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호, '신태용 매직' 인니에 승부차기 혈투 끝 패배...10회 연속 올림픽 출전 무산, AFC는 "신태용호 꿈은 계속된다!" 대서특필

정승우 2024. 4. 26.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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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정승우 기자] '황선홍호'가 '신태용 매직' 앞에 쓰러졌다. 올림픽 10회 연속 출전도 좌절됐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U-23) 올림픽 대표팀은 26일 오전 2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겸 2024 파리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8강전에서 인도네시아와 맞붙어 패했다.

양 팀은 2-2로 정규시간을 마친 뒤 연장전에서도 승자를 가리지 못했다. 최후의 승자는 인도네시아였다. 한국은 승부차기에서 10-11로 패하며 탈락했다.

이 대회 1위부터 3위까지는 올림픽 본선 티켓을 확보한다. 4위로 대회를 마치면 대륙 간 플레이오프를 치러 올림픽 진출 여부를 가린다. 8강에서 탈락한 한국은 10회 연속 올림픽 출전에 실패했다.

반면 신태용 감독이 지휘하는 인도네시아는 역사상 첫 대회 4강 진출을 일궈냈다. 인도네시아는 조별리그에서 호주, 요르단을 제압하며 처음으로 대회 8강 무대를 밟은 데 이어 한국까지 물리치며 돌풍을 이어가게 됐다. 인도네시아는 신태용 감독의 지도 아래 지난 1956년 멜버른 대회 이후 68년 만의 올림픽 본선행에 가까워졌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은 3-4-3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엄지성-강성진-홍시후가 최전방에 자리했고 이준-김동진-백상훈-황재원이 중원을 채웠다. 조현택-이강희-변준수가 백스리를 꾸리고 골키퍼 백종범이 골문을 지켰다. 2경기 3골을 기록한 이영준과 측면 공격수 정상빈을 벤치에 앉히는 깜짝 선택이었다.

인도네시아도 3-4-3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위탄 술라에만-라파엘 스트라위크-마르셀로 퍼디난이 득점을 노렸고 프라타마 아르한-나탄 추아온-이바르 제너-리오 파미가 중원을 채웠다. 저스틴 허브너-리즈키 리도-코망 테구가 수비에 섰고 골문은 에르난도 아리가 지켰다.

한국이 먼저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7분 프리킥 상황에서 인도네시아 수비가 연달아 공을 막아냈다. 이강희가 흘러나온 공을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VAR) 후 주심은 오프사이드를 선언했다.

오히려 인도네시아가 앞서 나갔다. 전반 15분 과감한 중거리 슈팅이 수비에 맞고 굴절된 뒤 스트라위크 앞에 떨어졌다. 스트라위크는 곧바로 채찍 같은 감아차기 슈팅을 날려 골문 구석을 꿰뚫었다. 한국의 이번 대회 첫 실점이었다.

득점이 필요해진 한국은 양 측면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인도네시아 골문을 두드렸다. 높은 크로스와 낮은 크로스를 섞어 동점골을 노렸으나 인도네시아의 수비는 탄탄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전반 45분 홍시후가 우측면에서 공을 잡은 뒤 반대편으로 길게 크로스를 올렸다. 엄지성이 달려들며 머리를 갖다 댔고, 공은 수비에 맞고 굴절되며 동점골로 연결됐다. 득점은 테구의 자책골로 기록됐다.

기쁨도 잠시, 한국은 전반 추가시간 아쉬운 수비로 두 번째 실점을 허용했다. 추가시간 3분 인도네시아가 박스 안으로 단번에 패스를 보냈다. 이강희는 상대 공격수를 막으려다가 공을 놓쳤고 스트라위크가 그대로 슈팅, 멀티골을 뽑아냈다.

다시 득점을 노려야 하는 상황에 놓인 한국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태석과 홍시후, 김동진을 벤치로 불러들이고 이영준, 정상빈, 강상윤을 한꺼번에 투입했다. 한국은 포백으로 전환하며 강한 전방 압박을 시도, 공격에 힘을 실었다.

이미 앞서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공세도 매서웠다. 한국의 전방 압박에도 크게 당황하지 않았다. 오히려 위협적인 역습으로 뒷공간을 노렸다.

한국으로선 스트라위크의 슈팅이 연달아 골문을 벗어난 게 다행이었다. 후반 13분엔 퍼디난이 왼쪽 뒷공간을 파고든 뒤 박스 안까지 전진했지만, 직접 때린 슈팅이 옆그물을 흔들었다.

설상가상으로 퇴장 악재까지 터졌다. 후반 21분 이영준이 압박하는 과정에서 상대 수비의 발목을 거칠게 밟았다. 처음에는 경고가 나왔지만, VAR 이후 퇴장이 선언됐다. 황선홍호는 10명으로 역전을 바라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이 가까스로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38분 백종범의 빠른 던지기로 역습에 나섰다. 홍윤상이 질주한 뒤 뒷공간으로 절묘한 패스를 보냈다. 공을 잡은 정상빈이 정확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며 동점골을 터뜨렸다. 경기는 2-2로 다시 한번 균형을 맞췄다.

후반전 추가시간은 10분이 주어졌다. 황선홍 감독이 추가시간 막판 심판에게 항의하던 중 퇴장당하는 변수가 발생했다. 한국은 사령탑을 잃었지만, 남은 시간을 실점 없이 마무리하면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은 수적 열세인 만큼 연장전에서도 우선 실점하지 않고 버티는 데 집중했다. 연장 후반에는 장시영 대신 김민우를 투입하며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결국 더 이상 실점하지 않으며 2-2 무승부로 120분 혈투를 마쳤다. 양 팀은 승부차기로 4강 진출의 주인공을 가리게 됐다.

한국은 1번 키커 김민우와 2번 키커 이강희가 정확한 슈팅으로 골망을 가르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골키퍼 백종범도 상대 슈팅을 두 번이나 손끝으로 건드렸지만, 아쉽게도 모두 득점으로 연결됐다. 백종범이 5번 키커 허브너의 슈팅을 막아냈으나 두 발이 먼저 떨어지면서 다시 차게 됐다. 허브너는 두 번 실수하지 않으며 5-5를 만들었다.

양 팀 6번 키커가 나란히 실축했다. 한국은 오른쪽 하단 구석을 노린 강상윤의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히며 벼랑 끝에 몰렸지만, 피키리의 슈팅이 골대를 벗어나면서 기사회생했다. 10번 키커로 나선 두 골키퍼까지 침착하게 골망을 흔들며 살 떨리는 승부차기를 이어갔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길고 길었던 승부는 12번째 키커에서 갈렸다. 한국은 이강희의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혔고, 아르한에게 득점을 허용하며 탈락하고 말았다. 대회에서 탈락한 황선홍호는 올림픽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

경기 종료 후 AFC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2015년 3월, 인도네시아는 한국에 0-4로 패배했다. 그로부터 9년 뒤 인도네시아는 치열한 승부차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역사적인 준결승 진출을 확정 지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황선홍 감독의 대한민국은 지난 5번의 대회 중 4번 준결승에 진출, 다른 어떤 팀보다 좋은 성과를 냈다. 하지만 이번 패배로 그들의 10회 연속 올림픽 진출은 무산됐다"라고 알렸다.

AFC는 "대한민국은 인도네시아의 탁월한 수비에 고전하면서 골문 안으로 향한 슈팅은 2개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인도네시아의 주장 리즈키 리드호는 중요한 순간 훌륭한 수비로 차단해냈다. 또한 한국은 교체투입된 이영준이 퇴장당하면서 이 대회 최다 득점자의 도움을 받을 수 없게 됐다"라고 짚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이어 "이로써 인도네시아 대표팀, '신태용호'의 꿈의 행진은 계속된다. 경기 중 신태용의 이름을 연호하는 9,105명의 열렬한 관중들이 포착되기도 했다. 9년 전 한국 대표팀을 이끌었던 신태용에겐 '완전한 순환의 순간'이 됐다. 신태용 감독은 인도네시아 축구에 새로운 유산을 남겼다"라고 덧붙였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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