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당 3829만원 둔촌주공, 집주인들 내놓은 매물의 근황

분양가 13억원 넘는데, 매물은 15억원

소강 상태에 들어간 부동산 시장에서 재건축 아파트 만큼은 뜨거운 관심이 계속되고 있다. 시장 공급 확대 수단으로 주목도 받고 있다. 단군 이래 최대 사업이라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의 일반분양 일정과 금액이 확정됐다. 둔촌주공의 최근 상황을 알아봤다.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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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주공은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으로 불린다. 재건축 완료 후 단지 규모는 1만2032가구에 이른다. 기존 5930가구를 헐고 짓는 것으로, 새 단지 이름은 ‘올림픽파크포레온’이다. 완공되면 송파구 ‘헬리오시티’(9510가구)를 넘는 국내 최대 규모 아파트가 된다. 현재 절반 넘는 공사가 진행됐다.

재건축 진행 과정에서 공사 중단과 재개라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2019년 말 착공해 2년 넘도록 공사 대금을 받지 못한 건설사들이 분양 지연과 공사비 증액을 놓고 조합과 갈등을 벌인 결과다. 공사 중단 기간은 5개월이 넘었고, 지난 8월 조합이 공사비 증액을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사태 매듭의 길이 열렸다.

당초 부동산 시장에서는 둔촌주공이 올해 상반기 중으로 일반 분양을 마치고 내년 하반기쯤 입주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었다. 하지만 건설 중단 사태 탓에 일정이 줄줄이 밀린 끝에 최근에서야 일반 분양 가격과 일정이 확정됐다.

◇30평형 13억원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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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주공의 평균 분양가는 3.3㎡(1평)당 3829만원으로 확정됐다. 조합 측은 희망 분양가로 3.3㎡당 4180만원을 신청했지만 심의 과정에서 일부 삭감됐다.

전용면적 84㎡의 추정 분양가는13억원으로 공공이 보증하는 중도금 집단 대출이 어려울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HUG(주택도시보증공사) 내규를 변경해 다음 주부터 분양가 9억원 초과~12억원 이하에 대해서도 중도금 대출 보증을 해주기로 했는데, 84㎡는 이 금액을 넘어선다. 반면 25평형(전용 59㎡)은 9억원을 살짝 넘는 수준이라 중도금 대출이 가능하다.

조합은 오는 25일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내고 12월 5일과 6일 각각 특별분양과 일반분양(1순위)을 진행할 예정이다. 당첨자 발표는 12월 14~15일 이틀 간이다. 입주 예정일은 2025년 1월이다.

HUG 보증이 안되는 경우 사업자나 건설사가 자체 신용으로 은행권 집단대출을 구하는 경우도 있지만, 둔촌주공의 경우 이미 지출된 사업비와 금융비용 부담이 커서 조합이나 시공사 차원에서 집단대출을 알선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집단대출이 없으면 전체 분양대금의 약 60%에 달하는 중도금을 당첨된 사람이 자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가격 적정 의문 지적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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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 대기자들 사이에선 현 시세와 비교해 분양가가 적정하느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둔촌주공 재건축 후 전용면적 84㎡ 신축 아파트를 받을 수 있는 조합원 입주권은 지난해 10월 23억7000만원까지 올랐지만, 올해 8월에는 17억3900만원으로 내렸고 지금은15억원짜리 매물도 있다. 호가 기준이기는 하지만 1년 사이 시세가 8억원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이처럼 입주권 가격이 급락한 것은 공사 지연으로 분담금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조합은 지난 15일 총회에서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이 요구한 변경 공사 도급금액 4조3677억원을 승인했다. 2020년 한 차례 증액한 공사비 3조2294억원보다 1조1383억원 늘어난 액수다. 이로써 조합원 1인당 분담금도 약 1억8000만원 늘어나게 됐다. 최종 공사비는 한국부동산원의 검증을 거쳐 확정되는데, 대폭 삭감되긴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둔촌주공은 공사 중단 사태 등을 겪으면서 세간의 관심이 크게 높아졌는데, 최근 부동산 시장 상황 때문에 당초 예상보다 청약 경쟁률이 낮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박유연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