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웹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은 지난해 개봉과 동시에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으나 흥행 성적은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312억 원이라는 역대급 제작비가 투입됐지만 개봉 전 제시된 손익분기점 600만 명에는 한참 못 미치는 106만 명의 관객만이 극장을 찾았고 원작 팬덤과 관객들의 평가 역시 냉담했다.
현실과 판타지가 교차하는 ‘멸망한 세계’
영화의 주 무대는 현실과 픽션이 뒤섞인 ‘멸망한 세계’다. 김독자는 폭력적인 학창 시절을 웹소설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으로 버텨냈던 인물이다. 그에게 작품은 오락물이 아닌 삶의 버팀목이었다. 계약직 마지막 날 자신이 그렇게 애정하던 소설의 결말이 주인공 유중혁만이 홀로 살아남는 씁쓸한 파국임을 확인한 뒤 깊은 허탈감에 빠진다. 그는 충동적으로 작가에게 분노 어린 메일을 보낸다.

현실이 변하는 시점은 퇴근길 지하철 3호선. 김독자는 동기 유상아와 정규직 전환 실패, 회사에 대한 씁쓸한 이야기를 나누다 오후 7시가 되자 상상을 뛰어넘는 광경을 마주하게 된다. 도깨비가 등장해 인류가 ‘성좌’라는 존재들의 구경거리가 됐다고 선언하고 열차는 순식간에 공포의 공간으로 변한다. 주어진 시간 안에 생명을 죽이지 않으면 모두 죽게 되는 시나리오가 강제로 시작되고 객차 안에서는 실제 살인이 벌어진다. 혼란과 공포, 극한의 생존 본능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어룡의 습격으로 열차는 전복되고 만다.

김독자는 이 시나리오가 자신이 수년간 읽어온 웹소설의 전개와 완전히 일치함을 깨닫는다. 그는 소설 속 설정의 허점을 파고들어 인간이 아닌 생명체도 ‘대상’에 포함된다는 점을 이용해 위기를 넘긴다.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의 주인공 김독자 역에는 안효섭이, 원작의 주인공 유중혁 역에는 이민호가 캐스팅됐다. 김독자는 독자라는 이름 자체가 극의 상징성을 강화한다. 유중혁은 ‘회귀’라는 능력을 가진 인물로 원래 시나리오라면 자신의 동료들과 힘을 모아 난관을 돌파해야 하지만 독자의 예상치 못한 개입으로 모든 것이 꼬이기 시작한다.

유상아는 김독자의 계약직 동기로 정직원 전환에 실패하며 주인공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다. 이현성 캐릭터의 운명도 바뀌었다. 원작에서는 초반부에 전사하는 인물이지만 영화에서는 중혁과 합류하지 않고 독자의 동료로 남으며 새로운 활로를 찾는다. 나나, 지수 등 다른 유명 배우들도 극의 긴장감과 몰입도를 더했다.
312억 제작비, 손익분기점 한참 못 미친 흥행 성적
개봉 전부터 ‘전지적 독자 시점’은 312억 원이라는 막대한 제작비와 손익분기점 600만 명이라는 기대치로 화제를 모았다. 정작 개봉한 작품은 손익분기점에 한참 못미치는 106만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쳤다. 영화를 본 팬들은 “감독님, 이 영화는 최악이다”, “이럴 거면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원작 훼손의 교과서”, “감독, 각본, 배우 모두 원작에 대한 예의가 없다” 등 혹평을 쏟아냈다.

반면 원작을 모르는 관객 중 일부는 “원작을 안 봤으면 볼 만은 하다”, “설명이 불친절하지만 액션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는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이처럼 영화는 마니아와 비마니아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한 기이한 결과를 남겼다.

결국 ‘전지적 독자 시점’ 영화는 거대한 원작 팬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흥행에 실패한 대표 사례로 남았다. 원작의 얼개만 남기고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만들면서 누구를 위한 영화였는지에 대한 의문만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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