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클라우드, 日 B2B 혁신 선도…라인웍스·케어콜 투톱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가 9일 일본 오사카 힐튼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네이버클라우드

네이버클라우드가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해 현장 중심의 업무용 메신저 '라인웍스'와 인공지능(AI) 기반 돌봄 서비스 '케어콜'을 고도화하며 전방위적인 기업간거래(B2B) 사업 확장에 나섰다. 일찍이 일본 현지화 전략으로 선두 자리를 꿰찬 라인웍스는 네이버와 네이버클라우드의 다양한 AI 기능을 더해 사회 기반 인프라 수준까지 역량을 확대하며 일본 '필수 앱' 위치를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AI가 직접 노인들의 안부를 묻고 정서적 안정까지 챙기는 케어콜은 당장의 매출보다는 고령화로 늘어나는 행정 복지 영역을 겨냥해 사회 문제 해결에 방점을 찍고 있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9일 일본 오사카 힐튼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케어콜과 라인웍스는 모두 정보기술(IT)이 (사회문제 해결에) 어떻게 도움을 줄지 고민하고 있다"며 "케어콜은 어르신에게 전화를 걸고 라인웍스는 기간망 역할을 하며 기술 발전을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AI가 기억하고 말 거는 '돌봄 혁신'

네이버클라우드의 케어콜은 돌봄이 필요한 독거 어르신이나 중장년 1인 가구에 AI가 전화를 걸어 안부를 확인하는 서비스다. AI가 이전 통화 내용을 기억하고 연속성 있는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 가장 큰 차별점이다.

케어콜은 2021년 부산 해운대구 독거노인 안부전화 서비스로 첫선을 보인 후 생성형 AI 기반 솔루션으로 고도화됐다. 현재 국내 140여 곳의 지자체에서 3만여명 이상의 독거 어르신 및 중장년 1인 가구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일본에서도 사업 검토에 들어갔다. 일본은 주요 선진국 중 가장 고령 인구 비율이 높은 국가 중 하나로 복지 현장의 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

이즈모시에서 2024년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현지 실증 사업이 진행됐다. 2026년 4월 본사업 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김동희 네이버클라우드 AI 솔루션/클로바 케어콜 JP 이사는 "일본에서 데이터를 많이 학습해 음성 인식과 합성, 대화형 모델 등을 서비스에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日 '현장'을 혁신하는 '라인웍스'

시마오카 타케시 라인웍스코퍼레이션 대표가 9일 일본 오사카 힐튼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네이버클라우드

네이버클라우드의 일본 주력 사업인 라인웍스는 올해 출시 10주년을 맞은 기업용 메신저다. 2017년부터 7년 연속 일본 유료 업무용 메신저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연 매출은 매년 약 40% 성장하며 2025년 7월 기준 연간반복매출(ARR) 160억엔(약 1500억원)을 돌파했다. 현재 확보한 유료 구독자 기반으로 연간 1500억원 이상의 매출이 안정적으로 발생한다는 얘기다.

라인웍스의 성공 비결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에 있다. 일본은 사내 메일조차 없는 현장직 비중이 높고 프라이버시에 민감해 개인 메신저로 업무를 처리하는 것에 거부감이 크다. 이에 라인웍스는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메시징 기반 '올인원 모바일 앱'으로 차별화하고 PC나 스마트폰 활용에 익숙하지 않은 현장 근로자들도 별도 교육 없이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사용성 개선에 공을 들였다.

라인웍스는 이제 단순한 협업 툴을 넘어 AI를 기반으로 한 업무 플랫폼으로 진화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미지 인식 기반 문서 처리와 자동 응답, 음성의 텍스트 전환 등 현장 자동화와 효율화에 기여하는 다양한 AI 기능들이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라인웍스는 앞으로 채팅, 이메일, 캘린더 등으로부터 일간 보고 등 반복적이고 패턴화된 업무를 AI가 자동 분석·처리하는 'AI 에이전트' 기능 을 포함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다양한 AI 기능들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김 대표는 "네이버의 B2B 소프트웨어 중에서는 라인웍스가 가장 큰 수출 규모를 자랑할 것"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회사는 라인웍스를 일본의 방재 시스템이나 119 등과 연결되는 도구로 활용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시마오카 타케시 라인웍스코퍼레이션 대표는 "앞으로도 네이버, 네이버클라우드의 새로운 기술을 활용하면서 현장에서 일하는 이들의 아날로그 업무를 디지털화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며 "로보틱스와 디지털 트윈 역시 일본에서 제품화해 판매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오사카(일본)=이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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