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샷 비거리는 99위지만… 150㎝ 야마시타, 메이저 품었다

이태동 기자 2025. 8. 5.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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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G 여자 오픈서 LPGA 첫 우승
150㎝ 단신 골퍼 야마시타 미유(일본)가 4일 AIG 여자 오픈 4라운드 9번홀 페어웨이에서 우드로 두 번째 샷을 치고 있다. 그는 드라이브샷 비거리는 99위에 그쳤지만, 쇼트게임의 정교함을 앞세워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에서 투어 첫 승을 신고했다./게티이미지코리아,

키는 가장 작지만, 리더보드 맨 위가 그의 자리였다. 키 150cm로 LPGA(미 여자프로골프) 투어 최단신인 야마시타 미유(24·일본)가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AIG 여자 오픈에서 우승했다. 야마시타는 1990년대 말부터 통산 8승을 올린 ‘수퍼 땅콩’ 김미현보다도 5cm가 작다.

야마시타는 4일(한국 시각) 영국 웨일스 남부 로열 포스콜 골프클럽(파72)에서 끝난 AIG 여자 오픈 4라운드에서 2타를 줄이며 최종 11언더파 277타로 우승했다. 지난해 Q스쿨을 수석으로 통과한 신인 야마시타는 메이저 대회에서 투어 첫 승을 신고했다. 그는 “여기까지 정말 오래 걸렸다. 인생 전부를 걸었던 꿈이자 목표를 이뤘다”며 “매일 노력하고, 변화하고, 발전한 결과 스스로를 ‘우승자’라고 부를 수 있게 돼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래픽=양인성

◇거리 한계 커버하는 정교한 샷 능력

야마시타는 작은 체구 때문에 짧은 비거리가 약점으로 꼽힌다. 실제로 이번 대회에서 야마시타는 드라이브샷 비거리가 평균 217.9야드로 전체 출전 선수 144명 중 99위에 그쳤다. 야마시타에게 2타 뒤져 공동 2위에 오른 찰리 헐(잉글랜드)의 드라이브샷(262.8야드)보다 45야드나 짧다.

하지만 강한 바람과 거친 러프, 단단한 페어웨이와 그린으로 악명 높은 링크스 코스가 야마시타에겐 ‘기회의 땅’이 됐다. 티샷을 멀리 치진 못하지만, 야마시타는 정확한 샷으로 페어웨이를 지켰고, 정교한 스핀 컨트롤로 그린을 공략했다. 야마시타는 이번 대회에서 페어웨이 적중률은 69.6%(공동 5위)로 높았고, 그린 적중률은 77.8%(공동 3위)로 더 좋았다.

그래픽=양인성

그린을 놓쳤을 때 대응하는 능력은 경쟁자가 없었다. 벙커에 빠졌을 때 파를 지키는 샌드 세이브율은 100%였고, 레귤러 온(정해진 타수 안에 공을 그린에 올리는 것)에 실패했을 때 파나 버디 스코어를 내는 스크램블링 비율 역시 75%로 전체 1위였다. 예컨대, 파4 홀에서 2온에 실패했어도 파나 버디를 기록하는 경우가 제일 많았다는 뜻이다.

야마시타는 일본 JLPGA 투어에서 3년간 13승을 거뒀고, 올해의 선수를 2년 연속(2022, 2023) 수상한 ‘검증된 신인’이다. 일본에서도 티샷 거리는 짧았으나, ‘세컨드샷 이후’의 플레이가 뛰어난 것으로 유명하다. 일본 닛케이는 “야마시타는 프로 초창기부터 아이언 거리를 ‘3야드 단위’로 조절할 정도로 샷의 정밀도를 추구했다”고 전했다.

◇메이저에서 두각, 일본 女 골프 비결은

야마시타의 가세로 작년과 올해 2시즌 동안 일본 골프의 LPGA 투어 메이저 우승은 4회로 늘었다. 이번 AIG 여자 오픈에선 가쓰 미나미(공동 2위)와 다케다 리오(공동 4위)까지 톱5 중 3명이 일본 선수였다.

‘일본의 박세리’라 불리는 미야자토 아이(40)는 일본 여자 골프의 약진에 대해 “2019년 시부노 히나코의 AIG 여자 오픈 우승, 2021년 마쓰야마 히데키의 아시아 최초 마스터스 우승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후 하타오카 나사(LPGA 6승), 후루에 아야카(2승), 이나미 모네(도쿄 올림픽 은메달) 등의 활약이 이어지면서 골프계에 우수한 인재가 대거 유입됐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JLPGA가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4라운드 대회를 확대하고, 우수 선수의 해외 도전을 장려하는 정책을 편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일본 투어 50승의 후도 유리(49)는 “일본의 골프장은 미국보다 좁아 샷의 정확도를 연마할 수 있는 데다가 젊은 후배들은 과학적인 트레이닝으로 파워까지 더해 미국 투어에서도 충분히 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야마시타와 함께 챔피언조에서 경기를 펼친 김아림은 4라운드에서 1타를 잃어 공동 4위로 마쳤다. 올해 한국은 LPGA 투어에서 4승을 거뒀지만, 메이저 우승자는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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