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캐나다 공장서 전기차 대신 내연기관 픽업트럭 생산 확대

전기자동차 수요 둔화에 따라 미국 포드자동차가 캐나다 공장을 전기차 생산기지로 만든다는 계획을 철회하고 내연기관 픽업트럭 확대 생산에 활용하기로 했다.

/사진 제공=포드

18일(현지시간) 포드는 당초 전기차 생산시설로 전환할 예정이었던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크빌 공장에서 인기 내연기관 픽업트럭인 슈퍼듀티를 생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포드는 새로운 계획에 따라 이 공장에 23억달러를 들여 조립 및 통합 스탬핑 라인을 설치하고, 슈퍼듀티 생산을 지원하는 다른 미국 및 캐나다 공장에 7억달러를 추가로 투자한다고 밝혔다. 포드는 이를 통해 오는 2026년부터 10만대의 슈퍼듀티를 추가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슈퍼듀티에 대한 수요가 너무 강해 현재 미국 켄터키와 오하이오에 있는 공장 2곳을 가동해도 생산량을 따라잡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포드는 올 상반기 두 공장에서 20만대 이상의 슈퍼듀티 트럭을 생산했다.

포드에 따르면 F-시리즈 픽업트럭은 미국에서 47년, 캐나다에서는 58년 연속 베스트셀링 내연기관 트럭으로 선정됐다.

오크빌 공장은 그동안 내연기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에지를 생산해왔으나 지난 5월 가동이 중단됐다.

앞서 지난해 4월 포드는 이곳에서 에지 생산을 멈추는 한편 13억달러를 투자해 3열 SUV 전기차를 만들고 배터리팩을 조립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포드는 오크빌 공장을 “전기차 제조 허브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는 2026년 말까지 글로벌 전기차 생산량을 200만대로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 중 하나였다.

그러나 포드는 1년 뒤인 올 4월 3열 SUV 전기차 출시 시기를 2025년에서 2027년으로 늦춘다고 밝혔다. 다만 이날 포드는 보도자료에서 SUV 전기차 생산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기차 시장이 둔화되자 포드는 하이브리드 및 픽업트럭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포드의 2분기 총판매량은 전년동기 대비 0.8% 증가한 53만6050대를 기록했다. 픽업트럭 판매량은 전년동기보다 4.5% 늘어난 30만8920대로 집계됐다.

포드가 전기차 양산계획 속도조절에 나서며 국내 배터리 업계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포드는 북미에 배터리를 공급하기 위해 SK온과 배터리 합작사 블루오벌SK를 설립하고 켄터키주와 테네시주에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다만 올 4월 포드는 전기차 투자계획이 연기됐지만 블루오벌SK 공장 건설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최경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