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 벌어간다”…요즘 변호사들, ‘이 시장’에 몰리는 이유는?

출처: 셔터스톡

유심 해킹 집단소송 촉발
중소 로펌들 대거 진입
기업들 이미지 타격 우려

SK텔레콤의 ‘유심 해킹 사태’를 계기로 국내에서도 소비자 집단소송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SK텔레콤을 상대로 소송에 참여한 인원은 18만 명을 넘어섰으며, 조만간 20만 명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소송 참여자만 확보하면 수익이 나는 구조 덕분에 집단소송은 중소 로펌들에 새로운 수익원, 일명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현재 SK텔레콤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진행 중인 주요 로펌으로는 무료 소송을 진행 중인 법무법인 대건이 있으며, 이곳은 약 14만 600명의 참여자를 확보해 가장 많은 소송 인원을 모집했다.

이어 법률사무소 노바(2만 200명), 로피드(1만333명), 대륜(1만76명) 등이 뒤를 잇고 있으며, 로고스, 거북이, 로집사, 엘케이비(LKB) 등 다수의 중소형 로펌들도 소송인단 모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출처: 뉴스1

집단소송은 동일한 피해를 본 다수의 피해자들이 공동으로 제기하는 손해배상 소송이다. 로펌은 착수금 없이 무료로 소송을 진행하거나, 성공보수만 받는 구조를 채택해 소비자의 참여 장벽을 낮추고 있다.

SK텔레콤 사건의 경우, 로피드는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9,175명을 대리해 1인당 50만 원씩 총 46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장을 제출했다. 대건은 1인당 10만~30만 원 수준의 배상 청구액을 설정하고 있다.

중소형 로펌이 집단소송에 집중하는 이유는 비교적 단기간 내에 높은 매출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 로펌이 장악한 기업 자문이나 일반 송무 시장과는 달리, 집단소송은 착수금이나 성공보수만으로도 수십억 원 규모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출처: 뉴스1

예컨대, 법률사무소 대륜은 집단소송 참여자 1만여 명으로부터 민사와 형사 소송 각각에 대해 착수금 11만 원, 33만 원씩을 받아 총 30억 원 규모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한다.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중소 로펌 입장에서는 이를 계기로 인지도 향상과 신규 고객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셈이다.

법률사무소 노바의 이돈호 대표변호사는 유튜브 채널에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태 관련 영상을 세 차례 올렸으며, 그 중 소송 개시를 알리는 영상은 72만 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이를 통해 약 2만 명의 참여자를 모집하는 데 성공했다.

출처: 셔터스톡

기업들은 집단소송 시장의 급속한 확대를 우려의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 실제로 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소송 제기 자체만으로 브랜드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장기적으로는 투자 유치나 신규 사업 추진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IT 대기업 관계자는 “소비자 접점이 넓고 사업 구조가 복잡할수록 리스크를 사전에 통제하기 어렵다”며 “집단소송에 대한 실질적인 대비책 마련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과거 사례에서도 이 같은 우려는 현실이 됐다. 2014년 KT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 당시, 법무법인 평강은 2만 4,000여 명의 피해자를 모집해 약 12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4년 후 KT에 배상 책임이 없다는 판결을 내렸지만, KT는 그 과정에서 여론의 부정적 반응에 지속적으로 시달려야 했다.

출처: 뉴스1

2022년 SK C&C 인터넷데이터센터(IDC) 화재로 인한 카카오의 서비스 장애 사태, 일명 ‘먹통 사건’에서도 일부 소비자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 법원은 회사의 과실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으나, 당시 카카오 역시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한편, SKT는 지난달 18일 해커의 악성코드로 이용자 유심 정보가 유출된 정황을 발견했다. 경찰은 SKT 피해 서버와 악성코드 등 디지털 증거를 확보해 해킹 배후 등을 추적하고 있다. 5월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국 최대 규모의 법원인 서울중앙지법에는 지난 16일 기준 SKT 관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약 10건 접수된 상황이다.


이 콘텐츠는 카카오의 운영 지침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