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외가 K-멜론 된 썰

이 사진을 보라. 미국의 한 유튜버 가족이 한국산 참외를 처음 보고 신기해 하는 모습.

일본에서 온 교환학생도 한국에서 산 참외를 자랑한다.

아삭한 식감에 달콤한 과육을 자랑하는 요녀석 참외, 맛있긴한데 외국에서 이 정도로 귀족 대접을 받는게 오히려 신기하다.유튜브 댓글로 ‘참외가 한국에서만 나온다던데 그 이유가 궁금하다’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참외 키우는 나라가 한국 뿐 인건 과거 경제발전에 따른 대중의 기호 변화, 품종개량 시점 등이 잘 맞아 떨어진 결과다. 또 수출이 되긴 하는데, 그 양이 적고 한국에서만큼 맛있기가 힘들다고.

[서영진 성주참외과채류연구소장]

아삭아삭하면서 그런 쪽으로 만들다 보니까 다른 과일처럼 굉장히 장기간 저장되는 형태로 품종이 개발되지가 않아서예.

사실 대부분 외국에선 한국산 참외를 찾기 어렵다. 다른 채소·과일에 비해 신선도 유지 기간이 짧아조건 자체가 까다롭기 때문.

[농촌진흥청 관계자]

선박 운송을 하는 저장 기술이 또 들어가야 되거든요. 항공으로는 보낼 수 있는데 이게 비용이 좀 많이 들기도 하고···

그나마 가깝고 유통망이 갖춰진 일본이 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만이것도 한국에서 먹는 것보단 맛이 덜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래도 최근엔 유통기술이 좋아져 수출 대상도 늘고 있기는 하다고

취재하다가 알게 된건데, 참외 원산지는 사실 일본이다. 1950년대까지 국내에서 재배하던 토종 참외는 대부분 초록색이었다. 근데 1957년 일본에서 은천 참외 품종이 들어오면서 지금의 노란색 줄무늬 모양의 참외가 퍼지게 된다.

엥? 그럼 원산지인 일본은 왜 지금은 참외를 안 키우는 거지? 왜냐면 멜론에게 밀렸기 때문. 1960년대부터 일본 경제는 고도성장하는데, 이때에 맞춰 멜론이 대중에게 보급되고, 당도와 식감에서 밀린 일본 참외는 자취를 감춘다. 경쟁에서 도태된 것.

한국은 경제 발전이 일본보단 늦었다. 멜론이 들어오긴 했는데, 고급과일 이미지가 컸다. 그러다 1980년대 국내에 러시아 멜론과 기존 일본 은천참외를 교잡한 ‘금싸라기 은천참외’ 품종이 출시된다.이 품종이 현재 우리가 먹는 참외의 먼 조상쯤 된다.

이 맛있는 새 품종이 대히트를 치면서 국내 참외 수요가 단단해졌고, 멜론이 점차 대중화되어도 그 맛과 식감 등에서 밀리지 않고 인기를 유지했다. 일본과 다르게 한국에서 참외가 건재한 이유.

참외는 2016년부터 아예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에 공식명칭 ‘Korean Melon’으로 등록이 되기도.

근데, 요 참외의 국제적 인기가 심상치 않다. 최근 한류를 타고 외국에서도 관심이 큰데 2019년엔 방탄소년단 뷔와 배우 박보검이 부산 한 카페에서 마신 ‘참외주스’가 외국팬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낳기도 했다.

[카페 관계자]

아무래도 일본에서 제일 많이 오시고요. 가끔 뭐 남미 쪽이나 그쪽에서 오시는 분도 계시고 호주에서도 오시고 미국에서도 오시고 중국 분들도 가끔 오시고···

한국인이 보면 약간 킹받는 부분도 있다. 참외먹는 법을 외국인이 잘 모르기 때문. 유튜브 영상을 찾아보면 외국인 대부분은 가운데 씨 있는 부분을 다 파내고 비교적 딱딱한 과육만 먹는다.

[스와 히메카(일본 야마구치현 거주)]

한국인 친구한테 ‘참외를 먹어봤는데 뭔가 멜론이랑 닮았다고 들었는데 하나도 안 닮았고 뭔가 오이랑 똑같고 달달한 거 하나도 없다’ 이렇게 하니까 그 친구가 ‘씨까지 먹어야지 달달하고 맛있다’

이건 외국인들이 참외를 멜론의 친구쯤으로 생각해서, 평소 멜론을 먹는 방법대로 가운데를 파먹는 거라고 한다. 물론 한국에도 씨 빼고 먹는 사람들이 좀 있지만 사실 당도랑 영양분은 이 부분이 더 높다.

보너스로 업계 관계자들에게 어떤 참외가 제일 맛있는지도 물어봤다.

[유상천 월항농협 상무]

작은 게 오히려 당도 면에서는 좀 더 높죠. 참외 과피에 검은 줄이 생기면 사실은 품질이 안 좋아진다고 3·4·5월이 그래도 당도가 제일 높고 양도 많이 나오고···

오랜 세월 한국인의 사랑을 받아온 참외. 한국에서만 나는 자랑스러운 과일인데,한국을 넘어 외국까지 뻗어가는 걸 보니 좀 뿌듯하다.

이제 본격적인 장마철이 코앞인데, 비가 더 오기전에 달고 아삭한 참외 한바구니 사서 소중한 사람과 함께 먹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