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기아 생산직 연봉
평균 급여액 1억 2,700만 원
주 4.5일제, 정년 연장 요구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에서 주 4.5일 근무제 도입과 정년 연장 요구를 공식화했다. 노조는 월 기본급 14만 1,300원 인상, 전년도 순이익의 30%에 달하는 성과급 지급, 통상임금 확대 적용, 신규 인력 충원, 소득세 보전 등 다양한 요구를 포함한 단협 개정안을 마련해 내주 본격 교섭에 나설 예정이다.
이러한 요구는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강력한 교섭권을 가진 현대차 노조가 꺼낸 카드라서 다른 완성차 업체들의 임금협상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러나 경영계에서는 이미 높은 임금 수준과 복지 혜택을 받는 생산직 근로자들에게 과도한 요구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차와 기아의 생산직은 ‘킹산직’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3년 기아 생산직 1인 평균 급여액은 1억 2,700만 원에 달하며 현대차 생산직 역시 약 1억 원대에 이른다.
이들 생산직은 만 60세 정년과 함께 자사 차량 구매 시 8%에서 최대 30%에 이르는 할인 혜택, 각종 복지 프로그램과 숙련 근로자 재고용 제도 등 다양한 우대 조건을 누린다. 국내 제조업 생산직 중에서도 최상위 대우를 받는 직군으로 꼽힌다.
기아는 2024년에도 생산직 신입 엔지니어를 고졸 이상을 대상으로 채용했다. 전기·기계·자동차 공학 관련 경험이나 자격증 보유자는 우대를 받으며 서류 전형, 인적성 검사, 신체검사, 면접 순으로 진행되는 채용 과정을 통해 합격자는 경기 광명·화성·광주 공장에 배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자동차 부품 조립과 조립 전 검사를 담당한다. 현대차와 기아는 매년 베이비붐 세대의 대규모 퇴직으로 인한 인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꾸준히 신규 생산직 채용에 나서고 있다.
정년 연장은 노조가 꾸준히 요구하는 주요 사안이다. 현재 만 60세인 정년을 국민연금 수령 연령이 63세에서 65세로 늦춰지는 점을 고려해 만 64세로 연장하자는 주장이다. 2023년에는 숙련 근로자 재고용 기간을 62세까지 늘리는 데 합의했으나 완전한 정년 연장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반면 경영계는 이미 높은 임금과 근로 시간 단축 요구가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1인당 연간 실근로시간은 2008년 2,200시간에서 2023년 1,800시간대로 감소했다. 주 4.5일 근무제 도입은 법정 근로시간 단축 없이 주중 근무 시간을 조절하는 형태로 시행 가능하지만 근로 시간 감소가 생산성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최근 글로벌 무역 환경 변화도 경영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미국 트럼프 정부 시절 시작된 관세 강화와 보호무역주의 확산, 환율 변동성이 현대차그룹 수출과 매출에 압박을 가하는 가운데 노조의 임금 및 근무조건 요구가 기업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계 한 관계자는 “1억 원 이상 연봉을 받는 생산직 근로자가 있는 상황에서 노조의 임금 인상 및 근무조건 요구는 지나치다”며 “기업이 이익 일부를 기술 투자와 설비 개선에 재투자해야 하는데, 무리한 요구는 성장 동력을 저해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현대차와 기아 생산직은 국내 산업계에서 가장 대우가 좋은 ‘킹산직’ 임에도 불구하고 올해 노조가 내건 임단협 요구는 경영 부담을 크게 키울 수 있어 신중한 교섭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노사 모두 장기적 상생과 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합리적 협상 태도를 견지해야 할 시점이다.

추가로,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몇 년간 기술 혁신과 친환경 차량 확대에 집중하며 세계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해 왔다. 그러나 생산직 근로자들의 높은 임금과 복지 수준이 지속 가능한 경쟁력 확보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노사 간 협상은 단순 임금 인상을 넘어서 미래 산업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노동 정책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일부 전문가들은 고임금과 긴 복지 혜택이 신규 인력 유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동시에 기업의 인건비 부담으로 작용해 신차 개발과 설비 투자 여력을 제한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경우 노사 갈등 완화와 균형 잡힌 인건비 정책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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