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제네시스 타던 이유 있었네”.. 현대차가 손흥민을 월드컵 얼굴로 낙점한 이유

미국 LA에서 손흥민이 제네시스 GV80 쿠페를 직접 운전하는 모습이 포착됐을 때만 해도 그냥 개인 취향쯤으로 넘어갔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현대차가 손흥민을 2026 북중미 월드컵 글로벌 브랜드 앰배서더로 공식 선정했다.

27년 FIFA 파트너, 이번엔 손흥민을 전면에

현대차는 1999년 FIFA와 처음 파트너십을 체결한 이후 27년째 공식 파트너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30년 월드컵까지 모빌리티 부문 공식 후원사로서 대회 차량 지원과 프로모션 권한을 갖고 있다. 매 월드컵마다 현대차 로고가 경기장을 채웠지만 이번처럼 글로벌 축구 스타를 전면에 내세운 캠페인은 이례적이다.

현대차는 손흥민이 등장하는 캠페인 티저 영상을 뉴욕 오토쇼 개막 직전인 지난달 30일 공개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축구 선수로 변신하다가 손흥민의 모습으로 전환되는 영상이다. 현대차 캠페인 테마는 ‘미래는 지금 여기서부터(Next Starts Now)’다.

현대차가 손흥민을 고른 이유

손흥민은 단순한 유명인이 아니다. 현대차가 공략하는 시장과 손흥민의 존재감이 정확하게 맞아떨어진다. 이번 월드컵 개최국이 미국·캐나다·멕시코로, 현대차가 가장 공을 들이는 북미 시장이다. 손흥민은 현재 미국 MLS LAFC 소속으로 북미에서도 인지도를 쌓아가는 중이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 전체와 유럽 팬덤까지 갖춘 글로벌 축구 아이콘이라는 점도 현대차 입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유다.

손흥민은 “미래는 그것을 향해 도전하는 사람의 것이고, 그 열정과 마음가짐은 제가 계속해서 노력하고 발전하며 미래를 준비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라며 현대차의 캠페인 비전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차 1,500대에 로봇까지… 역대 최대 규모 지원

이번 월드컵에서 현대차의 움직임은 숫자부터 다르다. 역대 최대 규모인 승용차 1,000여 대와 버스 500여 대를 대회에 지원한다. 여기에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 스팟과 아틀라스도 월드컵 현장에 등장시킬 계획이다. 자동차 회사가 축구 대회에 로봇을 투입하는 건 F1 기술이 양산차에 녹아드는 것처럼, 로보틱스 기술을 일반 소비자에게 각인시키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월드컵 개최 도시인 애틀랜타, 마이애미, 뉴저지, 로스앤젤레스 4개 도시에서는 4월부터 유소년 축구 캠프도 운영한다. 전 세계 어린이를 대상으로 각국 대표팀을 응원하는 그림 공모전을 진행하고 수상작을 월드컵 공식 팀 버스에 랩핑하는 프로그램 ‘Be There With Hyundai’도 함께 전개한다.

국내에서도 월드컵 직관 기회 제공

국내 소비자와의 접점도 마련됐다. 현대차는 4월 1일부터 26일까지 전국 27개 드라이빙라운지에서 시승 이벤트를 진행한다. 차종에 관계없이 시승을 완료하면 자동 응모되며, 1등 당첨자 6명에게는 북중미 국가대표팀 예선 1차전 항공권·숙박권·경기 입장권 패키지가 제공된다.

손흥민이 제네시스를 탄 것과 현대차 월드컵 앰배서더 선정이 우연이 아니었듯, 이번 캠페인도 27년간 쌓아온 FIFA 파트너십을 북미 시장 공략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현대차의 계산된 행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