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급급 자동차업체..열선시트도 매달 구독해야 한다고


메르세데스-벤츠 EQS

최근 자동차 업계에서 뜨거운 화두는 구독 경제 상품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가속화하고 전동화에 따른 투자비가 커지면서 미래 수익성 확보를 위해 새판을 짜고 있다. 이 가운데 하나가 구독 상품을 플랫폼에 탑재하는 방식이다.

테슬라 북미 홈페이지에 게재된 FSD 구독 안내

자동차 업체에서 구독 경제를 본격화한 회사는 테슬라다. 테슬라는 지난해 미국 현지에서 자율주행 기능(FSD)을 월 구독형 상품으로 내놨다. 1만2000달러를 내면 평생 구독이 가능하지만 월간 199달러에도 이용이 가능하다. 현대차도 블루링크 서비스를 구독으로 사용할 수 있다. 신차의 경우 5년간 무료 사용이 가능하다. 이후 월 사용료를 내야한다.

BMW 홈페이지에는 여러 구독 상품들이 나열됐다


최근 BMW와 벤츠도 구독 상품에 열을 올린다. 특이하게 소프트웨어 관련 상품이 아닌 하드웨어와 관련된 상품이라 눈길을 끈다. BMW코리아는 지난달 홈페이지에 열선 시트 기능을 월 2만4000원, 오토하이빔 기능 월 1만1000원으로 공지했다. 소비자의 반발이 거세지자 BMW는 부랴부랴 사이트를 수정하고 “해당 기능 구독화는 국내가 아닌 유럽에만 적용된다”고 해명했다.

열선 시트 항목은 홈페이지에서 삭제됐지만 어댑티브 M 서스펜션, 오토 하이빔, 블랙박스 기능은 여전히 남아있다. BMW코리아 측은 “신차에 구독 서비스를 더욱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동차 업계 전문가들은 열선시트와 같은 기본 편의장비를 구독으로 판매할 경우 BMW가 잃는 것이 더 많을 수도 있다고 분석한다.

메르세데스-벤츠 리어 액슬 스티어링 기능

벤츠는 플래그십 전기차 EQS를 출시하면서 후륜 바퀴가 조향되는 리어 액슬 스티어링 기능에 구독 경제를 접목했다. 기본 4.5도 조향이 가능하지만 10도까지 활성화하려면 월 199달러를 내야 한다. 아직 국내 시장에서는 이런 구독 상품을 판매하지 않지만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국내 시장에서도 곧 해당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비자들은 "해당 기능이 이미 차량에 탑재된 상황에서 활성화를 위해 월 구독료를 내야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인터넷 상에서는 "국내 기업이 이를 따라할까봐 겁난다"는 우려 섞인 댓글까지 나온다.

국내에는 자동차 뿐만 아니라 음악 스트리밍, OTT 등 다양한 콘텐츠 구독 서비스가 자리를 잡았다. 이제 소비자들은 새로운 콘텐츠가 매일 올라오는 구독 서비스에는 큰 거부감이 없다. 문제는 하드웨어 관련 상품 구독은 아직 거부감이 크다는 것. 전동화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자동차 업체는 새로운 수익원 발굴이 과제다. 소비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구독 상품 출시가 절실해 보인다.

유호빈 에디터 hb.yoo@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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