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이라면 'N차 관람'...영화관 웃게 하는 '팬심'
'임영웅 스타디움' 하루 관객 5000여명 들어도 매출은 1억5000만 원
2D 티켓도 25000원, 아이맥스관 35000원으로 일반 영화 2~3배 매출
N차 관람에 주마다 다른 굿즈 증정하면서 팬심 유도
[미디어오늘 정민경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영화관을 찾는 관람객들이 크게 줄고 영화 산업이 위기를 겪는 가운데, '팬심'을 자극하는 콘텐츠로 매출을 늘리는 전략이 지속되고 있다. 인기 가수의 콘서트 실황을 영화관에서 트는 전략은 코로나19 이후 계속되어 왔는데, 관람객 수가 대중 영화에 비해 적더라도 매출액이 2~3배이며, N차 관람이나 굿즈 판매 등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런 경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가수 임영웅의 콘서트 실황 영화 '임영웅 아이엠 히어로 더 스타디움'(이하 임영웅 스타디움)의 CGV 관객수는 11일 기준 약 5417명이다. 그러나 매출액은 1억5557만 원이었다. 이날을 기준으로 하면 관객수는 영화 중 7위였지만 매출액은 1위였다.
이날 관객수 1위였던 영화 '빅토리'의 경우 관객수는 1만3602명이었고 매출액은 1억452만4400원이다. 관객수 2위인 영화 '에이리언: 로물루스'의 경우 관객수는 1만1162명에 매출액은 1억1022만2940원이다. 하루 관객수가 1만 명대가 되어야 매출액이 1억 이상이 나오는데 '임영웅 스타디움'의 경우 관객수에 비해 매출액이 높다.
'임영웅 스타디움'과 비슷한 하루 관객이 든 영화 '소년시절의 너'와 비교해보면 차이가 극명하다. '소년시절의 너'는 이날 관객수 5061명이었는데 매출액은 4877만5900원이었다. 일반 영화들보다 '임영웅 스타디움'의 경우 매출액이 2~3배는 나오는 것이다.
'임영웅 스타디움'의 일반 영화 관람권은 2D여도 2만5000원, 아이맥스관은 3만5000원이다. 일반 영화 관람권이 1만5000원이니 매출액에서 일반 영화보다 2~3배 차이가 난다. 대부분의 관객이 임영웅의 팬들이니 한 영화를 여러번 보는 'N차 관람'도 활발하고, CGV 역시 N차 관람 관객들을 인식해 1주차, 2주차, 3주차 등에 다른 증정품들을 증정하기도 한다.
CGV 아이스콘이 10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살펴보면 '임영웅 스타디움' 개봉 3주차를 맞아 '3주차 관람객 대상 종이 스탠드 특전 증정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증정품은 추석을 맞아 임영웅 영화를 보러오는 관람객을 대상으로 임영웅의 추석 인사 친필 메시지를 담은 것이다. 이렇게 개봉 주마다 새로운 증정품을 증정하면서 임영웅 팬들의 N차 관람을 유도한다.
CGV 아이스콘은 CGV가 코로나19로 관객들의 극장 방문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2020년 6월 론칭한 브랜드로, 함께 즐기는(Interactive), 개성있고(Colorful), 흥미로운(Exciting) 콘텐츠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아이스콘은 '세븐틴 투어 팔로우 어게인 투 시네마'(8월14일 개봉)이나 '임영웅 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8월28일 개봉)과 같이 아이돌이나 인기 가수의 콘서트 실황을 보여주거나 애니메이션 등 팬심을 자극하는 콘텐츠들을 영화관에서 상영하고 있다.
'임영웅 스타디움' 영화 외에도 추석이 지나면 CGV는 방탄소년단(BTS) 멤버 정국의 첫 단독 다큐멘터리 영화인 '정국: 아이엠 스틸'을 개봉해 또다른 팬층을 모은다. 해당 영화는 정국의 솔로 앨범 제작 과정과 미공개 인터뷰를 담아냈다. 이 영화 역시 개봉 1주차에는 CGV 오리지널 굿즈를 선착순 증정하고, CGV 매점에서 정국의 영화 이미지가 담긴 프로그램북, 음료컵 등을 판매한다.
성상민 문화평론가는 “우선 이런 인기 가수 콘서트 실황이나 다큐와 관련환 영화들은 일반 티켓보다 1만원 정도 가격이 비싸고, 아이맥스관에서 보고싶어하는 관객들이 많기 때문에 티켓값에서부터 매출 차이가 난다”며 “코로나19 이후 영화 산업이 더 어려워지면서 객단가가 높은 상품을 가져와야 사업이 유지가되는데 그 중심이 팬덤이 됐다”고 말했다.
성 평론가는 “아이돌 공연 실황이나 가수들의 다큐멘터리 외에도 일본 애니메이션을 트는 경향이 확대되고 있다. 유명한 애니메이션의 극장판뿐 아니라 애니메이션 주제가를 함께 부를 수 있는 상영도 늘었다. 그 외에도 1주차, 2주차, 3주차 굿즈를 다르게 만든다든가 매장에서 파는 콜라나 팝콘컵에 캐릭터를 넣고 피규어를 주는 식으로 매출을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관련 기사: 영화관은 이미 영화만을 위한 곳이 아니다]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지율 20% 최저에도 尹 “반 개혁 저항” 유승민 “정권 망할 수도” - 미디어오늘
- “예능 감독, 제작현장서 작가 목 졸라” 항의하자 ‘전원 계약 해지’ - 미디어오늘
- 딥페이크 성범죄 일어나는 플랫폼은 어떻게 해야 할까 - 미디어오늘
- 방문진 이사 임명 효력 정지 항고심, ‘2인 방통위’ 책임 공방 - 미디어오늘
- “죽어 나가” 항의에 “가짜뉴스” 고성 한덕수...“총리 저 정도는 아니었는데” - 미디어오늘
- 방심위원장 국회 불참…국회, 방심위 청부민원 청문회 예고 - 미디어오늘
- 초등학생 대세 플랫폼 로블록스, 가이드북으로 더 즐겁게 놀자 - 미디어오늘
- JTBC 앵커 “김 여사도 기소해야 한다는 목소리 커질 것” - 미디어오늘
- KBS ‘박민 사장 사퇴’ 청원에 “‘기적의 시작’ 논쟁 유감” - 미디어오늘
- “방통위, 서울시 TBS 방송허가 조건 이행했나 점검해야” - 미디어오늘