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얼 담긴 제주어...보전 노력 필요

(앵커)
오늘(9)은 제578돌 한글날입니다.

제주에는 한글의 원형과 제작 원리 뿐만 아니라, 제주 사람들의 삶과 정신이 담긴 소중한 제주어가 있는데요.

하지만 소멸 위기에 놓여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권민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수업이 한창인 교실.

학생들이 무언가 만들기에 분주합니다.

펜으로 그림을 그리며 색칠합니다.

좋아하는 제주어를 골라 글자를 꾸미는 겁니다.

문효주/ 5학년
"내가 바당(바다)이라는 단어를 선택한 이유는 제주도 하면 바다가 먼저 생각나고 내가 바다를 좋아하기 때문이야."

웃고 즐기다 보니, 낯설기만 했던 제주어가 어느새 친숙하게 다가옵니다.

1년에 20시간가량 이뤄지는 제주어 수업입니다.

김시완 /5학년
"제주어를 그림으로 표현하니 더 재미있고 친근하게 느껴졌어요. 이제는 학교에서 많이 배워서 자신 있게 제주어를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학교 곳곳에는 다양한 제주어들도 눈에 띕니다.

제주에선 2곳의 초등학교가 제주어 교육 시범 학교로 지정돼 있습니다.

이은서/ 5학년
"제주어를 아예 몰랐는데 학교 오고나서부터 제주어를 조금씩 조금씩 알게 되니까 제주어의 소중함도 알게 되고 제주어의 소중한 역사도 알게 되었어요."

제주어는 한글의 원형과 제작 원리가 그대로 남아있지만,

유네스코가 소멸 위기 언어로 분류할 정도로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도민 4백여 명을 대상으로 제주어 사용 실태를 조사해 봤더니,

제주어 사용 능력이 향상됐다는 응답은 10%대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소멸하는 속도에 비해 관심은 부족한 상황.

제주어 교육 시범 학교 지정은 지난해부터야 시작됐고,

제주어 사전 편찬 작업도 올해 예산 문제로 마무리짓지 못했습니다.

강영봉 / 제주어연구소 이사장
"고려 때 언어라든가 아니면 조선시대의 언어들, 다시 말씀드리면 훈민정음 창제 당시의 언어들이 제주에 남아 있기 때문에 제주어는 참으로 중요한 언어(입니다.)"

문화와 역사, 정체성까지 녹아들어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제주어.

사라지는 제주어를 보전하고 전승하는 노력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폭삭 속았수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JIBS 권민지입니다.

영상취재 오일령

JIBS 제주방송 권민지(kmj@jibs.co.kr) 오일령(reyong510@naver.com)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