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무연그릴 신기하지요? 한국에서 가전을 가장 싸게 만드는 사람"

이노뷰 전제헌 대표
이노뷰의 전제헌 대표. /더비비드

신상품은 대체로 비싸다. 신상품에서 모티브를 얻은 후속 제품은 품질이 아쉽다. 가정용 가전 시장은 ‘프리미엄’과 ‘저가 보급형’ 제품으로 양분화 돼 있다. 전자는 가격이 부담스럽고, 후자는 공간만 차지하는 애물단지가 될까 망설여진다.

이노뷰의 전제헌(54) 대표는 가정용 가전 시장의 회색 지대에 파고들었다. 기능과 가격경쟁력 모두 갖춘 제품을 출시해 탄탄하게 성장하고 있다. 이노뷰의 무연 그릴은 출시 후 1분기만에 2만대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그를 만나서 틈새시장 공략법을 들었다.

◇최신 가전을 부담 없는 가격으로 만드는 한국 기업

이노뷰의 히트 상품인 날개 없는 선풍기 옆에서 포즈를 취한 전 대표. /더비비드

이노뷰는 이노베이션(Innovation)과 뷰(view)의 합성어로, 변하는 시각으로 세상을 본다는 의미다. 이름처럼 소비재 시장의 변화와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을 빠르게 출시한다. 2010년대 스위스밀리터리 가정용 공구를 출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끈 바 있다. 전성기 때는 연매출 400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인기 가전을 합리적인 가격에 출시해 몸집을 키우고 있다. 8만원대 스위스밀리터리 날개 없는 선풍기는 지난 여름 한 철에만 7만대 팔릴 정도로 잘 나갔다. 20만원대 음식물 분쇄 처리기도 호응을 얻었다.

디라이프 에어쉴드 무연 그릴. /이노뷰

요즘 효자 상품은 디라이프 에어쉴드 무연 그릴(DLA-SL1350G)이다. 연기와 냄새 걱정을 줄인 10만원대 가정용 그릴이다. 무연 모드 버튼을 누르면 흡입팬이 조리하며 발생하는 연기를 즉시 빨아들인다.

구이와 전골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다용도 그릴이다. 제품 하나로 삼겹살, 스테이크 등 구이 요리는 물론 샤부샤부, 부대찌개 같은 전골 요리까지 가능하다.

전용 그릴 팬과 깊은 전골 냄비가 함께 구성돼 있어 요리에 맞춰 교체만 하면 된다. 여러 개의 주방 가전을 구비할 필요가 없어 공간 효율성이 높다. 이 제품은 전용 온라인(https://metashop.co.kr/) 에서 최저가 공동구매를 진행 중이다.

◇가전용 공구로 홈쇼핑서 대박

스위스밀리터리 전동 공구가 홈쇼핑에서 판매되고 있는 모습. /이노뷰

전 대표는 2000년대 초반 개인사업자로 기업 홍보용품 제작 사업을 했다. “당시 고도성장기를 거치면서 업황이 좋았습니다. 기업이 자사의 홍보에 돈을 많이 쓰던 시기였어요. 수요에 맞춰서 인쇄물, 카드 홀더, 부채, 볼펜 등 다양한 형태의 용품을 만들었죠.”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홍보 용품 수요가 줄었다. 자기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판단이 섰다. 20009년, 사업 영역을 전환했다. “상품을 직접 기획 및 개발해서 판매하는 일을 하기로 했습니다. 일본, 홍콩, 미국 등 각지에서 물건을 수입하고 팔면서 테스트를 했죠. 어느 순간부터 중국이 제조 중심국이 되더군요. 자연스레 자체 개발한 제품을 중국에서 만드는 구조로 비즈니스를 했습니다.”

2010년대에 공구 시장의 틈새를 노린 전략으로 큰 히트를 쳤다. “당시 전동 공구 시장은 양극화돼 있었어요. 산업 현장에서 쓰는 고가의 유럽 브랜드 제품 아니면 중국산 저가 제품뿐이었죠. 집 유지 밎 보수를 직접 하는 해외와는 달리, 아파트가 중심 주거 형태인 우리나라 시장만의 특징에서 기인한 현상이었습니다. 하지만 홈 인테리어가 유행하면서 좋은 공구에 대한 수요가 생겼습니다. 기회로 보였죠.”

가정에서 쓸 수 있는 프리미엄 공구를 개발했다.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하기 위해 ‘스위스밀리터리’ 브랜드를 라이선싱했다. “스위스밀리터리는 시계, 기념품으로 유명한 스위스 브랜드입니다. 스위스의 제조력을 소구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이 브랜드를 접목했는데요. 전략이 통했습니다. 홈쇼핑에서 불티나게 팔렸거든요. 약 10여년간 수십만개 이상 팔렸습니다. 동남아 국가로 100만달러 이상 수출도 했습니다. 화려한 시절이었죠.”

◇디라이프 에어쉴드 무연 그릴 개발 노트

그릴로 사용할 때 무연 모드 버튼을 누르면 흡입팬이 조리하며 발생하는 연기를 즉시 빨아들인다. /이노뷰

최근 들어 연기를 흡입하는 그릴이 출시되면서, 주방가전 시장에 안방 무연 그릴 바람이 일었다. 연기와 기름 튐 때문에 그릴 구매를 망설였던 이들이 환호했다. 인기에 힘입어 유사 저가 상품이 많이 등장했다. 하지만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는 제품은 적었다. 파고들 틈새가 있는 시장이었다.

1. 기존 제품의 아쉬운 점 개선

시중 유사 상품을 두고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불편 사항을 수집했다. “집에서 구이 요리를 마음 편히 먹을 수 있는 건 좋지만, 공간 차지에 비해 낮은 활용도에 아쉬움을 느끼는 분이 많았어요. 게다가 유명 브랜드 제품은 가격이 너무 비쌌죠. 가격경쟁력이 있으면서 타 제품의 아쉬운 점을 보완하면 승산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2. 가격경쟁력만 있다고 능사는 아니다

디라이프 에어쉴드 무연 그릴 개발에 들어갔다. “이 제품의 가장 큰 경쟁력은 본체에 내장된 흡입팬입니다. 그릴로 사용할 때 무연 모드 버튼을 누르면 흡입팬이 조리하며 발생하는 연기를 즉시 빨아들입니다. 마치 고깃집 테이블에 설치된 하향식 덕트를 축소한 듯한 원리입니다. 고기를 구울 때 연기가 퍼지지 않아 옷이나 커튼에 냄새가 배는 걱정을 덜어줍니다.”

차별점을 더하기 위해 다용도 그릴로 콘셉트를 설정했다. 전용 그릴 팬과 깊은 전골 냄비가 기본 구성이다. /이노뷰

차별점을 더하기 위해 다용도 그릴로 콘셉트를 설정했다. “전용 그릴 팬과 깊은 전골 냄비가 기본 구성입니다. 요리에 맞춰 교체하면 됩니다. 그릴 팬으로 고기를 다 굽고 난 후 깊은 전골 냄비로 교체하면 바로 그 자리에서 라면을 끓여 먹을 수 있죠.”

주방에 진심은 주부의 마음도 고려했다. “저렴한 휴대용 가스버너나 가벼운 전기 팬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검정과 메탈이 조화된 디자인입니다. 식탁 위에 올렸을 때 제법 고급스러운 가전 느낌을 주죠.”

현지 공장에서 가전을 생산하는 모습. /이노뷰

3. 가전의 본질에 충실

음식을 조리하는 그릴의 본질도 놓치지 않았다. “출력이 낮은 제품은 예열 시간이 길고 고기가 익는 속도가 느려 흐름이 끊기기 쉽습니다. 디라이프 에어쉴드 무연 그릴의 출력은 최대 1350W입니다. 많은 양의 재료를 올려도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지 않고, 두꺼운 고기도 빠르게 익힐 수 있습니다.”

음식에 맞춰 조리 온도를 조절 가능하다. “조리 온도는 버튼으로 조작하면 됩니다. 구이 모드는 60~210°C까지 5°C 단위로, 전골 모드는 60~100°C까지 조절할 수 있습니다. 섬세하게 온도 조절이 되니, 온도를 은근하게 유지하며 끝까지 따뜻한 국물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4. 제조 파트너를 선정하는 기준

품질을 최우선으로 현지 공장을 섭외했다. “제조 공장은 기본적으로 균일한 품질로 제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좋은 기계를 도입하고, 직원들의 숙련도가 높아야 하죠. 가장 기본적인 역량이니까요. 품질관리(Q&C) 능력과 R&D 역량도 따집니다. 이 기준으로 거래 공장을 발굴했습니다. 오랫동안 거래한 곳이에요. 지속적으로 신규 트렌드를 상의하고 금형을 같이 개발하면서 저희만의 독자적인 상품을 만들어내고 있죠.”

5. 익숙한 카테고리도 뻔하지 않게

2025년, 디라이프 에어쉴드 무연 그릴을 출시했다. 온라인몰을 중심으로 2만대 가량 팔렸다. 현재 전용 온라인몰 (https://metashop.co.kr/) 에서 최저가 공동구매를 진행 중이다. “안방 그릴의 장점을 갖고 있으면서 가격 부담이 적고, 활용도가 높은 점이 높게 평가받은 것 같아요. 사실 무연 그릴이 아주 특별한 카테고리는 아닙니다. 하지만 트렌드 속에서 교집합을 발견하고, 거기에 차별점을 더하면 좋은 반응을 얻는 수 있습니다.”

◇회색 지대에 기회가 있어요

신제품 출시 계획을 설명 중인 전 대표. /더비비드

아직 보여주고 싶은 게 많다. “저희의 효자 상품인 날개 없는 선풍기 업그레이드 버전을 준비 중입니다. 섣불리 구매하기엔 비싸고, 유사품의 품질은 눈에 차지 않는 소비자층을 집중적으로 겨냥할 겁니다. 대중이 원하는 물건은 시대에 따라 바뀌어요. 새로운 기술과 트렌드에 저희만의 감성과 실력을 접목해 손이 잘 가는 물건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진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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