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혼 법제화, “결국은 될 일이다”

나경희 기자 2024. 10. 26.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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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여! 동성 커플들에게도 우리와 같은 지옥을 맛보게 하소서.' 2013년 9월7일 동성 부부인 김조광수·김승환씨가 결혼식을 올리자 '한국기혼자협회'에서 재치 있는 문구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그로부터 10년이 흐른 2024년 10월10일, 혼인신고 불수리증을 받은 동성 부부 열한 쌍, 총 스물두 명이 모여 법원에 불복 신청을 하겠다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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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여! 동성 커플들에게도 우리와 같은 지옥을 맛보게 하소서.’ 2013년 9월7일 동성 부부인 김조광수·김승환씨가 결혼식을 올리자 ‘한국기혼자협회’에서 재치 있는 문구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하지만 하늘은 이 ‘기도’에 응답하지 않았다. 이들의 혼인신고서는 수리되지 않았다. 두 사람은 2014년 5월21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 혼인신고 불수리 불복 신청을 했으나 기각됐다.

그로부터 10년이 흐른 2024년 10월10일, 혼인신고 불수리증을 받은 동성 부부 열한 쌍, 총 스물두 명이 모여 법원에 불복 신청을 하겠다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번 소송에서 승소하면, 앞으로 한국에서도 동성 부부의 법적 지위가 인정받게 된다. 2024년 10월 현재, 동성결혼이 가능한 나라는 전 세계 39개국이다.

뒷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이도경, 김지림, 송지은, 박한희, 백소윤, 조윤희, 이은심, 이호림(활동가), 조혜인, 최새얀, 조숙현(단장), 장서연, 류민희씨. ⓒ시사IN 신선영

2023년 6월20일,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과 혼인평등연대가 모여 캠페인 조직 ‘모두의 결혼, 사랑이 이길 때까지(모두의 결혼)’가 출범했다. ‘모두의 결혼’과 동성 부부 열한 쌍이 시작한 동성혼 법제화 소송, 이른바 ‘혼인평등소송’ 대리인단에는 변호사 13명(조숙현·김지림·장서연·백소윤·최새얀·류민희·조혜인·박한희·이도경·송지은·이은심·정명화·조윤희)이 참여한다. 10월8일 오후, 대리인단 중 류민희·백소윤·이도경·장서연·조숙현 변호사를 만났다.

10년 전 김조광수·김승환 부부가 혼인신고 불수리 처분에 불복하는 소송에서 졌다. 그때와 지금은 무엇이 달라졌을까?

장서연:지난 7월18일 대법원에서 동성 배우자의 국민건강보험 피부양자 지위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제 동성혼 법제화 소송도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 2023년 5월 갤럽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40%가 동성혼 법제화에 찬성하고 있다.

조숙현:아무래도 지금은 성소수자의 존재가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졌으니까. 2014년에는 원고가 김조광수·김승환 부부 한 쌍이었지만, 이제는 열한 쌍이다. 결국은 될 일이다.

동성혼 법제화가 이루어지면 동성 부부의 임신이나 출산과 같은 재생산 권리에 대한 법 제정도 필요하지 않을까?

장서연:동성 부부가 이성 부부와 같은 권리를 갖게 되면 사실 별도의 법은 필요하지 않다. 인공수정, 입양도 가능하니까.

조숙현:대리모를 허용할 것인가는 혼인과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에 따로 생각해야 한다.

류민희:이미 한국에서 자녀를 키우고 있는 동성 부부가 상당히 많다. 이성혼 관계에서 낳은 자녀를 이혼 후에 두 여성 혹은 두 남성이 함께 키우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추가로 입법이 필요한 부분은?

백소윤:다양한 동반자 관계를 보장해주는 생활동반자법과 차별금지법 통과가 필요하다. 무엇이 먼저 제정되더라도 다른 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거다.

재판은 얼마나 걸릴까?

조숙현:3년에서 5년?

장서연:2007년부터 만나온 동성 배우자가 있다. 그분이 연상인데, 나를 입양하겠다고 하더라. 현재로서는 그게 법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했다. 개인적인 욕심이지만 20주년이 되는 2027년 3월3일 전까지는 해결돼야 한다(웃음).

백소윤:그 이야기를 듣고 힘을 보태려고 소송에 참여하게 됐다.

조숙현:장서연 변호사가 배우자에게 ‘당신을 위해 세상을 바꿨다’고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

어떻게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하나?

조숙현:만약 법원에서 기각한다면 기각 결정문을 써야 하는데, 쓰기 쉽지 않을 거다.

류민희:차별을 논리적으로 방어하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이다.

장서연:여전히 헌법의 가치를 믿는다.

나경희 기자 didi@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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