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무의 덫과 운영권 이전의 메커니즘
중국의 일대일로는 아프리카와 연계 지역에 대형 인프라를 차관 형식으로 공급하며 외형을 키웠지만, 상환 능력이 취약한 국가들에선 고금리·짧은 거치·운영권 담보 조항이 결합해 부채 위험을 키웠다. 건설·금융·운영을 중국계가 패키지로 묶어 공급하는 구조에서 공사비 증액과 수요 예측 실패가 겹치면 채무 조정이 불가피해지고, 최종적으론 항만·철도 등 핵심 자산의 장기 운영권 이전으로 귀결되는 사례가 누적됐다.

스리랑카 함반토타, 교과서가 된 99년
스리랑카는 함반토타 항만을 중국 금융으로 건설했으나 수익이 미달해 원리금을 감당하지 못했고, 2017년 중국 국영 기업에 99년 운영권을 넘겼다. 단기·중기 부채의 집중 만기와 외화 수입 저하가 겹치자 현금흐름이 막혔고, 담보 조항이 발동되며 주권 자산의 장기 통제가 현실화됐다. 이 사건은 이후 다수 개도국 협상 테이블에서 ‘부채 외교’의 상징이 됐다.

케냐·에티오피아, 적자 노선과 낮은 가동률
케냐는 중국 자금으로 대형 철도를 개통했지만 물동량·요금 책정·운영 효율의 괴리가 커 매년 적자가 누적되었다. 정부는 재정 부담과 환손실을 우려해 채무 재조정을 요청했고, 담보·보증 구조의 리스크가 공개 논쟁으로 번졌다. 에티오피아-지부티 노선은 전력·정비 문제로 정상 운행률이 낮아 투자 가정과 현실의 간극이 장기간 이어졌다.

아프리카에서 불어난 상환 압박
팬데믹과 원자재·곡물 가격 변동, 강달러 환경이 겹치며 채무 상환 능력이 약한 다수 국가에서 디폴트·리스트럭처링 위험이 확대되었다. 일대일로 차입의 만기 도래가 빨라지자 여러 정부가 상환 유예·금리 인하·운영권 조항 수정 등을 요구했고, 일부는 상환 거부나 긴급 재협상을 선언했다. 복지·보건·교육 예산을 갉아먹는 ‘부채 비용’ 논쟁도 내부 정치 이슈로 부상했다.

중국의 전략과 파장, 그리고 반작용
중국은 미·유럽의 원조 공백과 인프라 수요를 겨냥해 투자·건설·장비 수출을 동시 확장했고, 자원 접근과 외교 지지 확보를 병행했다. 그러나 부실·지연·운영적자 사례가 쌓이며 현지 반중 정서·계약 투명성 논쟁·환경·노무 갈등이 커졌고, 일부 국가는 사업 축소·재협상·지분 재구성으로 위험을 낮추려 한다. 중국 역시 양적 확장에서 리스크 관리와 소규모 민생형으로 전환을 시사하며 노선을 조정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협력으로 교훈을 살리자
대형 인프라는 수요 예측과 운영 수지, 환리스크 관리, 담보·거버넌스의 설계가 성패를 가른다. 차입국은 재정 규율과 투명 입찰, 운영 데이터 공개, 다자 검증을 통해 사업의 수익성과 책임 경로를 명확히 해야 하고, 채권국은 단기 회수보다 장기 상생 모델을 제시할 때 정치적 반발을 줄일 수 있다. 부채가 아닌 발전으로 귀결되는 협력의 표준을 함께 만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