜드 이미지(3.4%)’도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어요.
화장품의 기능도 다양한데요. 그중에서 어떤 기능을 특히 중요하게 생각할까요? 설문 결과 ‘보습’이 52.7% 로 가장 많았고 뒤를 이어 23.7%가 ‘트러블 관리’를 꼽았어요. 미세먼지나 기름진 음식 등 피부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는 요인들이 많은 탓에 트러블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보여요. ‘노화 방지’, ‘모공 관리’는 각각 8.8%, ‘미백’은 5.4%로 상대적으로 낮은 선택을 받았어요. 10여 년 전만 해도 ‘미백’은 국내 뷰티 시장의 대표 키워드였지만 요즘에는 자연스러운 피부톤을 더 선호하는 것 같아요.
화장품 구매 채널에서도 흥미로운 변화가 나타났어요. 화장품을 주로 어디에서 구매하는지 묻는 질문에 올리브영과 같은 ‘로드숍(275명)’과 ‘온라인 쇼핑몰(259명)’이 압도적인 선택을 받았거든요. 특히 ‘다이소’와 같은 저가 매장을 이용한다는 응답(55명)도 꽤 많았어요.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자리 잡기도 했지만 저가 화장품의 품질이 전반적으로 향상된 덕분으로 보여요. 반면 ‘대형마트나 약국(10명)’, ‘해외 직구(6명)’ 등은 상대적으로 적었어요. 해외 직구 비율이 낮은 것은 K-뷰티의 경쟁력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것을 반증하는 결과예요.
“다양한 인종 고려한 화장품 만들어야” 46.1%
K-뷰티의 인기를 실감하느냐는 질문에는 78.9%가 세계적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고 답했어요. Z세대 드럼 님은 “화장품 전문 매장이나 다이소 뷰티 코너에 가보면 한국인보다 해외 관광객이 훨씬 더 많은 걸 볼 수 있어요. 또 유튜브나 틱톡 같은 쇼트폼 플랫폼에서도 외국인들이 K-화장품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자주 봐서 K-뷰티의 인기를 실감하고 있어요”라고 말했어요.
K-뷰티가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이유에 대해서는 42.7%가 ‘우수한 스킨케어 제품’을 경쟁력으로 꼽았어요. 해외 소비자들이 부러워 하는 ‘촉촉하고 깨끗한 피부’의 비결이 바로 스킨케어 제품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 뒤를 이어 ‘저렴한 가격’이 29.1%로 2위를 차지했어요. 11.1%는 ‘K-팝이나 K-드라마와의 연관성’을, 4.3%는 ‘혁신적인 성분과 기술’을 꼽았어요.
Z세대 heeaejenn 님은 “외국인 친구와 화장품 매장에 갔는데 스킨케어 제품에 대한 관심이 정말 많았어요. 다만 제품이 너무 많다 보니 자신한테 맞는 게 뭔지 결정하기 어려워 하더라고요”라며 제품의 다양성이 장점인 동시에 선택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어요.
K-뷰티의 경쟁력과 관련해선 무려 79.7%가 ‘K-뷰티가 해외 제품보다 우수하다’고 평가했어요. 반면 ‘외국 화장품이 더 경쟁력이 있다’고 한 응답자는 0.6%에 불과했어요. 또 K-뷰티가 글로벌 시장에서 더 큰 성공을 거두기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다양한 피부 타입 및 인종에 맞춘 제품 개발(46.1%)’을 꼽았어요.
K-뷰티의 성장을 위해 필요한 것은?
이번 설문에서 흥미로운 점은 MZ세대가 스킨케어와 메이크업을 확실히 구분하고 있다는 것이었어요.
M세대 고야고야 님은 해외에서의 경험을 공유하며 이렇게 말했어요. “해외 유학 시절에 유명하다는 외국 화장품을 모두 사용해봤지만 한국 제품이 제 피부에 더 잘 맞았어요. 하지만 메이크업은 달랐어요. 파운데이션만 해도 수십 가지 컬러가 있어서 선택의 폭이 넓어요. 지금도 그 제품은 해외 직구로 사용하고 있어요. K-뷰티도 더 다양한 메이크업 제품들을 만들면 글로벌 시장에서 더 큰 성장을 거둘 수 있지 않을까요?”
설문 결과를 봐도 스킨케어 제품은 피부 타입에 관계없이 누구나 사용할 수 있지만 색조 화장품은 한국인의 피부색에 맞춰져 있다 보니 세계 시장의 진출이 쉽지 않을 거라는 의견이 많았어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많은 응답자가 다음 사례를 언급했어요. 최근 한 국내 화장품 브랜드가 흑인 피부톤에 맞는 색조 화장품을 개발해서 유명 흑인 뷰티 크리에이터에게 선물했어요. 그걸 받아들고 감동하는 크리에이터의 영상이 온라인에서 큰 화제가 됐어요. 덕분에 해당 브랜드는 해외 매출이 급증했고요. K-뷰티 메이크업 분야에서 세계인의 피부를 아우르는 제품 개발이 필요하다는 거죠. 이 밖에도 ‘현지화된 마케팅 전략(23.1%)’, ‘친환경 및 지속가능성(9.7%)’, ‘한류 콘텐츠와의 연계 마케팅(8.3%)’ 등을 K-뷰티의 과제로 꼽았어요.
이와 관련, M세대 김자네 님은 “제가 자주 쓰는 화장품 브랜드는 플라스틱 대신 알루미늄이나 유리 패키징을 쓰고 샴푸바를 만들고 해양폐기물 플로깅을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등 환경을 생각하는 회사의 방향성이 제가 추구하는 가치와 맞아서 계속 구매하고 있어요”라고 말했어요.
K-팝이나 K-드라마의 인기를 넘어 이제 K-뷰티는 한류의 중요한 장르가 됐어요. MZ세대도 더 이상 비싼 외국 제품을 찾기보다 K-뷰티 제품이 더 싸고 기능이 좋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었어요. K-뷰티의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뭐가 더 필요한지 고민해야 할 때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