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수십만원도 괜찮아"…2030 이번엔 '파인다이닝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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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침체로 직격탄을 맞았던 외식업계가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흑백요리사 흥행을 계기로 '요노족'(꼭 필요한 것 외에는 소비를 자제하는 것) 열풍이 불었던 20~30대도 고가의 파인다이닝에 지갑을 열고 있다.
때아닌 '파인다이닝 열풍'은 흑백요리사의 영향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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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영 직후 미쉐린 1~3스타 매출 23.3%↑
젊은층 급증...2030이 4050보다 2배 많아
네이버 파인다이닝 검색량 738.5% 급증
외신도 주목…해외서 K미식관광 관심 커져
"메뉴 이름 뜻·의도 묻는 등 인식 바꿔"
CU·동원F&B·컬리 등 유통·식품업계도 특수
“올 한 해 외식업계 분위기가 너무 차가웠는데, ‘흑백요리사’가 방영한 뒤 주말 예약이 3~4배 늘었어요. 프로그램에 출연한 레스토랑은 이미 예약이 꽉 차서 비슷한 식당에 사람이 몰리는 등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붐업’되고 있습니다.”(최상현 디핀 오너셰프)
소비침체로 직격탄을 맞았던 외식업계가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일등공신은 지난 8일 막을 내린 넷플릭스의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넷플릭스에서 한국 예능 최초로 3주째 비영어권 TV 부문 시청률 1위를 기록하고, 식당 예약 앱을 마비시킬 정도로 ‘신드롬급 인기’를 누리고 있다.
흑백요리사 흥행을 계기로 ‘요노족’(꼭 필요한 것 외에는 소비를 자제하는 것) 열풍이 불었던 20~30대도 고가의 파인다이닝에 지갑을 열고 있다. 유통·식품업계도 관련 매출이 증가하는 등 반사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50대보다 많은 20대 파인다이닝 고객
한국경제신문이 13일 BC카드에 의뢰해 지난해와 올해 미쉐린 가이드 1~3스타를 받은 파인다이닝 식당 33곳의 매출을 조사한 결과, 흑백요리사가 방영된 직후 3주간(9월 17일~10월 5일)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3.3% 증가했다. 특히 젊은층이 가파르게 늘었다. 이들 식당 매출에서 20대 이하가 차지하는 비중은 4.7%에서 8.0%로 뛰었다. 50대(5.3%)를 웃도는 수치다. 20~30대 비중을 합치면 28.3%로, 40~50대(14.1%)의 두 배에 이른다.
최근 고물가와 소비침체로 외식산업경기가 꺾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성장세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 2분기 외식산업경기동향지수는 75.60를 기록했다. 이 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1년 전보다 매출이 감소한 업체가 증가한 업체보다 많다는 뜻이다.
"흑백요리사가 파인다이닝 인식 바꿔"
때아닌 ‘파인다이닝 열풍’은 흑백요리사의 영향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프로그램에 수많은 파인다이닝 셰프들이 등장하면서 출연 식당뿐 아니라, 업계 전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파이다이닝' 검색량 지수는 9월 중순부터 약 20배 이상 급증했다. 식당 예약 앱 캐치테이블의 주간 활성화 이용자 수(WAU)도 9월 첫째주 53만 명에서 마지막주 76만 명으로 43.2% 늘었다.
장한이 사브 헤드셰프는 “방송 이전에는 파티룸처럼 사진만 찍는 고객들이 많았다면, 이제는 셰프에게 메뉴 이름을 왜 이렇게 지었는지, 장식된 꽃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 등 의도를 적극적으로 물어보는 고객들이 늘어났다”며 “파인다이닝업을 이해하고 존중하려는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는 게 실감난다”고 했다.
외국인들도 흑백요리사 보고 한국行
해외에서 ‘K미식관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흑백요리사가 거둔 성과다. 홍콩·싱가포르·대만 등에서 넷플릭스 시청률 1위에 오르면서 현지 외신도 주목하고 있어서다. 싱가포르 국영방송 CNA는 흑백요리사 출연진의 식당 위치를 정리한 기사를 내기도 했다. 김지형 한양여대 외식산업과 교수는 “방한 외국인이 단체에서 개별 위주로 바뀌면서 인기 로컬 식당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했다.
‘흑백요리사 특수’는 유통·식품업계 매출도 끌어올리고 있다. CU는 우승자인 ‘나폴리맛피아’가 만든 ‘밤 티라미수 컵’을 12일 출시했는데, 예약 판매 단계에서 단 20분 만에 준비 물량 20만 개가 동났다. 흑백요리사 패자부활전에 고추참치·꽁치 등 통조림을 활용한 메뉴가 나오면서 동원F&B의 통조림류 매출은 일주일 만에 30~40% 늘었다.
컬리가 진행하는 인기 셰프 레스토랑 간편식(RMR) 기획전도 이달 들어 하루 평균 매출이 전월 대비 2.5배 늘었다. 김 교수는 “흑백요리사 열풍이 중장기적으로 한국 외식 산업의 발전으로 이어지려면 ‘CJ제일제당-모수’처럼 기업들과의 적극적인 협업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선아/최다은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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