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젊은세대 우정으로 갈등 극복"
재일동포 사업가 김덕길씨
정부발표 나온 직후 기부운동
교포 등 15명 동참의사 밝혀
"韓 높아진 위상에 걸맞은
새로운 한일관계 모색해야"
"갈등을 해결하고 나서 우정을 쌓는다기보다 우정을 만들어서 갈등을 넘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가칭·이하 재단)에 기부의 뜻을 밝힌 재일동포 사업가 김덕길 가네다홀딩스 회장(사진)은 지난 13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한일관계의 발전 방안을 이렇게 설명했다. 젊은 층 등을 중심으로 교류를 통해 우정을 쌓아가면 양국 관계에 놓여 있는 갈등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한국 정부는 지난주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와 관련해 일본의 피고 기업 대신 행정안전부 산하 재단을 통해 배상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재단의 재원은 민간의 기부 등을 통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재일동포 2세로 정보기술(IT)·친환경에너지·부동산 사업 등을 하고 있는 김 회장은 다른 동포 등과 함께 재단에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도쿄의 사무실에서 만난 김 회장은 "현재 기부의 뜻을 밝힌 동포와 뉴커머(신정주자)가 15명 정도 된다"며 "4~5월까지 전화 등을 돌리며 계속 기부자를 모아볼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부의 뜻을 밝힌 사람들이 모여 17일 기자회견을 할 계획이고 기부액은 각자의 판단에 맡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에서 기부에 대해 알리고 이를 통해 좀 더 많은 사람이 기부에 동참할 수 있게 되면 한일관계에도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당초 오는 27일로 예정됐던 기자회견을 17일로 앞당긴 것도 보다 빨리, 좀 더 많은 사람이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김 회장은 양국 관계가 개선되면 젊은 세대들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 6일 징용배상과 관련한 한국 정부의 방안이 발표된 걸 보고 양국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전화를 돌렸다"며 "일본에 살고 있는 동포로서 기부할 수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논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일관계 개선에도 젊은 층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는 "한류를 좋아해 신오쿠보를 찾은 일본 젊은이들에게 한일 사이 '갈등'이 느껴지겠냐"고 반문하며 "만나면 금방 친해질 수 있는 양국의 청년들이 우정을 쌓아가고 이를 통해 갈등을 넘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 간에 할 수 있는 것뿐 아니라 민간에서 해야 할 것도 중요하다며 특히 자연스럽게 교류를 늘려가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최근 몇 년 새 한일관계가 엄중했던 것도 안타까웠지만 이런 관계를 악용하는 사람들이 있었던 것에도 마음이 아팠다고 전했다. 그는 "새로운 시대에 맞춰 한일관계를 잘 관리해갈 정치인 등이 중요한 시점"이라며 "양국 젊은 정치인들이 교류를 통해 서로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것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1946년 오사카에서 출생한 김 회장은 한일친선협회, 한일청년포럼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한일관계에 힘써왔다. 그는 "예전과 비교하면 한국은 강한 나라가 됐고 그에 맞게 자부심도 생겼다"며 "과거와 같은 자세로 한일관계를 생각할 것이 아니라 지금의 새로운 위상에 맞춰 양국 관계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앞으로 한일관계가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이번 기회에 양국의 우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요즘 일본을 찾는 한국인들이 많고, 한류를 좋아하고 한국에 가고 싶어하는 일본인도 많다"며 "교류 확대를 위해서라도 보다 많은 일본인들이 한국을 찾게 하는 게 좋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도쿄 김규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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