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란 미사일로 드러난 나무호 피격, 이런 일 다시 없어야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의 한국 선박 HMM 나무호를 타격한 비행체가 이란산 미사일일 가능성이 크다는 정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외교부는 사이드 쿠제치 주한 이란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정부는 국제 해상에서 우리 민간 선박이 군사적 공격을 받은 엄중하고 충격적인 사태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이란 측의 확고한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은 27일 나무호 피격 조사 결과 브리핑에서 “기술분석 결과, 이란에서 개발된 ‘누르’ 계열 대함 미사일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나무호를 타격한 비행체의 탄두 형상이 누르 또는 그 개량형인 ‘카데르’와 유사했고, 부품에서 이란 제조사의 각인이 확인됐다고 한다. 엔진은 이란산 터보제트 엔진과 유사했고, 잔해물은 누르 계열과 같은 하늘색으로 도색돼 있었다고 한다. 박 차관은 공격 주체를 이란이라고 특정하지는 않았으나 “여러 증거가 이란으로 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주한 이란대사를 초치해 조사 결과를 설명하고, 우리 선박 피격에 대한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달하고 재발 방지를 포함한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리핑이 있은 뒤 1시간 반 만에 주한 이란대사 초치가 이뤄졌으나 이란 대사는 공격을 부인했다.
지난 4일 나무호가 미상 비행체의 공격을 받아 폭발과 화재가 발생한 이후 이란의 공격 가능성이 유력하게 제기됐지만 정부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며 20일 넘게 조사를 진행해왔다. 충분한 증거 없이 공격 주체를 이란으로 특정할 경우 양국 관계와 호르무즈 해협 내 한국 선박의 안전에 부정적 영향이 끼칠 가능성 등을 우려했다. 그러나 나무호를 공격한 무기가 이란에서 개발한 미사일일 가능성이 크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사실상 이란에 책임이 있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다만 이란이 어떤 의도로 공격했는지는 밝혀내기 쉽지 않아 보인다. 박 차관은 “공격의 고의성을 파악하는 것은 공격 주체가 인정하지 않는 한 매우 어렵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공격 무기가 이란 미사일이라는 결론이 나온 이상 정부는 우리 국민의 안전을 침해한 행위에 대해 이란 측에 단호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이번 조사 결과는 사태의 진상을 규명하고 국제사회에 객관적 사실을 알리는 첫걸음이다. 이란 측에 조사 결과를 설명하고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모호하거나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된다. 이란 당국의 책임 있는 사과와 납득할 만한 해명, 그리고 재발 방지에 대한 확고한 약속을 받아내는 것도 필요하다. 아울러 호르무즈 해협 내 남아 있는 우리 선박들의 안전을 위해 이란은 물론 미국 등 유관국들과의 협조를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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