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한국 K2 전차 최대 400대 도입 검토"… 알제리와 군비경쟁 본격화

북아프리카의 오랜 라이벌 모로코와 알제리의 군비 경쟁이 한국 방산업계에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고 있습니다.

국교 단절 상태인 두 나라가 무기 도입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모로코가 한국의 K2 전차를 최대 400대 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번 거래가 성사된다면 K2 전차의 수출 역사에서 가장 큰 규모의 계약이 될 것으로 보이며, 한국 방산의 중동·북아프리카 진출에도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입니다.

모로코의 K2 전차 도입 계획, 국제 미디어가 주목하다


Defence Blog는 지난 17일 "모로코가 한국으로부터 K2 전차를 최대 400대 구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매체는 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모로코는 미국제 에이브람스 전차에만 의존하는 현행 체제로는 최신 운용 요건을 완전히 충족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전했죠.

이 보도가 나온 뒤 한국은 물론 중동, 북아프리카, 유럽의 주요 미디어들이 일제히 이 소식을 다루면서 국제적인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모로코와 한국의 방산 협력은 사실 최근에 시작된 것이 아닙니다.

모로코는 2022년 한국과 접촉해 K2 전차 도입을 위한 예비 협상을 시작했으며, 2025년 4월에는 "양국이 K2 전차, KSS-II 잠수함, 천궁(KM-SAM) 중거리 방공시스템 조달을 위해 교섭을 실시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Defence Blog는 "2025년 봄 모로코가 K2 전차에 대한 관심을 정식으로 표명함으로써 구매가 구체화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계약이 성사될 경우 K2 전차의 운용국은 한국, 폴란드, 페루에 이어 모로코까지 4개국으로 확대되며, 이집트, 아르메니아, 루마니아 등도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복잡한 전력 구성에서 벗어나려는 모로코 육군


모로코 육군의 전차 전력은 상당히 복잡한 구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모로코는 SEPv3를 포함한 에이브람스 전차 약 200대, 러시아제 T-72 약 200대, 구형 미국제 M48 약 200대, M60 약 300대를 보유하고 있죠.

스페인의 방산 전문 매체 Infodefensa는 "모로코 육군의 전차는 복수의 규격이 혼재한 복잡한 전력 구성으로 되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모로코 육군이 운용중인 에이브람스 전차

이런 복잡한 전력 구성은 유지보수와 운용 면에서 상당한 비효율을 초래합니다.

각기 다른 제조사와 세대의 전차들은 서로 다른 부품, 탄약, 정비 체계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죠.

Infodefensa는 "에이브람스 SEPv3의 생산 능력과 수출 능력도 여유가 없어지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모로코는 에이브람스보다 운영 비용이 상당히 저렴한 K2에 주목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K2 전차는 에이브람스에 비해 연료 효율이 높고 정비가 용이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장기적인 운용 비용 측면에서 유리한 것이 사실입니다.

프랑스 독립 이후 계속된 모로코-알제리 갈등


모로코가 이처럼 대규모 전차 도입에 나서는 배경에는 이웃 국가 알제리와의 오랜 갈등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두 나라는 독립 이후 줄곧 긴장 관계를 유지해 왔죠. 양국의 갈등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습니다.

먼저 정치 체제의 차이가 있습니다. 모로코는 입헌군주제를, 알제리는 공화제를 채택하고 있죠.

하지만 가장 큰 갈등 요인은 서사하라 문제입니다.

모로코가 영유권을 주장하는 서사하라의 독립을 내건 폴리사리오 전선을 알제리가 지원하면서 양국 관계는 더욱 악화됐습니다.

여기에 모로코가 서사하라 영유권 승인과 교환으로 팔레스타인과 대립 관계에 있는 이스라엘과 국교를 수립하면서 양국 관계에는 여러 화종이 굴러다니게 됐죠.

결국 알제리는 "모로코가 적대적인 행동을 계속하고 있다"는 이유로 2021년 8월 국교 단절을 통고했습니다.

군비 확장 경쟁으로 치닫는 북아프리카


국교 단절 이후 양국은 현재까지 적극적으로 군비 확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Infodefensa는 "모로코의 K2 전차와 천궁, KSS-III 잠수함에 대한 관심은 적대국인 알제리의 군비 확장에 대응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알제리도 러시아, 중국 등으로부터 최신예 무기를 대거 도입하며 군사력 강화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모로코가 한국 무기 체계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전차만이 아닙니다.

Infodefensa는 모로코가 천궁 중거리 방공시스템과 KSS-III 잠수함에도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죠.

이는 모로코가 육상 전력뿐만 아니라 방공 및 해상 전력까지 종합적으로 강화하려는 의도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특히 천궁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된 한국형 방공시스템으로, 중동 지역에서도 그 성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메르카바 전차 도입 무산이 K2 선택의 배경?


모로코가 K2 전차에 대한 관심을 높인 데는 또 다른 배경이 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미디어는 2023년 7월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통적인 육상 장비에 대한 수요가 높아져, 보관되고 있던 구식 메르카바 전차(Mk.2와 Mk.3)가 매각되게 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후 보도를 통해 매각처가 키프로스와 모로코라고 밝혀졌죠.

메르카바 전차

하지만 2023년 10월 하마스와의 전쟁이 발발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이스라엘은 자국의 안보 상황이 악화되자 메르카바 전차 매각 계획을 백지화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작전에서 보관 중이던 구형 메르카바 전차들을 재투입했다는 보도가 있었죠.

모로코가 K2 전차에 대한 관심을 높인 것은 메르카바를 입수할 수 없게 된 것도 관계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방산의 중동·북아프리카 진출 가속화


모로코의 K2 전차 도입이 성사된다면 한국 방산업계에는 여러 측면에서 의미가 큽니다.

우선 400대라는 규모는 폴란드의 1000대 도입 계약 다음으로 큰 것이며, 단일 중동·북아프리카 국가로는 최대 규모가 될 것입니다.

이는 한국 방산이 유럽을 넘어 중동·북아프리카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증거죠.

또한 모로코가 K2 전차뿐만 아니라 천궁 방공시스템, KSS-III 잠수함까지 패키지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이는 단순한 무기 판매를 넘어 한국이 모로코의 전략적 방산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회인 것입니다.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에서 한국 방산의 입지가 강화되면, 이집트, 아르메니아, 루마니아 등 K2 전차 도입을 검토 중인 다른 국가들의 결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모로코와의 계약이 성사될 경우, 한국 방산은 명실상부한 글로벌 방산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