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머스크의 스페이스X, 위성통신 서비스 두고 갈등

아이폰 제조업체 애플이 위성 기반 통신 서비스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와 충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스페이스X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기존의 무선 신호가 터지지 않는 곳에서 위성 기반 통신이 가능하도록 대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며 스페이스X와 제한된 주파수 대역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애플이 우주 관련 분야에 투자하자 머스크가 이에 반발했고 스페이스X는 미국 규제 당국에 애플의 위성 기반 통신 확장 계획이 지연되도록 압박한 것으로 전해진다.

애플은 미국 위성통신 업체인 글로벌스타와 협력해 아이폰에서 자체 위성 연결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사용자들은 이 기능을 통해 아이폰이 터지지 않는 지역에서도 긴급 메시지를 보내고 긴급 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 애플은 지난해 글로벌스타가 새로운 위성 네트워크를 구축해 아이폰의 위성 기반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도록 최소 10억달러를 투자했다. 글로벌스타는 저궤도 위성을 발사하기 위해 스페이스X와 협력한다.

스페이스X는 550개 이상의 스타링크 위성을 발사했고 이를 통해 휴대전화를 연결할 수 있다.

일부 관계자들은 스페이스X와 협력업체인 T모바일이 아이폰에서 스타링크 서비스 제공을 추진하면서 양측 갈등이 최근 몇 달 동안 더욱 심화됐다고 전했다. 결국 양사는 협상을 벌인 끝에 합의에 도달했고 그 결과 올여름부터 최신 아이폰에서 스페이스X와 T모바일의 위성 휴대전화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최근 스페이스X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 글로벌스타가 애플의 지원을 받아 구축하려는 새로운 위성 네트워크의 특정 주파수 대역 사용 허가 요청을 기각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애플과 스페이스X 경영진은 아이폰이 스페이스X 위성에 직접 연결되도록 하는 방안을 두고 간헐적으로 논의를 진행했지만 구체적인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WSJ은 애플이 통신이 원활하지 않은 지역에서 스타링크의 위성통신 서비스를 활용하면 아이폰 판매 증가로 이어질 수 있고 스페이스X는 스타링크 이용자를 늘릴 수 있다며 “어떻게 보면 두 회사가 각자의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 서로를 필요로 한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애플이 글로벌스타와의 협력만으로는 필요한 위성을 모두 확보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앞서 2022년 8월 스페이스X와 T모바일은 휴대전화가 터지지 않는 지역에서도 문자를 보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애플도 위성 긴급 문자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에 대해 애플 내부에서는 스페이스X가 자사 계획을 사전에 알게 돼서 먼저 선수쳤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애플은 머스크이 이끄는 전기차업체 테슬라와도 자율주행 기술 개발 인력을 두고 경쟁을 벌여왔다. 또 양측은 애플 앱스토어에서 머스크가 소유한 소셜미디어(SNS) X(구 트위터) 배포와 관련해서도 갈등을 겪었다.

최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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